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교실의 비명, 왜 우리는 초기에 멈추지 못할까? | 밸류체인타임스

김소은 수습기자
2026-06-14
조회수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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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reepik)


[밸류체인타임스=김소은 수습기자] 뉴스에 학교폭력에 관한 기사가 또 등장하면, 우리는 습관처럼 말한다. "또 학폭이래." 이 말이 익숙해졌다는 것은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반복되고 있다는 증거다.


학교폭력은 더 이상 낯선 문제가 아니다. 뉴스와 SNS를 통해 끊임없이 드러나는 사건들은 어느새 우리에게 익숙함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익숙함은 결코 해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놓치고 있다. 왜 학교폭력은 반복되는가. 왜 우리는 그것을 초기에 막지 못하는가.


-반복되는 학교폭력, 왜 제자리 걸음인가?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코로나19 비대면 수업의 영향으로 2021년 1.1%까지 하락했다가, 2022년 대면 수업 재개와 함께 반등하기 시작해 2025년에는 2.5%까지 상승했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고치다.



주목할 것은 피해 유형의 변화다. 언어폭력(39.0%)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집단 따돌림(16.4%)과 사이버폭력(7.8%)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의 폭력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학교폭력이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히 일부 학생의 일탈로 설명할 수 없다. 교실이라는 공간 안에는 보이지 않는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일부 학생이 집단의 중심이 되고, 그 밖의 학생들은 쉽게 주변으로 밀려난다. 이 구조 속에서 폭력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지위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방관자의 침묵이 더해지면, 폭력은 더욱 공고해진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환경은 가해자에게 일종의 허용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폭력이 초기에 충분히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가해자들의 교묘한 협박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주변에서는 이를 '장난'으로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역시 사건이 커지기 전까지는 학교 평가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사건을 축소하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결과 초기의 작은 괴롭힘은 점점 더 심각한 폭력으로 번지게 된다.


한국의 대응 vs 해외의 대처

다른 나라들은 이 문제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핀란드, 영국, 미국, 노르웨이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학교폭력에 대응하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사후 처벌'보다 '사전 예방과 초기 개입'에 초점을 맞춘다.



핀란드는 KiVa Koulu 프로그램을 통해 방관자의 역할에 주목한다. 'KiVa'는 핀란드어로 '괴롭힘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투르쿠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하고 핀란드 교육부의 지원으로 전국 학교에 도입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가해자 대 피해자'의 구도를 넘어, 주변 학생(방관자)의 행동을 바꾸는 데 있다. 학교폭력이 가해자와 피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의 반응에 의해 지속된다고 보고, 방관을 줄이고 피해자를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영국과 미국은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을 도입했다. 이는 갈등을 단순히 '법을 어긴 행위'로 보지 않고, 관계가 깨진 문제로 바라보는 접근이다. 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미국은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실용적으로 널리 적용하고 있으며, 영국은 경찰·학교·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국가 차원의 프로그램으로 제도화했다.



노르웨이의 올베우스 프로그램(Olweus Bullying Prevention Program)은 세계 최초의 체계적인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심리학자 Dan Olweus가 1970~80년대 학교폭력 문제를 연구하며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전체의 규칙과 분위기를 바꾸는 데 집중한다. 


'폭력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는 명확한 기준 아래 교사·학생·학부모 모두가 참여하며, 학교를 하나의 공동체로 접근한다. 핵심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괴롭힘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둘째, 어른이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 셋째, 일관된 규칙과 결과가 뒤따라야 한다. 이 프로그램 시행 후 노르웨이의 학교폭력은 약 30~50% 감소했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사건이 커진 뒤가 아니라, 시작 단계에서 개입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대응은 사후 처리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문제가 드러난 이후에야 조사와 처벌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또 한 번의 상처를 입는다. 구조적인 예방보다는 개별 사건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학교폭력은 반복되는 문제가 아니라, 반복되도록 방치된 문제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처벌이 아니라, 더 빠른 개입과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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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소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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