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이하음 인재기자] 지난달 1일(한국시간으로 2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반지의제왕 드라마 '힘의 반지'가 어느새 시즌1 마지막 화(8화)의 방영만 남겨두고 있다. 톨키니스트(J.R.R 톨킨을 좋아하고 그의 저작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일컬음)인 필자는 작년 말 '힘의 반지'에 대한 소식을 접했고, 그 후 '힘의 반지' 첫 방영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막상 힘의 반지의 방영이 시작되고 나서 필자는 마냥 드라마를 즐길 수만은 없었다.
힘의 반지는 피터 잭슨(PETER JACKSON) 감독의 호빗 트릴로지와 반지의 제왕 3부작과 달리, 제3시대가 아닌 제2시대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제2시대는 인간들의 누메노르 왕국, 난쟁이들의 모리아, 놀도르 요정들의 에레기온, 그리고 톨킨의 펜으로 쓰인 가장 악한 빌런 사우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2시대는 '호빗', '반지의제왕' 책의 내용이 아니라 요정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톨킨의 또 다른 소쓰설 '실마릴리온' 속에서 그려지는 내용이다. 반지의 제왕 '부록'에도 간략하게 등장한다.
필자는 반지의 제왕을 원작인 책이 아니라, 영화로 먼저 접했다. 그 때문인지 각색이나, 오리지널 설정에 대해 너무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면 비교적 열려있는 편이다. 그러나 힘의 반지의 각색과 오리지널 설정에 의문점을 가졌고 드라마 스토리의 전개 또한, 너무 질질 끄는 것처럼 느껴졌다.

반지의 제왕 드라마 '힘의 반지' 최종 포스터(사진 출처=익스트림 무비)
‘힘의 반지’의 예상외의 주인공, ‘갈라드리엘’
힘의 반지의 주인공은 '갈라드리엘'이다. 갈라드리엘은 ‘실마릴리온’과 ‘반지의제왕’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로, 반지의제왕 시점에서는 반지원정대에게 반지원정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전해주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준다. 하지만 '힘의 반지' 시점의 갈라드리엘는 다르다. 갈라드리엘은 직접 검을 들고 전방에서 싸우는 여전사다. 성격도 드세고 고집도 있다. 갈라드리엘은 '힘의 반지'를 시청한 톨키니스트들 사이에서 ‘뉴메노르인들이 요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간 이유를 모르겠다. 빌런의 목에 칼을 대며 다 쓸어 버리겠다고 위협하지만, 다음 화에서는 오르크를 죽이는 일은 사악한 일이라며 훈계하는 장면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며 굉장히 많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는 드라마를 보면서 갈라드리엘 캐릭터가 눈에 거슬렸다. 대체 내가 알던 '현자' 같은 갈라드리엘은 어디로 가고 제멋대로인, 마치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만 같은 갈라드리엘이 등장하는가. 드라마 속 갈라드리엘이 누메노르의 여왕(섭정) 타르미리엘 앞에서 "당신이랑은 말이 안 통하니 왕이랑 직접 대화할 거다"라는 식으로 건방진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후 갈라드리엘은 감옥에 갇힌다. 감옥 안에서 갈라드리엘보다 한참 어린, 인간 할브란드(힘의 반지의 아라곤 같은 인물)가 갈라드리엘의 부족한 점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라마 속의 갈라드리엘은 오만하며 제멋대로다.
갈라드리엘에게도 '질풍노도의 시기'는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갈라드리엘은 제1시대에 태어난 인물이다. 힘의 반지는 제2시대에 시간대를 두고 있다. 갈라드리엘의 '질풍노도의 시기'는 이미 지났어야 하는 것이 맞다.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갈라드리엘이 성숙해지고 성장해 나가는 '성장형 캐릭터'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라드리엘은 스토리의 진행 속에서 방해만 되었다. 스토리에 몰입을 하다가도 갈라드리엘의 대사 한 마디에 몰입이 깨지는 일이 발생하곤 했다.
