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장을 뒤흔든 딜러(Dealer), 트럼프의 협상 기술 (1) | 밸류체인타임스

이아림 칼럼니스트
2025-07-08
조회수 2448

협상의 게임판, 관세 전쟁(Tariff War)

[밸류체인타임스=이아림 칼럼니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행보는 여전히 국제 경제의 뜨거운 이슈다.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관세 수치는 글로벌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2월 1일, 미국의 3대 무역 파트너인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수입품을 필두로 관세 전쟁(Tariff War)을 선포했고, 이후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나갔다. 관세 전쟁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다른 나라들과 동등하게 대우받고자 하는 것일뿐, 더 많은 것도, 적은 것도 원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4월 무렵까지는 '예고', '계획' 등 불확실성을 띤 발표들이 이어졌고, 이는 세계 각국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물론, 여유롭게 "미국은 언제든 협상에 열려 있다"라는 말을 남기며 중국과 일부 국가에는 관세를 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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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5월부터는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IT, 철강 산업, 심지어 OTT 산업까지 관세 정책이 미치며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OTT시장의 경우, "다른 나라들이 미국 영화 제작자와 스튜디오를 미국 밖으로 유인하기 위해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는 이유로 지적되었다. 그러나 규정한 명분과 스트리밍 영화 서비스 영화에도 적용이 되는 것인지, 제작비 혹은 박스오피스 수익을 기준으로 책정할지 등의 구체적인 관세 계획은 불명확했다.


미국의 모호한 태도는 전 세계 무역 질서에 불확실성을 더했고, 각국은 차례로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필요에 따라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5월 23일에는 EU 수입품에도 관세 부과를 논의하며, 국제 사회에 다시금 큰 파장을 일으켰다. 세계를 말 그대로 ‘들쑤신’ 셈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무역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8일 이후 상호 관세 유예가 종료되며, 협상을 하지 않은 국가에는 기존에 설정된 ‘관세 폭탄’이 투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나라는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을 기다린다. 하지만 이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관세가 4월 2일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하며 은근한 압박 메시지를 던졌다. 


이쯤 되니 여론이 비판하면서도 인정하는 그의 협상 전략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모든 정책을 주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한 인성, 업적에 관련된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그가 뛰어난 협상가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는 반론할 여지가 거의 없다.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부터 '협상의 대가'로 유명했다. 동네 친구와 같은 편안한 면모부터 범죄자처럼 악랄한 협상을 하며 수십년간 큰 부를 축적해왔다. 그의 부의 원동력은 '협상'이었던 것이다.


뛰어난 딜러인 그는 1987년에 <거래의 기술(Art of the deal)>을 펴냈다. 무려 13주간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에 오른 그의 책이 다시 회자가 되는 이유는 그의 인성도, 업적도 아닌 뛰어난 '협상 기술'이 주목받기 때문이다. 다음은 <거래의 기술>에서 밝힌 트럼프의 협상 전략 기술이다. 


성공의 너머를 바라보는 전략 기술, 협상

▲크게 생각하라

그는 협상의 기술이자 원칙을 11가지로 정리하며, 그중에서도 ‘크게 생각하라(Big Thinking)’는 전략을 핵심으로 삼는다. 그는 이 원칙에 각별한 중요성을 두어 《Big Thinking》이라는 제목의 책을 별도로 펴낼 정도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행동 반경을 축소하고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다수가 움츠러드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모험을 감행하는 소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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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이와 함께 트럼프는 ‘집중력’을 협상의 핵심 요소로 꼽는다. 그가 만난 대부분의 성공한 사업가는 하나같이 강한 집중력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충동적이고 편집광적인 면모까지 보인다고 말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일반적인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로 전환될 때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평가한다. 특히, 유사한 성향의 인물들이 경쟁하는 시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라

트럼프는 어떤 거래든 최악의 경우를 늘 가정한다. 이는 만약 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동시에 사업 계획을 더욱 구체화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는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 개발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전망이 좋지 않았던 땅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개발 사업의 핵심은 이 필지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다. 여러 힘든 과정을 거쳐 하나의 필지로 만든 상태에 이르렀다. 이때 '물 들어오니 노 젓는’ 충동적인 방식보다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추진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후 홀리데이인호텔그룹에서 동업 제안을 받았고, 주변에서 순조로운 사업 흐름에 굳이 동업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만류했지만, 그는 오히려 이 제안을 지렛대로 활용했다. 동업을 수락하는 대신, 토지 매입 비용과 그간의 손실 보전을 요구했고, 끝내 호텔 측이 이를 받아들이게 만든다. 


그는 이렇게 묻는다. “전부를 갖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아니면 단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절반을 가질 것인가?” 트럼프의 협상 전략은 집착보다는 유연함, 때로는 포기의 결단력을 바탕으로 한다.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트럼프는 협상에서 유연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회비용과 편익을 따졌을 때 하나의 방식에만 몰두할 필요는 없으며, 부를 이루는 길도 단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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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그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적어도 다섯 가지 이상의 대안을 동시에 준비한다. 아무리 정교한 계획이라 해도 세상은 그것에 맞춰 흘러가지 않는다. 계획은 결국 상상일 뿐이며, 현실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호텔 건설이 여의치 않으면 사무용 빌딩으로 전환하고, 카지노 사업이 잘 풀리지 않으면 면허를 다른 사업자에게 판매해 이익을 실현하면 된다는 식이다. 하나에 매이지 않고 다양한 출구를 만들어 두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발로 뛰면서 시장을 조사하라

그는 사업 감각이란 본능적인 영역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기존의 시장 조사나 보고서보다는,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과 조사를 더 신뢰한다. 의사결정 전에는 언제나 자신이 수집한 정보가 완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주변 인물들과 의견을 나누며 균형을 잡는다. 


부동산 매입을 고려할 때 그는 그 지역 주민들에게 학교, 생활 편의시설, 치안 상태 등을 묻고, 모르는 지역일 경우 택시기사에게까지 질문을 퍼붓는다. 이런 사소한 정보들이 결국 ‘전문가’ 수준의 감각을 만들어내고, 그가 내린 결론은 종종 전문 기관의 조사보다 더 정확하고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지렛대를 확보하라

트럼프는 협상에서 가장 좋지 않은 자세는 '절망'이라고 단언한다. 상대에게 가능성이 없음을 내비치는 순간, 협상의 주도권은 순식간에 넘어가 버린다. 따라서 항상 최선을 다해 협상을 시작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그 태도가 성공 가능성까지 좌우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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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그는 상대가 가지지 못한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아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판을 짜는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패’는 내 손에 있어야 하며, 상대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구조에서는 협상이 성립될 수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상상력과 사업가로서의 감각이다. 그는 협상의 판세를 바꾸는 핵심은 바로 ‘지렛대’라고 말한다.



▲입지보다 전략에 주력하라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성공의 핵심을 ‘입지’로 여기지만, 트럼프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의 철학은 명확하다. 좋은 입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거래’이며, 입지의 가치는 전략과 마케팅으로 얼마든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는 맨해튼 중심가에 트럼프 타워를 세운 뒤, 상대적으로 외곽에 ‘트럼프 플라자’를 건설했다. 그러나 ‘트럼프’라는 브랜드가 더해지면서 건물의 가치는 상승했고, 자본가와 유동인구가 몰려들며 지역 전체가 활성화됐다. 트럼프는 최고의 입지를 놓치더라도 무리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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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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