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나의 머스트해브 아이템 l 밸류체인타임스

김혜선 기자
20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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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지하철역에서 외국인 할아버지 세 분이 두리번거리며 길을 찾고 계셨다. 다가가 휴대전화 화면을 보니 목적지는 불광역 근처의 한 호텔이었다. 2호선을 타고 을지로3가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세 분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오셨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번역기를 통해 대화를 이어갔고, 함께 2호선에서 3호선으로 환승했다. 일정상 목적지까지 동행할 수는 없어 3호선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에게 도움을 부탁한 뒤 안국역에서 내렸다.

 

 

또 다른 상황. 지하철에서 한눈에도 버거워 보일 만큼 많은 짐을 가진 여대생이 테이크아웃 음료까지 들고 탔다. 짐을 정리하며 자리에 앉다가 음료를 바닥에 쏟았다. 무척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그녀를 보며 가방 속 휴지와 지퍼백을 꺼내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주변 승객들도 같이 도와주어 금방 정리가 됐고, 그녀는 연신 감사하다며 인사했다.

 

 

장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라고 말했다. 즉, 탄생과 죽음사이의 선택이 우리의 인생이란 이야기다. 세 분의 외국인을 만났을 때도, 음료를 쏟은 학생을 만났을 때도 나의 선택은 같았다.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모른 척 지나칠 수 있지만 곤란해하는 사람을 외면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무관심 대신 관심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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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unsplash]

 



어린 시절의 나는 낯을 많이 가렸다. 피아노 콩쿠르와 여러 무대에 서는 경험 덕분에 활달한 성격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지만, 사실은 내향적인 성향이 강했다. 먼저 말을 걸거나 전화를 하는 일,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질문하기 등은 떨리는 작업들이었다. 그런 내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간호사를 하면서였다.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을 만나며 먼저 말을 걸고 설명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수없이 부딪히다 보니 두려움은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나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광고는 끊임없이 소비자를 자극하며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을 이야기한다. 꼭 가져야 하는 물건이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무엇이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지 생각해보았다. 정말 필요한 것은 물건이 아니라 삶을 이끄는 가치였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고, 정체성은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반복할지를 결정한다.

 

 

나의 정체성은 ‘사랑과 복음의 통로’가 되는 것이며, ‘따뜻한 삼월의 봄바람같은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주변에 대한 관심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관심을 가지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유홍준 교수님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문장처럼 말이다.

 

 

따뜻함을 마음에 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을 반복하면서 어느새 나의 정체성이 되었다. 반복되는 생각은 행동을 만들고, 반복되는 행동은 결국 삶을 만든다. 삶의 주인공은 언제나 선택하는 삶이다. 자신의 삶을 타인이나 환경에 맡기면 어느새 관객이 된다. 당신은 지금 자신의 삶에서 어떤 선택을 반복하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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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혜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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