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에서 베드로까지, 열두 제자 이름에 숨겨진 이야기(2) | 밸류체인타임스

황지민 칼럼니스트
2025-08-04
조회수 3520

c22dbd1fcdfc9.jpg

(출처: Unsplash의Mick Haupt)


[밸류체인타임스=황지민 인재기자] 성경을 읽다 보면 종종 ‘왜 어떤 사람은 이름이 두 개일까?’ 혹은 ‘이 이름에는 어떤 뜻이 숨겨져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곤 한다. 특히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의 이름은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그들의 인생 여정과 하나님의 뜻을 반영하는 중요한 상징이 된다. 


이름은 그들의 부르심, 성격, 삶의 전환점을 드러내며, 신앙적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 본 기사는 지난 1편에 이어, 열두 제자 중 나머지 여섯 명의 이름에 담긴 의미와 그 삶의 변화, 그리고 그 안에 녹아든 하나님의 계획을 조명한다.




세리에서 사도로, '마태(Matthew)'


마태복음의 저자로 알려진 ‘마태’는 본래 ‘레위(Levi)’라는 이름을 가졌던 세리였다. ‘레위’는 히브리어로 ‘연합하다’, ‘붙은 자’, 즉 ‘하나님께 속한 자’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지만, 당시 세리라는 직업은 로마의 앞잡이로 여겨져 유대 사회에서 극심한 배척을 받는 존재였다. 그는 회당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는 ‘죄인 중의 죄인’으로 취급받았고, 공동체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삶을 살고 있었다.


"지나가시다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저에게 이르시되 나를 좇으라 하시니 일어나 좇으니라"(마가복음 2:14)

"그 후에 예수께서 나가사 레위라 하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르라 하시니"(누가복음 5:27)

"예수께서 마태라 하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가 일어나 따르니라."(마태복음 9:9)


레위는 더 이상 과거의 자신으로 살지 않고 ‘마태’라는 새 이름을 통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정체성을 얻게 되었다. 마태복음에서는 자신을 ‘마태’라 칭함으로써, 세리였던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복음 전파자로 새롭게 거듭난 모습을 스스로 증언한다. 




의심에서 확신으로, '도마(디두모, Thomas)'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했던 제자 ‘도마’는 종종 ‘의심 많은 제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이름 '도마(Thomas)'는 ‘쌍둥이’라는 뜻을 지니며, 그리스어로는 '디두모(Didymus)'로 번역된다. 이름의 의미는 단순한 육체적 특징이 아닌, 도마 내면의 ‘믿음과 의심’이라는 이중적 성향을 반영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도마는 예수의 부활 소식을 듣고도 직접 그의 손과 옆구리를 보아야 믿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수님과의 대면을 통해 그는 "나의 주님이시며, 나의 하나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며, 깊은 확신의 믿음으로 나아간다. 그의 여정은 우리 모두가 가진 의심을 정직하게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진정한 만남을 통해 믿음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음을 증명한다.




말보다는 실천으로, '작은 야고보(James the Less)'


‘야고보’는 히브리어 ‘야아코브’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뒤를 따르는 자’ 혹은 ‘발뒤꿈치를 잡는 자’라는 의미를 가진다. 열두 제자 중에는 동일한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야고보가 있었는데, ‘작은 야고보’는 신약 성경에서 등장 빈도는 적지만 묵묵히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로 기록된다.


그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믿음을 실천했던 사람이며, 교회의 초기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로 전해진다. ‘작다’는 표현은 단지 신체적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으로는 작고 조용했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충성스럽고 충만한 믿음을 지닌 위대한 제자였음을 시사한다.




정치적 열정에서 복음의 열정으로, '시몬(Simon)'


‘시몬’은 히브리어로 ‘들으심을 받은 자’라는 의미의 이름이며, 열두 제자 중 '열심당원 시몬(Simon the Zealot)'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열심당’은 로마의 지배에 강하게 반대하며 유대의 종교적·정치적 순결을 지키고자 했던 민족주의적 무장 집단이었다. 시몬은 이 과격한 정치 조직의 일원으로, 독립과 율법 수호를 위해 열렬히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정치적 분노와 행동주의를 내려놓고 복음의 사도가 되었다. 이름은 바뀌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들으셨다’는 의미는 이제 ‘하나님이 그의 복음에 대한 열정을 들으셨다’는 새로운 영적 의미로 재해석된다. 그의 변화는 복음이 이념과 분노를 넘어서 사람의 마음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능력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온유함 속의 결단력, '유다(다대오)'


‘유다’라는 이름은 ‘찬양하다’ 혹은 ‘감사하다’는 뜻을 가진 이름으로, 고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같은 이름을 가진 가룟 유다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그는 ‘다대오(Thaddaeus)’ 또는 ‘레바이오(Lebbaeus)’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다대오’는 ‘용맹한 자’, ‘가슴이 따뜻한 자’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레바이오’는 ‘진심 어린 사람’, ‘마음에서 우러나는 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유다는 성경에서 많은 말을 남기진 않았지만, 온유함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시에 복음을 위해선 용기 있게 나섰던 제자였다. 그는 조용했지만 진리에 대한 확신 앞에서는 침묵하지 않았으며, 겸손하면서도 강한 신념을 지닌 인물이었다.




부르심에서 배신으로, '가룟 유다(Judas Iscariot)'


열두 제자 중 가장 비극적인 인물로 남은 ‘가룟 유다’는 처음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함께 사역했던 제자였다. ‘유다’라는 이름은 앞서 말한 것처럼 ‘감사’ 또는 ‘찬양’을 뜻하지만, 그는 은 삼십에 예수님을 로마 당국에 넘긴 배신자로 기억된다.


그의 이름 앞에 붙은 ‘가룟’은 그의 출신지로, '유다 지방의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유다는 단순한 실수나 오해가 아닌, 스승을 의도적으로 배신한 인물로서, 그의 선택은 인류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배신의 대명사가 되었다. 동일한 이름이 전혀 다른 방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책임을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예수께서 부르신 열두 제자의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그 안에는 하나님이 부르신 자리, 그들의 실패와 회복, 믿음의 여정, 복음에 대한 헌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레위’가 ‘마태’로, ‘열심당원’이 사도로, 의심 많은 ‘도마’가 믿음의 사도로 바뀐 것처럼, 하나님은 그 이름을 통해 사람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신다.


우리의 이름 또한 그렇다. 삶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와 부르심이 있을지 모른다. 그 이름 안에 담긴 이야기와 가능성을 하나님은 누구보다 잘 아신다.


Copyright © 밸류체인타임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밸류체인타임스 = 황지민 인재기자]

0


경기도 고양시 의장로114 하이브 A타워 1312호

대표전화 02 6083 1337 ㅣ팩스 02 6083 1338

대표메일 vctimes@naver.com


법인명 (주)밸류체인홀딩스

제호 밸류체인타임스

등록번호 경기, 아53541

등록일 2021-12-01

발행일 2021-12-01 

발행인 김진준 l 편집인 김유진 l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유진



© 2021 밸류체인타임스.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