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야심찬 프로젝트, 777X | 밸류체인타임스

배승주 인재기자
2024-01-13
조회수 7896

[밸류체인타임스=배승주 인재기자] 보잉의 777X 프로그램은 2013년 11월 시작됐으며, 기존의 보잉 B777과 노후화되는 B747-400을 대체하기 위해 시작됐다. 777은 장거리 노선에 특화된 모델로, 9000-15000km의 긴 항속거리와 310-390석의 많은 수송량을 가지고 있다.


777의 세부기종은 777-200, 777-200ER, 777-200LR, 777-300과 777-300ER이 있다. 이중 777-200, 777-200ER, 777-300은 1세대 777 모델로 평가받으며, 보잉 777-200LR, 777-300ER로 대체됐다. 그러나 이제 777-200LR, 777-300ER도 노후화됨에 따라 이 기종들을 대체할 더 새롭고 효율적인 기체가 필요하게 됐다.


보잉의 경쟁사 에어버스는 2010년대 초 A350-1000모델을 선보였다. 에어버스의 A350-1000은 A350-900의 후속모델로서, A350-900보다 더 많은 탑승객과 더 긴 항속거리를 가진 모델이다. 이는 보잉에게 굉장한 위협이 되었는데, A350-1000은 자칫하면 보잉의 777을 물리치고 장거리 수송의 절대강자가 될 수 있는 강력한 경쟁기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잉은 기존 777과 오래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747을 대체하며 떠오르는 강력한 경쟁자 A350-1000을 제지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해졌다. 777X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새로운 프로젝트다.


777X는 777X-8과 777X-9로 나뉘며 각각의 목적은 다르다. 777X-8의 동체길이는 70.86미터로 76.72미터인 777X-9에 비해서 현저히 짧고, 더 적은 395명의 손님을 태운다. 대신, 항속거리는 16190km로 13500km인 777X-9보다 훨씬 길다. 777X-9는 426명을 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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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lickr


777X-8은 777-200LR과 777-300ER의 중간 사이즈로 이 둘의 대체 기종이다. 777X-9는 그보다 더 큰 체급의 에어버스 A350 시리즈와 경쟁하고, 747을 대체한다.


보잉에 따르면 777X-9는 747-400모델보다 21% 연비가 개선됐으며, 10% 정도 좌석당 가격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777X-9는 원래 747 기종이 가지고 있었던 타이틀을 빼앗았다. 동체 길이도 747-8i(747의 최신 모델)과 0.1m 차이로 세계에서 가장 긴 여객기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777X는 신기종인 만큼 보잉의 야심찬 신기술이 대폭 적용된다. 777X가 타 기종에 비해 가성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사실 바로 제너럴 일렉트릭의 GE9X엔진 때문이다. GE9X는 기존 777에 달렸던 GE90엔진보다 더 진보된 엔진이다. GE9X의 공식 추력은 10만 5000파운드로 최대 추력이 1만 파운드 정도 감소했지만 이 기록은 인증을 위한 수치일 뿐, 테스트 중 GE90의 최대추력을 뛰어넘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항공 엔진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GE9X의 막강한 추력은 777같은 거대하고 무거운 비행기를 엔진 2개만으로 힘차게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GE9X의 압도적 성능은 그 크기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다. GE9X 엔진의 지름은 단일통로기인 737기종의 동체 지름과 맞먹는다. 현대 항공 업계에 있어서 쌍발기는 거대한 장점이다. 기존 3발, 4발기의 소음 때문에 접근하지 못하는 공항도 있고, 엔진이 더 많기 때문에 연비가 떨어진다는 치명적 단점이 존재한다.


다음 신기술은 바로 날개에 있다. 777X의 날개는 787의 낼개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787의 날개는 복합소재를 사용하고, 날개가 30% 굽어진다는 특징으로 유명하다. 777X의 날개에도 787에 적용된 레이키드 윙팁이 적용됬으며, 복합소재를 사용했다. 777X는 날개 길이 70m 정도의 더 길고 큰 날개가 달렸으며, 공기역학적인 설계가 적용됐다. 날개의 표면적이 훨씬 커졌기 때문에 GE9X의 공식 추력이 1만 파운드 정도 더 줄어도 충분한 양력이 생성된다. 777X의 날개가 너무 긴 나머지, 보잉이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신기술을 도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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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lickr


이번 신기술은 바로 접히는 윙팁이다. 각 날개의 접히는 부분은 3.5m로, 지상에서 더 나은 접근성을 가지게 만든다. 너무 큰 동체와 날개가 주는 단점은 에어버스 A380에서 잘 보여진다. A380은 너무 뚱뚱한 나머지 택시(지상 주행) 중 유도로를 완전히 막아 옴짝달싹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다.


