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이상향을 향한 사회의 외침 | 밸류체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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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의 유토피아에서 디스토피아까지
[밸류체인타임스 = 안현준 칼럼니스트] 토머스 모어가 1516년에 라틴어로 집필한 소설의 제목인 <유토피아>는 단순한 문학작품을 넘어, 이상향 사회에 대한 인간의 오랜 동경을 상징한다. 소설에서 토머스 모어는 라파엘 히슬로다에우스라는 인물을 통해 '유토피아'라는 섬에 대해 듣게 된다. 이 섬은 5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하루 6시간 노동, 종교의 자유, 공유경제 등 이상적인 사회의 조건들을 함축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유토피아’를 인간이 꿈꾸는 완전한 사회, 즉 이상향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상향이 과연 현실에 존재할 수 있을까?
애초에 ‘유토피아’라는 단어는 그리스어에서 '없다'를 뜻하는 '우(οὐ)'와 '장소'를 뜻하는 '토포스(τόπος)'가 합쳐진 말로 '존재하지 않는 장소'를 의미한다. 이처럼 '유토피아'가 존재하는지 묻는 질문 자체가 모순된 개념일 뿐만 아니라, 모어에게 유토피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 인물 ‘히슬로다에우스’의 이름 또한 그리스어로 ‘허튼 소리를 퍼뜨리는 사람’을 뜻한다.
설령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향이 현실에 구현된다 하더라도, 그 사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과연 행복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유토피아는 외부의 침략이 없고 돈에 대한 걱정이 없으며 모든 것이 자유로운 나라를 뜻한다.
그러나 토머스 모어는 이런 사회는 이익을 얻을 희망이 없어 사람들이 자극받지 못하고 게을러진다고 지적했다. 즉, 오히려 모든 것을 자유롭게 통용하는 나라에서 산다면 사람들은 더욱 나태해질 것이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디스토피아가 있다. 디스토피아는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극단화되어 초래할지도 모르는 부정적인 미래로, 역유토피아를 뜻한다. 디스토피아 사회에서는 개개인이 사회에 억압당해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디스토피아는 보통 현대사회를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데 사용된다.
‘존재하지 않는 장소’의 반대 개념인 디스토피아도 유토피아와 마찬가지로 현실에 존재할 수 없다. 만약 디스토피아가 현실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인간의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디스토피아 작품들 중 하나인 '조지 오웰'의 <1984>에서는 '빅 브라더'가 사람들의 모든 것을 감시한다. 또한 정부는 주인공과 같은 정치범들을 세뇌시켜 무조건 당에 충성시키는 등 현실에서는 실현되기 어려운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이처럼 유토피아가 현실에 구현될 수 없는 이상향이지만, 그 개념은 단순히 꿈에 그치는 낙관적 상상이 아니라 사회 개선을 위한 하나의 지표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실제 역사에서도 모어의 지인이었던 독일인 야코프 푸거는 자신이 번 돈으로 유토피아를 현실에 건설하기 위해 '푸거라이'라는 주택 단지를 만들었다. 푸거는 '푸거라이'에 노동자들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임대할 수 있도록 하여 희망을 주고자 했다. 이는 현재 500년째 유지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주관하고 있는 사회주택은 시민이 부담가능한 임대료로 사회적경제주체가 공급하고 운영하는 임대주택이다. 전월세난으로 인한 민간 임대주택 확대를 필요로 하는 시점에서 1인 가구의 증가와 청년세대의 주거비 부담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민간 공급 주택 시세보다 80%나 저렴하게 공급하고, 최장 10년 거주가 가능하도록 안정적으로 거주기간을 보장하는 제도다.
결국 우리는 유토피아를 단순한 이상향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개선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상향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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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안현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