필자는 주인공이나, 성장형 캐릭터로 적합한 캐릭터는 갈라드리엘이 아니라 '힘의 반지'에 등장하는 '엘론드'라고 생각한다. 반지의제왕과 호빗의 엘론드는 리븐델(임라드리스)의 군주이자 엘라단, 엘로히르, 아르웬의 아버지이다. 엘론드는 반지의제왕 3부작의 첫 편 '반지원정대'에서 절대반지를 놓고 열린 '엘론드의 회의'를 열었다. 힘의 반지, 제2시대의 엘론드는 깊은골의 군주도, 엘라단, 엘로히르, 아르웬의 아버지도 아니다. 엘론드는 젊은 린돈의 요정으로 놀도르 대왕 길갈라드의 전령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열려있는 인물이다. 엘론드는 힘의 반지에 등장하는 인간들의 누메노르 왕국을 세운 초대왕 엘로스 타르미냐투르와 형제지간이다. 엘론드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면, 엘론드는 누메노르와 린돈, 인간들과 요정들을 연결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며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갈라드리엘이 누메노르에 갈 일이 없고, 엘론드는 같은 가족이 세운 누메노르에 갈 필연성이 생기는 것이다. 스토리의 개연성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영상미로 칭찬받는 ‘힘의 반지’
힘의 반지는 아마존이 판권비로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3516억 2500만 원), 제작비에 15억 달러(한화 약 2조 1097억 5000만 원)를 사용해 만들었다. 현재 방영 중인 시즌1에는 4억 6500만 달러(6540억 2250만 원)가 들어갔다. 필자는 힘의 반지를 보면서 '대체 이 제작비가 다 어디로 간 걸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힘의 반지가 공통적으로 칭찬받는 ‘영상미’로 해소가 되었다.
힘의 반지 4화에서 묘사된 난쟁이들의 광산 크하잣둠은,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에도 등장하는 곳이다. 하지만 제3시대의 크하잣둠은 이미 몰락하여 오르크들과 '두린의 재앙'이라고 불리우는 발로그가 점령한 상태였다. 힘의 반지에서는 제2시대를 다루기에, 크하잣둠의 전성기 시절을 만나 볼 수 있다. 아래 크하잣둠의 사진은 영상미를 가득 담은 사진이다.

힘의 반지에서 묘사 된(4화에 등장) 모리아의 전성기 시절 '크하잣둠'(사진출처=Amazon 드라마 '힘의 반지')
힘의 반지에서 다루는 제2시대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영상화되었다. 그만큼 톨키니스트들의 기대도 컸다. 대한민국의 사실상 유일한 톨킨 관련 커뮤니티인 카페 '중간계로의 여행'에서는 힘의 반지가 공개될 때마다 힘의 반지를 시청한 회원들의 리뷰가 올라온다. 시즌1 절반이 넘는 5화까지 진행될 동안 힘의 반지는 그리 호평을 받지 못했다. 단 하나, 영상미가 훌륭하다는 평은 많았다.
힘의 반지가 그리 호평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스토리의 전개와, 원작과 다른 부분들 때문이다. 제2시대는 톨킨의 소설 '실마릴리온'과 반지의제왕 '부록'에 약간 실려있다. 아마존은 이번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실마릴리온 판권을 얻지 못했고 오직 반지의제왕의 판권만 얻었다. 제2시대의 내용을 다루는데, 제2시대의 내용의 원작을 쓸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하면, 힘의 반지에는 아마존 오리지널 설정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힘의 반지 6화가 공개되면서 점점 평가가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으며,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리뷰글도 꽤나 점유한 상태다.
