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서반석 인재기자]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상품의 홍보를 위해 고의로 각종 이슈를 만들어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기법으로 특히 단기간에 기업이나 상품의 인지도를 수직상승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노이즈 마케팅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긍정적인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수단을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대중에게 각인되는 기업 이미지가 자칫하면 손상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노이즈 마케팅을 강행한다. 소셜미디어에 논란이 될 만한 게시물을 포스팅하거나, 다른 기업을 조롱하고 비교하는 행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많은 기업이 노이즈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주로 업계에서 압도적인 회사에 뒤쳐진 애매한 포지션에 있는 기업이 노이즈 마케팅을 애용한다.
맥도날드에 이어 햄버거 업계 2위인 버거킹의 경우,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소셜 미디어에 "Women belong in the kitchen(여성은 부엌에 있어야 해)”이라는 게시물을 포스팅했다. 이는 여성 요리사들이 남성 요리사들보다 현저히 적은 수를 지적하는 포스팅이었지만, 맥락과 관계없이 성차별적으로 보이는 게시물을 올린 버거킹은 전 세계 네티즌들의 비난과 비판을 면치 못했다. 논란이 일자 버거킹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게시물을 삭제했다. 평소 독특하고 기이한 광고를 제작해 좋은 반응을 끌어냈던 버거킹이 갑자기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에 의문점을 제기하며, 일각에선 이 게시물이 노이즈 마케팅을 노렸다고 주장했다. 노련한 버거킹 마케팅 관계자들의 실수일지 노이즈 마케팅일지 알 턱이 없지만, 이 게시물이 버거킹의 인지도에 영향을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버거킹과 마찬가지로 삼성 또한 업계 최강자 애플의 그림자에 늘 가려져 있었다. 삼성은 애플을 조롱하고 자사의 스마트폰과 애플을 비교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이는 과거 삼성이 제작한 많은 광고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소셜미디어에서도 삼성은 애플을 종종 저격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2021년 9월 15일, 애플은 아이폰 13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에 "Now how much cooler would that be if it could fold in half?(이게 접힐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문장과 함께 익살스러운 이모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갤럭시 Z플립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삼성이 공개적으로 애플의 기술력을 저격한 셈이다. 이 게시물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결국, 유행의 선도자는 애플이고, 삼성은 애플의 아이디어를 따라 하는 카피캣(Copycat)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애플을 저격함으로 업계 최고 애플의 라이벌이 삼성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이러한 노이즈 마케팅은 삼성의 평판을 깎았을진 몰라도, 삼성과 Z플립의 인지도를 높였다.
삼성과 버거킹의 전략은 업계 1위가 가진 인지도를 조금이라도 따라가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었지만, 여기 전혀 다른 예가 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3대 아이돌 기획사(SM, JYP, YG)를 누르고 압도적 업계 1위로 올라 선 하이브(HYBE)의 노이즈 마케팅이다. 하이브 산하 쏘스뮤직 소속의 걸그룹 르세라핌은 2022년 5월 2일 첫 번째 미니 앨범 FEARLESS를 발매하며 정식 데뷔했다. 방탄소년단의 여동생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걸그룹은 데뷔 이전부터 수많은 관심과 조명을 한몸에 받았다. 노이즈마케팅이 필요 없는 인지도나 평판을 갖추었지만, 하이브는 데뷔 이전부터 학폭논란으로 연일 화제였던 김가람을 팀에서 탈퇴시키기는 커녕 되려 변호하며 데뷔를 강행했다. 김가람의 학폭논란은 대한민국 전역에 퍼져나갔고, 평소 걸그룹에 관심없던 사람에게조차 르세라핌을 각인시켰다. 하이브는 데뷔 3주 만에 김가람의 활동을 중지하고 곧이어 계약을 해지했으며, 엄청난 인지도를 얻은 르세라핌은 데뷔 이후 지금까지 괴물신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인기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의 논란 메이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이브 산하의 또 다른 레이블 어도어(ADOR) 소속으로 2022년 7월 22일 데뷔한 5인조 걸그룹 뉴진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5명 멤버 모두 미성년자로 이루어진 이 걸그룹은 청량하고 풋풋한 매력으로 수많은 케이팝 팬을 매료시켰다. 이들은 데뷔곡 'Attention'으로 주요 음원 사이트 1위를 휩쓸었다. 그러나 뉴진스의 미니 앨범 1집의 Cookie의 가사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Cookie(쿠키)는 해외에서 주로 사용되는 은어로, 여성의 생식기를 의미한다. 우리가 보통 쓰는 단어 쿠키는 Cookies라는 복수형 단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가사에 쓰인 쿠키는 단수형 단어로, 의도된 단어가 아니고선 앞뒤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작사자는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었기에, 논란은 더욱 커졌다. 전원이 미성년자인 걸그룹이 이런 가사를 부르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빠르고 적절한 소속사의 해명문에 쿠키라는 단어가 익숙지 않은 한국에선 빠르게 사그라졌지만, 해외 케이팝 팬들 사이에선 큰 화제가 되었다. 뉴진스는 르세라핌, 아이브와 함께 2022년 최고의 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브의 노이즈 마케팅은 큰 성과를 거뒀다. 