마가복음을 취재하다 《마가복음 뒷조사》 | 밸류체인타임스

황지민 칼럼니스트
2025-08-04
조회수 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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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yes24, 편집 = 황지민 인재기자)


[밸류체인타임스=황지민 인재기자] 2016년 7월 17일 출간된 김민석 작가의 《마가복음 뒷조사》는 기독교 웹툰 플랫폼 ‘에끌툰(Eccll toon)’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엮은 작품이다. 이 만화는 ‘복음서 뒷조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이후 출간된 《마태복음 뒷조사》, 《요한복음 뒷조사》 등의 연장선에 위치한다. 《마가복음 뒷조사》는 200페이지 정도의 얇은 볼륨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단순한 성경 만화를 넘어, "우리는 진정 복음을 삶에 적용하고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b58bd95e6316c.png(출처 = 에끌툰)


작품의 구조는 마치 한 편의 법정 다큐멘터리처럼 전개된다. 복음서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주인공 ‘사판 검사’는 복음서를 허위사실 유포 및 대중 선동죄로 기소하며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그는 복음서의 신화적 성격과 역사적 사실성을 문제 삼고, 예수가 예루살렘 입성 때 탔던 것으로 전해지는 나귀의 후손 ‘하몰’을 증인으로 소환한다. 이 독특한 설정은 성경을 사실과 신화의 경계에서 재조명하고, 진리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제기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사판 검사는 날카로운 논리와 의심을 무기로 하몰을 압박하지만, 하몰은 재치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대답으로 맞선다. 마치 고대의 증인이자 현대의 해설자인 하몰은, 단순히 예수의 시대를 증언하는 존재가 아니라, 복음의 본질과 마가복음의 신학적 핵심을 전달하는 철학적 화자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사판 검사의 공격적 태도 뒤에 감춰진 과거의 상처와 내면의 불신이 서서히 드러나며, 그 역시 복음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야기의 끝에서 하몰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남긴다.


"오늘날 하나님의 행동이 개시되는 곳은 어디인가? 십자가의 외형만 남은 성공과 번영의 현장인가, 아니면 고통의 현실 속에서도 끝내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그 길 위인가?"


이 작품은 단지 ‘복음서에 대한 소개’로 끝나지 않는다. 마가복음이 기록된 배경, 저자 마가의 정체와 생애, 복음서의 구술 전통과 문서화 과정, 1세기 팔레스타인의 사회·정치적 맥락 등을 이야기의 틀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특히 마가복음이 기록된 시기가 로마 제국의 박해 아래에서 믿음을 지키려 했던 초대 교회의 위기의식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는다. 복음서는 단지 신앙 고백이 아니라, 위기를 살아낸 공동체의 저항적 기록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하몰의 입을 통해 전한다.


작가 김민석은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이 ‘하나님 나라’라는 개념을 새롭게 바라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님 나라는 죽은 후에 가는 추상적인 천국이 아니라, 이 땅 위에서 실현되는 정의와 회복의 공간”이라며, “교회가 단지 개인의 신앙 성장만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작업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시각은 복음을 개인의 내면 문제로만 좁혀 보지 않고, 사회·정치적 구조와도 연관짓는 성찰로 이어진다.


또한 작품은 현대 기독교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담고 있다. 교회의 번영 중심적 가치관, 형식적인 신앙 생활, 진정한 회개 없이 반복되는 종교적 행사들에 대한 비판이 이야기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하몰은 말한다.


“십자가를 진다는 건, 교회 안에서의 순종이 아니라, 광장에서 책임 있게 살아가는 일 아닐까요?”


이 대사는 복음이 예배당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한복판에서 실현되어야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특히 오늘날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다. 그들은 종교의 말보다 행동하는 신앙, 정의로운 실천, 공감과 연대의 영성에 더 깊은 감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가복음 뒷조사》는 청소년 사역자, 신학생, 기독 청년들 사이에서 추천 도서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문학적으로도 이 작품은 주목할 만하다. 풍자와 패러디, 상징과 알레고리를 적절히 섞어 독자가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신학적 개념들을 시각적으로 흥미롭게 전달한다. 예를 들어, ‘검사’와 ‘증인’이라는 설정 자체가 복음서를 다루는 전통적 관점을 완전히 뒤집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독자는 성경을 방어해야 할 교리로 보기보다는, 질문과 논박을 통해 새롭게 조명되는 살아 있는 이야기로 다시 만나게 된다.


결국 《마가복음 뒷조사》는 웹툰이라는 형식을 빌려, 기독교 복음의 핵심을 오늘의 언어로, 오늘의 독자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그 중심에는 “당신의 삶은 정말 복음을 따르고 있는가?”라는 도전적인 질문이 놓여 있다. 복음을 믿는다는 것이 단지 교회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정의롭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길임을 이 책은 강하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신앙인에게는 믿음의 뿌리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비신앙인에게는 기독교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흥미로운 창구가 된다. 무엇보다 종교를 넘어서, ‘진실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도록 이끌어준다. 그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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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황지민 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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