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발신자 종량제와 망 이용료 법안의 관점: 개방성, 분산성, 기술중립성 | 밸류체인타임스

오단휘 인재기자
2022-11-05
조회수 4504

[밸류체인타임스=오단휘 인재기자]  기존 한국 인터넷은 망에 접속 시켜주는 대가로 요금을 정산해왔다. 그러나 망 사용료가 도입되면, 망을 사용하는 만큼 돈을 내야 한다.

2022년 현재 입법 논의되는 망 사용료는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이다. 해외에서는 기업과 기업간의 거래라고 할 지라도 접속료를 지불할 뿐, 트래픽에 따른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다. 이는 세계 인터넷 환경 불문의 약속인데, 인터넷 망은 공유자산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중앙통제가 없지만, 단말기들이 모두 TCP/IP 등의 통일된 약속을 지켜야 운영이 가능하다.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 미국 iab의 조사위원회)는 이러한 약속의 내용을 결정하는 기구다. 약속을 강제할 권한은 없으나 약속을 이해하고 준수함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인터넷 조율 역할을 이행하는 기구 및 기관은 ‘인터넷 소사이어티(Internet Society, 인터넷학회)’와 이에 소속된 ‘IETF’다.

ISP란 개인이나 기업에 인터넷 접속, 웹사이트 구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KT, SK브로드밴드, LG U+가 있다. 피어링(peering)은 ISP끼리 서로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트래픽을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어링을 위해서는 각각의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라우팅 정보의 교환과 네트워크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서로 주고 받는 트래픽의 규모 등 상호접속을 통해 얻는 이익이 비슷할 때 체결해 상호무정산을 원칙으로 한다.

트랜짓(transit)은 상대측 트래픽을 자사망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모든 ISP망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위 계위 ISP가 상위 계위 ISP에 트랜짓 대가를 지불하고 트래픽을 보내면 상위 계위 ISP는 자신에게 접속된 이용자를 포함해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에 트래픽을 전송한다.

인터넷 소사이어티는 “한국의 SPNP 규정은 네트워크가 상호접속 비용을 공유하지만 교환되는 트래픽에 대해서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기존의 피어링 방식과 다르다”고 지적한 후, 우선 인터넷의 핵심요소들과 어떻게 충돌하는지 그리고 인터넷의 잠재력을 어떻게 억제하는지 살폈다. 이하 인터넷 소사이어티 보고서를 중심으로 발신자 종량제와 망 이용료 법안의 문제를 살펴본다.

1. 개방성 문제. 전에는 ISP 단 하나와도 트랜짓(transit) 계약을 맺으면 전 세계에 자신의 데이터가 전달됐는데 발신자 종량제 하에서는 ISP들이 서로 다른 ISP들의 데이터를 받아서 다른 ISP들에게 전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모두들 자신의 데이터가 전 세계적으로 전달되도록 개별 ISP들과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극도의 비효율을 초래한다.

2. 분산성 문제. 이전에는 각 연결지점에 맞게 자유롭게 네트워크들 참가자들이 피어링(peering), 페이드 피어링(paid peering), 트랜짓(transit) 등의 접속 계약을 맺어 상호접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발신자 종량제에 특정 접속정산방식이 강제되면서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자유를 제약하여 결국 비효율 때문에 품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3. 기술중립성 문제. 전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해도 전 세계에 콘텐츠가 배포됐지만, 특정 지역만 발신자 종량제를 시행해 그 지역에서는 재정적으로 매우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 결국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배포가 어려워진다. 현재 한국의 트위치가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 때문에 화질을 720p로 낮춘 이유가 이에 해당한다.

망을 적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용을 적게 낸다는 장점이 있으나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빠져나가 SNS는 점점 구독제로 바뀌게 될 것이다. 애매한 장점만 남아 있는 망 사용료에 대한 상황, 당신은 그럼에도 망 사용료를 지지할 것인가?                
              



저작권자 © 밸류체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밸류체인타임스 = 오단휘 인재기자]

0

POST NEWS



경기도 부천시 삼작로108번길 48, 201호

대표전화 02 6083 1337 ㅣ팩스 02 6083 1338

대표메일 vctimes@naver.com


법인명 (주)밸류체인홀딩스

제호 밸류체인타임스

등록번호 아53081

등록일 2021-12-01

발행일 2021-12-01 

발행인 김진준 l 편집인 김유진 l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유진



© 2021 밸류체인타임스.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