르세라핌과 뉴진스는 4세대 걸그룹을 이끌어 갈 미래 아이돌로 평가받고 있다. 그들 개인의 실력과 노력은 인정받아 마땅하지만, 하이브의 마케팅 전략 또한 그들의 고공 행진에 큰 영향을 미친것도 사실이다. 대중들의 부정적인 시각과 반응은 일시적이지만, 그로 인해 얻는 인지도는 끝없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실력과 인성 모두 출중한 멤버들로 이루어진 르세라핌의 경우, 김가람이 팀을 탈퇴하며 팀 전체의 이미지가 개선됐다. 르세라핌과 뉴진스 모두 데뷔 전부터 높은 인지도와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췄지만, 하이브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는지 과감한 논란을 제조하며 연일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다. 하이브의 노이즈 마케팅은 케이팝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순수한 실력으로 팀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아닌, 논란을 만들어 빠르고 확실하게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은 수많은 기획사들에게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하이브의 마케팅은 기발함을 넘어 완벽을 보였지만, 필자는 하이브의 노이즈 마케팅을 결코 긍정적으로 바라 보지 않는다. 하이브는 김가람이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과 이것이 논란이 될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데뷔를 강행하며 노이즈 마케팅의 제물로 삼았다. 뉴진스 또한 마찬가지. 네티즌들의 반응을 얻기 위해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가사를 부르게 하며 논란을 제조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다. 버거킹과 삼성과 달리 하이브의 마케팅 대상은 기본 권리를 지닌 인간이다. 하이브의 과감한 노이즈 마케팅에 대한 논란은 고스란히 그 대상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도덕적 잣대가 존립하지 않는 하이브의 노이즈 마케팅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이에 대해 우리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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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서반석 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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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서반석 인재기자]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상품의 홍보를 위해 고의로 각종 이슈를 만들어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기법으로 특히 단기간에 기업이나 상품의 인지도를 수직상승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노이즈 마케팅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긍정적인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수단을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대중에게 각인되는 기업 이미지가 자칫하면 손상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노이즈 마케팅을 강행한다. 소셜미디어에 논란이 될 만한 게시물을 포스팅하거나, 다른 기업을 조롱하고 비교하는 행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많은 기업이 노이즈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주로 업계에서 압도적인 회사에 뒤쳐진 애매한 포지션에 있는 기업이 노이즈 마케팅을 애용한다.
맥도날드에 이어 햄버거 업계 2위인 버거킹의 경우,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소셜 미디어에 "Women belong in the kitchen(여성은 부엌에 있어야 해)”이라는 게시물을 포스팅했다. 이는 여성 요리사들이 남성 요리사들보다 현저히 적은 수를 지적하는 포스팅이었지만, 맥락과 관계없이 성차별적으로 보이는 게시물을 올린 버거킹은 전 세계 네티즌들의 비난과 비판을 면치 못했다. 논란이 일자 버거킹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게시물을 삭제했다. 평소 독특하고 기이한 광고를 제작해 좋은 반응을 끌어냈던 버거킹이 갑자기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에 의문점을 제기하며, 일각에선 이 게시물이 노이즈 마케팅을 노렸다고 주장했다. 노련한 버거킹 마케팅 관계자들의 실수일지 노이즈 마케팅일지 알 턱이 없지만, 이 게시물이 버거킹의 인지도에 영향을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버거킹과 마찬가지로 삼성 또한 업계 최강자 애플의 그림자에 늘 가려져 있었다. 삼성은 애플을 조롱하고 자사의 스마트폰과 애플을 비교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이는 과거 삼성이 제작한 많은 광고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소셜미디어에서도 삼성은 애플을 종종 저격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2021년 9월 15일, 애플은 아이폰 13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에 "Now how much cooler would that be if it could fold in half?(이게 접힐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문장과 함께 익살스러운 이모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갤럭시 Z플립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삼성이 공개적으로 애플의 기술력을 저격한 셈이다. 이 게시물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결국, 유행의 선도자는 애플이고, 삼성은 애플의 아이디어를 따라 하는 카피캣(Copycat)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애플을 저격함으로 업계 최고 애플의 라이벌이 삼성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이러한 노이즈 마케팅은 삼성의 평판을 깎았을진 몰라도, 삼성과 Z플립의 인지도를 높였다.
