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좋아함’은 ‘사랑’을 넘어선다┃ 밸류체인타임스

김혜선 기자
2025-04-14
조회수 712

[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언젠가 친구와 나눈 대화가 기억난다. “난 사랑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감정이 더 포괄적이고 큰 것 같아. 이를테면 좋아함 안에 사랑이 들어가는 거지. 즉, 좋아함이 사랑을 부분집합으로 포함하고 있는 거야.”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같은 내용을 윤석철 교수님의 책 『경영 · 경제 · 인생』에서 만났다.

 

책에는 영화 『쉐난도』에서의 ‘사랑한다love’는 말과 ‘좋아한다like’는 말을 엄격히 구별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샘이 앤더슨 씨를 찾아와 딸 제니와의 결혼을 청할 때 결혼 이유에 대해 묻는다. ‘사랑’이라고 답하자 앤더슨 씨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면서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르지”라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사랑하게 되면 그와 하룻밤을 지내는 일조차 지겹고 싸늘하게 느껴진다고 말이다.

 

우리의 관계를 떠올려보자. 사랑하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사랑은 특정적인 환경 이를테면 신과 인간, 부모와 자식, 연인 등의 관계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좋아하는 감정은 보다 범위가 넓고 보편적이다. 좋아함은 자연적인 끌림이지만 사랑은 인위적인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인류애나 소명의식에서 비롯된 감정은 좋아함보다는 사랑에 가깝다. 남녀 간의 사랑이 뜨거웠던 감정이 사그라지면 관계를 유지하는 동력은 서로에 대한 좋아하는 감정이다.



[사진출처 unsplash]



누군가를 만났을 때 감정이 좋고 끌리면 매력으로 느껴져 마음을 열기 쉽다. 호감을 얻으면 사회생활뿐 아니라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수월하다. 도리스 메르틴의 책 『아비투스』에서는 우리가 꾸미고 연출하는 이유가 ‘우리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외모는 좋은 감정을 유도하는 큰 요인이다. 단순히 예쁘고 잘생긴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빛남이 매력이다. 책에서는 ‘안간힘을 쓰지 않은 자연스러운 광채가 완벽한 차별성’이라고 이야기해준다. 내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외모에서 이미지의 많은 부분이 결정된다.

  

일단 외모가 준수하면 호감을 유발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수많은 기사에서 보듯 뛰어난 외모를 오히려 사기나 비도덕적 행동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모뿐 아니라 성품과 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무분별한 소비와 쾌락을 일삼는 사람은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을 망가뜨리고 삶의 기반을 흔들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다. 조급한 사람 또한 매력적이지 못하다. 함께하면 숨이 막힌다. 별것도 아닌 일에 숨넘어갈 듯하다. 항상 종종거리며 말을 빠르게 한다.

 

여유로움은 자신뿐 아니라 상대에게 믿음과 편안함을 준다. 여유로움과 초연함을 지닌 이는 존재감이 드러난다. 행동이 조급하지 않고 허리를 곧게 펴고 천천히 움직이면 은연중에 기품이 있고 우아함을 표출하게 된다. 또한 우리가 매일 하는 식사를 통해서도 호감과 비호감이 갈린다. 식사는 단순히 먹는 행위가 아니다. 식사 방식은 계층을 나누는 기준이 되며 식사예절을 통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쩝쩝거리며 소리 내어 먹는다던가 반찬을 골라내고 입안에 있는 음식물이 다 보이며 이야기하고 상대가 이야기를 하든 말든 게걸스럽게 먹어대면 밥맛이 떨어진다. 먹는 속도를 엇비슷하게 맞춰줌도 배려다. 본인 식사 다했다고 일어나려고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있다면 다음부터는 같이 밥 먹고 싶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관심 가져주면 호감이 생긴다. “요즘에 뭘 할 때 재미있어요?” 물어봐 주는 질문을 통해 상대가 즐겨 하는 부분을 알 수 있다. 좋아하는 것들을 이야기할 때 누구나 생기가 돈다.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저절로 호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불평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에서 또 있는 곳에서 최고의 것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호감이 생기며 좋은 어조와 말투 및 목소리는 사람을 돋보이게 한다.

 

호감 가는 사람은 조화로운 사람이다. 사람은 분위기로 기억된다. 그와 함께 했던 기억과 분위기가 좋았다면 매력적인 사람이었다는 뜻이다. 좋은 사람은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다. 만남 자체가 기대가 되고 기쁨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 기본적인 공공질서 준수, 예의와 에티켓, 친절, 깔끔한 외모 등의 호감 유발 요인은 관계가 오래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다가가면 불쾌한 냄새가 나고 코털이 삐죽 나와있는 상대를 오랫동안 마주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안간힘을 쓰지 않은 자연스러운 광채’는 외모뿐 아니라 내면에서도 발산됨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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