'힘의 반지' 드라마의 시즌1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8화만 남겨둔 가운데 오는 14일 공개된다. 필자는 앞으로 진행될 스토리를 위해 시즌1이 밑바탕을 깔고 있으며, 원작과 비슷한 전개 혹은 캐릭터의 동일성이 적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힘의 반지는 총 시즌7까지 예정되어 있으며, 시즌2는 2024년 하반기쯤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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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하음 인재기자]
[밸류체인타임스=이하음 인재기자] 지난달 1일(한국시간으로 2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반지의제왕 드라마 '힘의 반지'가 어느새 시즌1 마지막 화(8화)의 방영만 남겨두고 있다. 톨키니스트(J.R.R 톨킨을 좋아하고 그의 저작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일컬음)인 필자는 작년 말 '힘의 반지'에 대한 소식을 접했고, 그 후 '힘의 반지' 첫 방영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막상 힘의 반지의 방영이 시작되고 나서 필자는 마냥 드라마를 즐길 수만은 없었다.
힘의 반지는 피터 잭슨(PETER JACKSON) 감독의 호빗 트릴로지와 반지의 제왕 3부작과 달리, 제3시대가 아닌 제2시대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제2시대는 인간들의 누메노르 왕국, 난쟁이들의 모리아, 놀도르 요정들의 에레기온, 그리고 톨킨의 펜으로 쓰인 가장 악한 빌런 사우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2시대는 '호빗', '반지의제왕' 책의 내용이 아니라 요정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톨킨의 또 다른 소쓰설 '실마릴리온' 속에서 그려지는 내용이다. 반지의 제왕 '부록'에도 간략하게 등장한다.
필자는 반지의 제왕을 원작인 책이 아니라, 영화로 먼저 접했다. 그 때문인지 각색이나, 오리지널 설정에 대해 너무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면 비교적 열려있는 편이다. 그러나 힘의 반지의 각색과 오리지널 설정에 의문점을 가졌고 드라마 스토리의 전개 또한, 너무 질질 끄는 것처럼 느껴졌다.
반지의 제왕 드라마 '힘의 반지' 최종 포스터(사진 출처=익스트림 무비)
‘힘의 반지’의 예상외의 주인공, ‘갈라드리엘’
힘의 반지의 주인공은 '갈라드리엘'이다. 갈라드리엘은 ‘실마릴리온’과 ‘반지의제왕’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로, 반지의제왕 시점에서는 반지원정대에게 반지원정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전해주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준다. 하지만 '힘의 반지' 시점의 갈라드리엘는 다르다. 갈라드리엘은 직접 검을 들고 전방에서 싸우는 여전사다. 성격도 드세고 고집도 있다. 갈라드리엘은 '힘의 반지'를 시청한 톨키니스트들 사이에서 ‘뉴메노르인들이 요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간 이유를 모르겠다. 빌런의 목에 칼을 대며 다 쓸어 버리겠다고 위협하지만, 다음 화에서는 오르크를 죽이는 일은 사악한 일이라며 훈계하는 장면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며 굉장히 많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는 드라마를 보면서 갈라드리엘 캐릭터가 눈에 거슬렸다. 대체 내가 알던 '현자' 같은 갈라드리엘은 어디로 가고 제멋대로인, 마치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만 같은 갈라드리엘이 등장하는가. 드라마 속 갈라드리엘이 누메노르의 여왕(섭정) 타르미리엘 앞에서 "당신이랑은 말이 안 통하니 왕이랑 직접 대화할 거다"라는 식으로 건방진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후 갈라드리엘은 감옥에 갇힌다. 감옥 안에서 갈라드리엘보다 한참 어린, 인간 할브란드(힘의 반지의 아라곤 같은 인물)가 갈라드리엘의 부족한 점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라마 속의 갈라드리엘은 오만하며 제멋대로다.
갈라드리엘에게도 '질풍노도의 시기'는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갈라드리엘은 제1시대에 태어난 인물이다. 힘의 반지는 제2시대에 시간대를 두고 있다. 갈라드리엘의 '질풍노도의 시기'는 이미 지났어야 하는 것이 맞다.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갈라드리엘이 성숙해지고 성장해 나가는 '성장형 캐릭터'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라드리엘은 스토리의 진행 속에서 방해만 되었다. 스토리에 몰입을 하다가도 갈라드리엘의 대사 한 마디에 몰입이 깨지는 일이 발생하곤 했다.
