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이고 모호한 묘사, '바넘 효과(Barnum Effect)' | 밸류체인타임스

이아림 칼럼니스트
2025-03-29
조회수 1627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주변을 보면 간단한 심리 테스트나 운세 어플을 사용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질문 몇 개에 답하고 나면, 마치 오랫동안 나를 관찰해 온 듯한 결과가 제시되곤 한다. 


어쩐지 이상하지 않은가? 분명 그 어플이나 테스트 제작자는 당신을 모르는 데 말이다. 그런데도 결과만 보면 꼭 ‘나를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문장들의 공통점은 모두 일반적이고 모호한 묘사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Unsplash)


이처럼 일반적이고 모호한 묘사를 개인 맞춤 정보라고 착각하게 되는 현상을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1948년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Bertram Forer)의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입증됐다.


포러는 학생들에게 성격검사를 실시한 후 모든 학생에게 동일하고 매우 일반적인 성격 설명을 '개인별 검사 결과'라고 제공했다. 이후 학생들에게 그들의 성격 설명이 얼마나 정확한지 평가하도록 요청했을 때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바넘 효과는 개인의 심리와 기대에 크게 작용하여, 비현실적인 기대나 믿음을 만들어내기 쉽다는 특징으로 인해 인터넷과 마케팅 분야에서 자주 활용된다. 예컨대, “당신만을 위한 제품” 같은 문구는 소비자로 하여금 ‘내게 특화된 무언가’라는 인상을 주어 구매 욕구를 높인다. 실제로는 어디에나 통용될 만한 일반적인 표현임에도, 사람들은 이를 자기에게 꼭 맞는 맞춤형 제안으로 오인하기 쉽다. 


여러 광고 문구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의외로 당신의 지갑을 열 만한 정보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예컨대 “당신은 때로는 사교적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와 같은 진술은 사실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문장을 접하면 “바로 나를 표현한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효과는 정치 캠페인에서도 종종 쓰인다. 정치인들은 다양한 배경과 신념을 가진 유권자들에게 폭넓게 호소하기 위해, 누구나 공감하기 쉬우나 구체성이 부족한 슬로건을 내세우곤 한다. 이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유효하게 작용하지만, 막상 그 내용이 얼마나 실질적인지 따져보면 모호할 때가 많다.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바넘 효과는 개인의 심리적 취약점을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내면의 불안감이나 욕구를 교묘히 자극해 비현실적인 기대나 믿음을 심어주면, 결국 정신 건강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부정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바넘 효과를 경계할 수 있을까? 우선 비판적 사고와 합리적인 해석 능력이 필수적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홍보물이나 결과물을 접할 때도, “왜 이런 말을 할까?”, “어떤 근거가 있을까?” 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면 좋다. 기분 좋은 '일반적 문장'에 이끌려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에 빠지기 전에, 바넘 효과의 함정을 의심해보라는 것이다. 이 작은 의심이야말로 바넘 효과의 부작용을 막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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