삼성과 버거킹의 전략은 업계 1위가 가진 인지도를 조금이라도 따라가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었지만, 여기 전혀 다른 예가 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3대 아이돌 기획사(SM, JYP, YG)를 누르고 압도적 업계 1위로 올라 선 하이브(HYBE)의 노이즈 마케팅이다. 하이브 산하 쏘스뮤직 소속의 걸그룹 르세라핌은 2022년 5월 2일 첫 번째 미니 앨범 FEARLESS를 발매하며 정식 데뷔했다. 방탄소년단의 여동생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걸그룹은 데뷔 이전부터 수많은 관심과 조명을 한몸에 받았다. 노이즈마케팅이 필요 없는 인지도나 평판을 갖추었지만, 하이브는 데뷔 이전부터 학폭논란으로 연일 화제였던 김가람을 팀에서 탈퇴시키기는 커녕 되려 변호하며 데뷔를 강행했다. 김가람의 학폭논란은 대한민국 전역에 퍼져나갔고, 평소 걸그룹에 관심없던 사람에게조차 르세라핌을 각인시켰다. 하이브는 데뷔 3주 만에 김가람의 활동을 중지하고 곧이어 계약을 해지했으며, 엄청난 인지도를 얻은 르세라핌은 데뷔 이후 지금까지 괴물신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인기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의 논란 메이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이브 산하의 또 다른 레이블 어도어(ADOR) 소속으로 2022년 7월 22일 데뷔한 5인조 걸그룹 뉴진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5명 멤버 모두 미성년자로 이루어진 이 걸그룹은 청량하고 풋풋한 매력으로 수많은 케이팝 팬을 매료시켰다. 이들은 데뷔곡 'Attention'으로 주요 음원 사이트 1위를 휩쓸었다. 그러나 뉴진스의 미니 앨범 1집의 Cookie의 가사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Cookie(쿠키)는 해외에서 주로 사용되는 은어로, 여성의 생식기를 의미한다. 우리가 보통 쓰는 단어 쿠키는 Cookies라는 복수형 단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가사에 쓰인 쿠키는 단수형 단어로, 의도된 단어가 아니고선 앞뒤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작사자는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었기에, 논란은 더욱 커졌다. 전원이 미성년자인 걸그룹이 이런 가사를 부르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빠르고 적절한 소속사의 해명문에 쿠키라는 단어가 익숙지 않은 한국에선 빠르게 사그라졌지만, 해외 케이팝 팬들 사이에선 큰 화제가 되었다. 뉴진스는 르세라핌, 아이브와 함께 2022년 최고의 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브의 노이즈 마케팅은 큰 성과를 거뒀다. 르세라핌과 뉴진스는 4세대 걸그룹을 이끌어 갈 미래 아이돌로 평가받고 있다. 그들 개인의 실력과 노력은 인정받아 마땅하지만, 하이브의 마케팅 전략 또한 그들의 고공 행진에 큰 영향을 미친것도 사실이다. 대중들의 부정적인 시각과 반응은 일시적이지만, 그로 인해 얻는 인지도는 끝없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실력과 인성 모두 출중한 멤버들로 이루어진 르세라핌의 경우, 김가람이 팀을 탈퇴하며 팀 전체의 이미지가 개선됐다. 르세라핌과 뉴진스 모두 데뷔 전부터 높은 인지도와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췄지만, 하이브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는지 과감한 논란을 제조하며 연일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다. 하이브의 노이즈 마케팅은 케이팝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순수한 실력으로 팀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아닌, 논란을 만들어 빠르고 확실하게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은 수많은 기획사들에게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하이브의 마케팅은 기발함을 넘어 완벽을 보였지만, 필자는 하이브의 노이즈 마케팅을 결코 긍정적으로 바라 보지 않는다. 하이브는 김가람이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과 이것이 논란이 될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데뷔를 강행하며 노이즈 마케팅의 제물로 삼았다. 뉴진스 또한 마찬가지. 네티즌들의 반응을 얻기 위해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가사를 부르게 하며 논란을 제조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다. 버거킹과 삼성과 달리 하이브의 마케팅 대상은 기본 권리를 지닌 인간이다. 하이브의 과감한 노이즈 마케팅에 대한 논란은 고스란히 그 대상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도덕적 잣대가 존립하지 않는 하이브의 노이즈 마케팅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이에 대해 우리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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