필자는 주인공이나, 성장형 캐릭터로 적합한 캐릭터는 갈라드리엘이 아니라 '힘의 반지'에 등장하는 '엘론드'라고 생각한다. 반지의제왕과 호빗의 엘론드는 리븐델(임라드리스)의 군주이자 엘라단, 엘로히르, 아르웬의 아버지이다. 엘론드는 반지의제왕 3부작의 첫 편 '반지원정대'에서 절대반지를 놓고 열린 '엘론드의 회의'를 열었다. 힘의 반지, 제2시대의 엘론드는 깊은골의 군주도, 엘라단, 엘로히르, 아르웬의 아버지도 아니다. 엘론드는 젊은 린돈의 요정으로 놀도르 대왕 길갈라드의 전령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열려있는 인물이다. 엘론드는 힘의 반지에 등장하는 인간들의 누메노르 왕국을 세운 초대왕 엘로스 타르미냐투르와 형제지간이다. 엘론드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면, 엘론드는 누메노르와 린돈, 인간들과 요정들을 연결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며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갈라드리엘이 누메노르에 갈 일이 없고, 엘론드는 같은 가족이 세운 누메노르에 갈 필연성이 생기는 것이다. 스토리의 개연성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영상미로 칭찬받는 ‘힘의 반지’
힘의 반지는 아마존이 판권비로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3516억 2500만 원), 제작비에 15억 달러(한화 약 2조 1097억 5000만 원)를 사용해 만들었다. 현재 방영 중인 시즌1에는 4억 6500만 달러(6540억 2250만 원)가 들어갔다. 필자는 힘의 반지를 보면서 '대체 이 제작비가 다 어디로 간 걸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힘의 반지가 공통적으로 칭찬받는 ‘영상미’로 해소가 되었다.
힘의 반지 4화에서 묘사된 난쟁이들의 광산 크하잣둠은,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에도 등장하는 곳이다. 하지만 제3시대의 크하잣둠은 이미 몰락하여 오르크들과 '두린의 재앙'이라고 불리우는 발로그가 점령한 상태였다. 힘의 반지에서는 제2시대를 다루기에, 크하잣둠의 전성기 시절을 만나 볼 수 있다. 아래 크하잣둠의 사진은 영상미를 가득 담은 사진이다.
힘의 반지에서 묘사 된(4화에 등장) 모리아의 전성기 시절 '크하잣둠'(사진출처=Amazon 드라마 '힘의 반지')
힘의 반지에서 다루는 제2시대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영상화되었다. 그만큼 톨키니스트들의 기대도 컸다. 대한민국의 사실상 유일한 톨킨 관련 커뮤니티인 카페 '중간계로의 여행'에서는 힘의 반지가 공개될 때마다 힘의 반지를 시청한 회원들의 리뷰가 올라온다. 시즌1 절반이 넘는 5화까지 진행될 동안 힘의 반지는 그리 호평을 받지 못했다. 단 하나, 영상미가 훌륭하다는 평은 많았다.
힘의 반지가 그리 호평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스토리의 전개와, 원작과 다른 부분들 때문이다. 제2시대는 톨킨의 소설 '실마릴리온'과 반지의제왕 '부록'에 약간 실려있다. 아마존은 이번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실마릴리온 판권을 얻지 못했고 오직 반지의제왕의 판권만 얻었다. 제2시대의 내용을 다루는데, 제2시대의 내용의 원작을 쓸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하면, 힘의 반지에는 아마존 오리지널 설정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힘의 반지 6화가 공개되면서 점점 평가가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으며,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리뷰글도 꽤나 점유한 상태다.
'힘의 반지' 드라마의 시즌1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8화만 남겨둔 가운데 오는 14일 공개된다. 필자는 앞으로 진행될 스토리를 위해 시즌1이 밑바탕을 깔고 있으며, 원작과 비슷한 전개 혹은 캐릭터의 동일성이 적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힘의 반지는 총 시즌7까지 예정되어 있으며, 시즌2는 2024년 하반기쯤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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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하음 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