또한 공항의 기존 게이트에 들어가지 않아서 이 기종을 151대나 도입한 에미레이트 항공은 그들의 허브인 두바이 공항에 A380만을 위한 터미널을 지어야할 정도다. 따라서 보잉은 각 3.5m, 접으면 총 7m의 날개 길이가 줄어들게 만들어 기존 777의 날개 길이와 동일한 길이를 유지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긴 날개가 주는 이점과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면서 같은 공항의 같은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는 접근성도 향상시켰다.


777X는 기체의 성능과 효율성뿐만 아니라 조종사의 편의도 고려해 설계됐다. 바로 30cm x 23cm의 거대한 LCD터치스크린이 장착됐다. 보잉 측은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터치스크린을 통해 더 간단한 부품으로 조종사의 비행통제 능력이 훨씬 개선됐다고 설명한다. 터치스크린 외에도 기타 HUD, IAN, IANS, GLS 등 조종사의 비행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혁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현재 777X는 총 442대의 주문이 이루어졌다. 가장 큰 주문은 205대를 주문한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기존 150대 이상의 777-300ER, 777-200LR을 대체한다. 777X의 수주가 대박을 터뜨린 건 두바이 에어쇼에서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기존 777-300ER, 777-200LR을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에서 에어버스 350과 보잉의 777X가 경쟁하고 있었다. 여기서 보잉이 이 수주를 따내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편, 콴타스항공의 호주 시드니-영국 런던을 잇는 초장거리 노선인 프로젝트 선라이즈를 위한 노선에서는 에어버스 350-1000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다음으로 큰 수주는 같은 아랍권 항공사인 카타르항공에서 74대를 주문하면서 성사됐다. 총 싱가포르에서 31대, 루프트한자 27대, 에티하드 25대, 캐세이퍼시픽 21대, 전일본공수 19대, 영국항공 18대, 카고럭스 10대, 에어인디아 10대, 기타 2대 등 현재 442대의 주문이 밀려있다. 이는 777-8, 777-9 및 777-8 바탕의 화물기인 777-F를 합친 주문이다. 여객형으로만 보면 777-9가 777-8보다 훨씬 더 많은 주문을 받아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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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lickr


이렇게 유려한 걸을 것 같던 777X는 인도 지연으로 인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777X의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FAUB 이슈, 새로운 날개, 인증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777X에 달릴 GE9X엔진의 제작사인 GE는 엔진 테스트 중 기술적인 결함이 발견되어 보잉과 합의 하에 기체 테스트 일정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 결함은 엔진의 고압 압축기 앞부분에 있는 고정자 베인의 내구성과 관련하여 배기가스 온도 상승으로 인해 발생됐다. 결함은 엔진의 수명 사이클을 크게 줄인다. 이로 인해 단순 엔진의 문제뿐 아니라 테스트 일정 문제도 야기한다.


FAUB는 보잉이 도입한 조립라인의 로봇 시스템이다. 동체를 조립할 때 로봇이 나사를 조이고 동체를 움직이도록 생산라인을 설계했다. 그러나 로봇 드릴의 결함으로 사람을 대신해 로봇을 투입하려던 작업에 결과적으로 다시 사람을 투입해서 인위적으로 나사를 조인다. 이로 인해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시간이 2배 이상 소요된다. 처음에 보잉은 로봇의 결함을 수정하려고 했지만, 문제는 계속됐고 결과적으로 시스템을 폐지하는데 이르렀다. 이 과정을 통해 보잉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마지막 이슈는 777X의 안정성 인증문제다. 보잉은 777X를 777-300ER의 후속 기종으로 등록하려고 했으나, 777-300ER도 777-200계열의 후속기종으로 인증을 받으려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 또한 예전에는 미국 연방항공청의 승인을 받으면 다른 나라의 항공국에서도 대체적으로 승인이 났다.


그러나 보잉 737MAX의 MCAS결함으로 도합 300명 이상의 사람이 숨진 뒤, 각국의 항공청에서 FAA의 승인기준이 아닌 자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더 까다롭게 검사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검사 시간이 길어져 자잘한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지연을 유발시켰다. 보잉은 777-9의 최종 인도시기를 2025년 초, 777-8의 인도시기를 2027년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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