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예술가들 | 밸류체인타임스

황지민 인재기자
2025-06-13
조회수 1969

(출처: Unsplash의CHUTTERSNAP)


[밸류체인타임스=황지민 인재기자]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뜻을 표현하는 예술가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말 대신 그림으로, 건축으로, 음악과 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이들이 예술가들이다. 이들은 고려와 조선,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도 존재해 왔으며, 그 흔적은 《조선왕조실록》 같은 오래된 기록이나 책 속의 이야기들 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성경 속에서도 다양한 예술가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글에서는 성경에 나타나 있는 예술가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최초의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 브살렐(Bezalel)


브살렐은 기원전 15세기경, 출애굽기 31장에 등장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이 직접 지명한 장인이며, 하나님과 만나는 제사의 장소인 성막(聖幕)의 설계와 제작을 총괄한 인물로 소개되고 있다. 하나님은 브살렐에게 자신의 영을 부어 지혜와 총명, 지식과 기술로 충만하게 하셨다. 


출애굽기의 기록에 따르면, 브살렐은 금과 은, 청동을 다루는 기술뿐 아니라 보석을 세공하고 나무를 조각하는 데에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 전반을 감독하는 현대의 ‘아트 디렉터’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브살렐은 하늘에서 계시된 하나님의 청사진을 따라 지상의 성막을 구현하는 사명을 받았다.


그가 맡은 일은 단순한 건축이나 장식이 아니라, 하늘의 청사진에 따라 지상의 거룩한 공간을 실현하는 사명으로 여겨지고 있다. 성막은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이 만나는 상징적인 장소로, 금촛대, 언약궤, 휘장, 제사장의 의복 등 모든 구성 요소들이 브살렐의 손을 거쳐 구현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표현해 낸 예술가로 이해되고 있다. 




디렉터의 공동체적 예술 조력자, 오홀리압(Oholiab)


출애굽기 31장 6절에서는 하나님이 브살렐과 함께 성막을 만들 조력자로 오홀리압을 지명하고 있다. 그는 열두 지파 중 하나인 단 지파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지파에 속해 있었으나 하나님께서 그를 특별히 선택하신 것이다. 


"내가 또 단 지파 아히사막의 아들 오홀리압을 세워 그와 함께 하게 하며..." (출 31:6)


오홀리압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 예술을 실현해 가는 동역자이자 가르치는 자로 소개되고 있다(출 35:34). 그의 사명은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교육자이기도 하며, 예술적 감각과 영적 통찰력을 함께 갖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성경은 오홀리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오홀리압은 재능이 있어서 조각하며 또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는 베 실로 수놓은 자더라" (출 38:23)


조각과 자수 즉 입체 예술과 섬세한 직물 예술 양쪽에서 능했던 그는, 감각적 완성도와 신학적 상징성을 모두 이해하고 다루는 예술가였다. 오홀리압은 ‘지혜로운 사람들(출 36:1–2)’과 함께 성막 작업에 참여하며, 하나님의 임재를 담을 성소를 손으로 짓는 거룩한 사역의 중심에 있었다.


오늘날에도 많은 예술가들이 브살렐처럼 주목받는 리더의 자리가 아니라, 오홀리압처럼 조력자이자 공동체 예술가로 부르심을 받고 있다. 눈에 띄지 않지만 공동의 뜻을 나누고 아름다움을 함께 만들어 가는 이들이다. 오홀리압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것을 구현하며, 공동체를 섬기고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예술가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고대의 시인이자 감정과 신앙을 예술로 표현한 창작자, 다윗(David)


기원전 10세기경, 이스라엘의 왕이자 골리앗과의 전투로 유명한 전사였던 다윗은 동시에 시인이자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시를 쓰고 노래하며 춤을 추는 예술가로, 고대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감성의 창작자로 평가되고 있다. 성경은 다윗이 수금을 타며 노래를 지었고, 전쟁터와 궁정 사이에서도 시편을 남긴 인물로 기록하고 있다.


전체 시편 150편 중 약 절반이 ‘다윗의 시’로 전해지고 있다. 이 시들은 정제된 수사나 형식보다도 진솔한 감정과 신앙 고백이 담겨 있으며, 고대 사회를 넘어 오늘날에도 깊은 공감과 울림을 주고 있다. “내 영혼이 마른 땅 같이 주를 사모하나이다” 같은 표현은 단지 종교적 언어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갈망을 드러내고 있다.


사무엘상 16장 23절에서는 다윗이 하프를 연주하여 사울 왕의 악령을 잠재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장면은 음악이 심리적·영적 치유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고대적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다윗의 예술은 공동체 안에서 사람을 위로하고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예배에서 자신의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다윗이 여호와 앞에서 힘을 다해 춤을 추었다”는 기록은 예배와 예술, 영성과 신체성이 하나로 통합된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개념으로 보면, 그는 예배자이자 시인, 뮤지션이자 퍼포머였다.


다윗의 예술은 단순한 자기표현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응답이었다. 고난 앞에서는 시로, 기쁨 속에서는 노래로, 회개할 때는 눈물 섞인 멜로디로 반응하고 있었다. 그는 예술가라는 호칭을 자처하지 않았지만, 그의 삶은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성찰을 남기고 있다. 


예술은 감정의 기록인가, 신과의 대화인가, 아니면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고백인가? 지금 예술을 하고 있는 우리는 그 질문 앞에 서게 되고 있다.




글로 천국을 그린 문학적 예언자, 요한(John)


어떤 예술은 붓으로, 어떤 예술은 현악기의 떨림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요한은 글로 세상을 흔들었다. 기원후 95년경, 그가 남긴 요한계시록은 단순한 예언서가 아니다. 하나님이 보여준 천국의 모습들을 불타는 하늘, 일곱 인, 황금촛대와 유리 바다로 표현한 그의 문학은 한 편의 거대한 시와도 같다. 고통과 희망, 심판과 구원이라는 인간의 깊은 감정을 하나하나 조형해낸 예술 언어를 그린다.


요한은 박해의 시대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그의 기록은 두려움이 아닌, 이 세상의 끝 너머에 있는 빛을 향한 희망의 언어로 읽히고 있다. 그의 문장은 독자를 절망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하게 하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그는 고통과 영감이 교차하는 시대에 종이 위에 믿음과 상상을 새겨 넣었고, 그 문학적 예언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요한은 단순한 전도자가 아니라, 예언을 문학으로 풀어낸 위대한 기록자이자 상상력의 예술가로 남아 있다.


성경 속 예술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당신이 하고 있는 예술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그 뜻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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