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공중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휴지를 빼려고 할 때 마주한 안내문, ‘동그랗게 말아서 버려주세요’ 그러나 바닥과 휴지통에는 아무렇게나 펼쳐진 휴지들이 널려있다. 간호사는 손 씻기가 기본이다. 환자 접촉 전후 및 모든 시술과 검사, 투약 전후로 손 씻기가 이루어지며 이는 의료진의 손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간호사로서 손은 열심히 씻었지만 물기를 닦은 후 휴지를 제대로 버리고 있는가는 신경 쓴 적이 없었다. 단지 쓰레기통에 제대로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버리기 전 한번 움켜쥐어 동그랗게 말면 부피가 작아져 처리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이르진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 영어선생님은 화장실 환경문제로 학생 화장실을 순찰하셨다. “제발 싸서 좀 버려라. 남자인 내가 이런 말을 해야겠니.” 선생님의 말씀에는 실망감과 당혹감이 묻어 있었다. 생리 혈이 묻은 채 쓰레기통에 던져진 생리대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입니다‘라는 화장실의 대표 안내문을 무색하게 했다. 뒷모습이란 지나온 자취다. 화장을 예쁘게 하고 옷차림을 갖췄지만 정작 본인이 사는 집은 바닥에 물건들이 뒹굴고 발로 물건을 치우며 다닌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20대 여성 입실자가 월세를 체납하고 야반도주한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따르면 1년 동안 주문해 먹은 배달음식 쓰레기가 집 안에 쌓여있고 썩은 냄새가 진동하며 변기에도 휴지가 전혀 치워져있지 않은 채 바닥까지 가득했으며 초파리와 구더기가 바글바글했다고 한다.
[간호사의 단상 : 동그랗게 말아서 버려주세요 / 밸류체인타임스 / 사진출처 : Unsplash]
세입자이기 때문에 관리를 안 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상이 이루어지고 휴식의 공간이 청결하지 않으면 일차적으로 본인에게 피해가 간다. 또한 파장이 커져 타인에게까지 영향이 미친다. 생활 속의 예절은 서로를 위한 배려다. 당연한 사항들을 지키지 않으면 타인에게 불편함을 준다.
화장실에서는 또 다른 안내문들도 게시되어 있다. <낙서하지 마세요>, <사용 후 물을 내려주세요>, <바닥에 침 뱉지 마세요> 등이다. 로버트 풀검의 책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에서는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는 것과 어른이 되어 잊어버리고 무시하고 살았던 규칙들을 상기시켜 준다. 예를 들어 ‘남을 때리지 말라’, ‘자신이 어지럽힌 것은 자신이 치우라’, ‘다른 사람을 아프게 했으면 미안하다고 말하라’,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놓으라’ 등등이다. 아이들에게 수없이 가르치던 내용들을 정작 어른들은 지키지 않는다. 배운 것들은 현실에서 적용되어야 하는데 어른들이 지키지 않으면 아이들은 따라 하게 된다.
버스 및 택시 운전자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하고 보험금을 노려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며 운전 중 끼어들기를 했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하는 등의 민낯을 보이는 기사가 넘쳐난다. 누구든 욕설을 듣고 내 집 앞에 다른 집의 쓰레기가 쌓여있고 점포 앞에 차가 가로막혀 있는 상황을 마주하고 싶진 않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유치원에 배웠던 가장 기본적인 약속들을 지키는 것이다. 이는 논어에 나오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慾 勿施於人) 즉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시키지 말라.’와 통한다. 행동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자. 내가 이 일을 당하면 어떨 것인가를 말이다. 언제나 시작은 나로부터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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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혜선기자]
[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공중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휴지를 빼려고 할 때 마주한 안내문, ‘동그랗게 말아서 버려주세요’ 그러나 바닥과 휴지통에는 아무렇게나 펼쳐진 휴지들이 널려있다. 간호사는 손 씻기가 기본이다. 환자 접촉 전후 및 모든 시술과 검사, 투약 전후로 손 씻기가 이루어지며 이는 의료진의 손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간호사로서 손은 열심히 씻었지만 물기를 닦은 후 휴지를 제대로 버리고 있는가는 신경 쓴 적이 없었다. 단지 쓰레기통에 제대로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버리기 전 한번 움켜쥐어 동그랗게 말면 부피가 작아져 처리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이르진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 영어선생님은 화장실 환경문제로 학생 화장실을 순찰하셨다. “제발 싸서 좀 버려라. 남자인 내가 이런 말을 해야겠니.” 선생님의 말씀에는 실망감과 당혹감이 묻어 있었다. 생리 혈이 묻은 채 쓰레기통에 던져진 생리대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입니다‘라는 화장실의 대표 안내문을 무색하게 했다. 뒷모습이란 지나온 자취다. 화장을 예쁘게 하고 옷차림을 갖췄지만 정작 본인이 사는 집은 바닥에 물건들이 뒹굴고 발로 물건을 치우며 다닌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20대 여성 입실자가 월세를 체납하고 야반도주한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따르면 1년 동안 주문해 먹은 배달음식 쓰레기가 집 안에 쌓여있고 썩은 냄새가 진동하며 변기에도 휴지가 전혀 치워져있지 않은 채 바닥까지 가득했으며 초파리와 구더기가 바글바글했다고 한다.
세입자이기 때문에 관리를 안 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상이 이루어지고 휴식의 공간이 청결하지 않으면 일차적으로 본인에게 피해가 간다. 또한 파장이 커져 타인에게까지 영향이 미친다. 생활 속의 예절은 서로를 위한 배려다. 당연한 사항들을 지키지 않으면 타인에게 불편함을 준다.
화장실에서는 또 다른 안내문들도 게시되어 있다. <낙서하지 마세요>, <사용 후 물을 내려주세요>, <바닥에 침 뱉지 마세요> 등이다. 로버트 풀검의 책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에서는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는 것과 어른이 되어 잊어버리고 무시하고 살았던 규칙들을 상기시켜 준다. 예를 들어 ‘남을 때리지 말라’, ‘자신이 어지럽힌 것은 자신이 치우라’, ‘다른 사람을 아프게 했으면 미안하다고 말하라’,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놓으라’ 등등이다. 아이들에게 수없이 가르치던 내용들을 정작 어른들은 지키지 않는다. 배운 것들은 현실에서 적용되어야 하는데 어른들이 지키지 않으면 아이들은 따라 하게 된다.
버스 및 택시 운전자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하고 보험금을 노려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며 운전 중 끼어들기를 했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하는 등의 민낯을 보이는 기사가 넘쳐난다. 누구든 욕설을 듣고 내 집 앞에 다른 집의 쓰레기가 쌓여있고 점포 앞에 차가 가로막혀 있는 상황을 마주하고 싶진 않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유치원에 배웠던 가장 기본적인 약속들을 지키는 것이다. 이는 논어에 나오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慾 勿施於人) 즉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시키지 말라.’와 통한다. 행동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자. 내가 이 일을 당하면 어떨 것인가를 말이다. 언제나 시작은 나로부터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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