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시절로 돌아오다, 리즈 유나이티드ㅣ밸류체인타임스

서반석 칼럼니스트
2022-08-21
조회수 1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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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ikipedia)


[밸류체인타임스=서반석 인재기자] 2000년대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주름 잡으며 우승을 차지한 팀, 리즈 유나이티드(Leeds United).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리즈는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와 '로즈 더비'라 불리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는 등 강력한 면모를 뽐냈지만, 구단의 무리한 지출로 2003-04시즌 강등 당했다. 스타 선수들은 대부분 이적했고, 설상가상으로 2006-07시즌 2부리그에서 22위를 기록하며 3부리그로 강등 당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를 풍미했던 리즈는 전설로 남은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들의 슬픈 스토리는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까지 전해지며 '리즈 시절'이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 로즈 더비(Rose Derby): 중세 시대 장미 전쟁에서 유래된 라이벌 관계로, 리즈 유나이티드는 흰색 장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붉은 장미를 뜻함


1989-90시즌, 침체기에 빠져있던 리즈는 감독 하워드 윌킨슨을 중심으로 2부리그를 우승하며 1부리그로 돌아왔다. 승격 2년 뒤인 91-92시즌엔 20년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로 우승은 못했지만 꾸준히 리그 탑5 안에 정착하며 프리미어리그의 강호로 떠올랐다. 99-00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는 성적을 이룬 리즈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영입을 시작했다. 엄청난 자금을 등에 업은 리즈는 리오 퍼디난드, 로비 킨, 올리비에 다쿠르 등을 입단시켰고, 거기에 유스팀 출신의 이언 하트, 게리 켈리, 조나단 우드게이트, 그리고 리즈 시절의 주인공 앨런 스미스 등의 선수들과 리 보이어같은 유망주들을 사들이며 팀을 새롭게 리빌딩했다.


작년 시즌 챔스4강의 업적과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은 팬들을 들뜨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러나 리버풀에게 승점 1점 차이로 3위를 내주며 00-01시즌 챔스 진출에 실패한 리즈. 위기에 봉착한 구단은 로이 킨을 팔고 다른 선수들을 영입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한다. 간신히 5위로 리그를 끝마친 리즈에게 서서히 망조가 드리웠다. 준수한 성적과 함께 기세등등해진 선수들은 리즈에게 높은 주급을 요구하고 있었고, 구단주는 은행의 대출까지 받아가며 선수단 유지를 위해 파산 직전까지 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챔스 진출에 실패했다. 챔스 중계권 수입을 놓쳐버린 리즈는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전례없는 위기에 구단 수뇌부는 뒤늦게 선수 매각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헐값에 선수들을 넘기는 바람에 별다른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라이벌 맨유로 이적한 리즈의 심장 앨런 스미스는 변경된 포지션에 적응하지 못하며, 당시 많은 한국의 맨유 팬들에게 "리즈 시절엔 잘했는데..."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03-04시즌, 리즈는 너무나 가벼워진 선수단 뎁스와 함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제임스 밀너, 저메인 페넌트 등 수준급의 공격수들이 존재했지만, 중원과 수비의 공백이 너무 컸던 탓일까. 시즌 말 아스날에게 0:5로 대패를 당하며 2부리그로 강등 당했다. 2부리그에도 살아남기 힘든 스쿼드를 가진 리즈 유나이티드였지만, 임시 구단주 메켄지 교수가 훈련장과 구장을 매각했고, 선수들의 주급을 조정했다. 더불어 빚 탕감 및 상환 기간을 연장하고 티켓값을 인상하는 등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리즈는 2부리그에 자리 잡았다. 리즈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메켄지 교수는 켄 베이츠에게 구단을 넘겼다. 그러나 이후 주장 케빈 니콜스를 비롯한 선수들의 이적, 구단과 감독의 불화가 발목을 잡으며 06-07 시즌 3부리그인 풋볼 리그 1로 강등됐다.


06-07시즌부터 3부리그를 전전하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2010년 다시 2부리그로 승격했다. 2부리그로 승격한 후에도 상위권에 안착하지 못하고 중위권 사이에서 전전하며 축구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2017년 리즈에 안드레아 라드치아니가 새로운 구단주로 부임했다. 그는 리즈 팬들의 오랜 염원이던 리즈의 홈구장을 다시 사들이며 구단 소유로 만들었다. 2018-19시즌, 리즈는 광인 마르셀로 비엘사를 선임했다. 비엘사의 선임과 함께 리즈 유나이티드는 1부리그 승격을 준비했다. 19-20시즌, 1부리그 승격에 가까웠던 리즈에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위기가 찾아왔다. 리그는 무기한 중단되었고, 리즈의 승격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영국 정부와 FA의 강력한 의지로 리그는 재개되었고, 2020년 7월 17일 리즈는 1부리그 승격을 확정지었다. 비엘사 감독은 리즈의 영웅이 되었고, 리즈의 핵심 선수들 또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리즈는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디팬딩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 4:3으로 패배하며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수비의 부재만 없었다면 리즈가 승리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시즌 초반에는 좋은 분위기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시즌 후반부에 접어들며 주축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었고, 9위로 승격 첫 시즌을 끝마쳤다. 시즌 후반에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승격팀으로서 첫 시즌 9위에 오르며 준수한 성과를 냈다. 이어서 시작된 21-22시즌, 리즈는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리그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비엘사 감독의 극단적인 전술로 선수들의 체력을 현저히 고갈시켰고, 이로 인해 비엘사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경질됐다. 17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간신히 강등을 피한 리즈는 구단 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축 선수들을 타 팀에 판매했고, 다가오는 시즌을 위해 팀을 리빌딩했다.


리즈를 두고 축구팬들은 사라져버린 누군가의 전성기를 일컫는 '리즈 시절'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20년 만에 돌아온 리즈는 해외축구 팬들에게 마치 6살 아이의 타임캡슐에 들어있던 작은 장난감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의 복귀는 20년 전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오랜 시간 동안 다사다난한 고생길을 지나며 다시 돌아온 리즈의 스토리는 축구 팬이 아님에도 감동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리즈는 승격 첫 시즌을 9위로 마무리 지으며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끝마쳤다. 리빌딩을 마친 리즈가 다가오는 22-23 프리미어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하며, 부디 이번엔 그들의 리즈 시절이 끝나지 않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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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서반석 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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