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진 칼럼니스트] 동물원은 각종 동물들을 한 장소에 모아 사람들이 구경하거나 동물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실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종의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최근 동물원이 논란의 중점에 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동물원의 문제점
동물원 폐지를 찬성하는 이들은 동물원이 동물들의 기본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에게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듯, 동물들도 자신의 서식지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 갇혀 불안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스라소니가 전시용 유리에 딱 붙어 걸어다니는 행동을 보였다. 관람객들은 스라소니가 앞에서 잘 움직인다며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이 행동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발생되는 정형행동이었다. 정형행동은 목적없이 이상행동을 반복하는 행위로, 반달사슴곰이나 판다 푸바오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형행동의 주된 원인이 비좁은 사육 시설에 갇혀 정상적인 사회 관계를 맺지 못하는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동물원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 동물이 되어야 한다”라며, 동물원은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식지 재현의 한계
동물원은 동물들의 서식지를 재현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시설이 결코 실제 동물들의 서식지와 완벽히 일치하기는 어렵다. 동물원의 북극곰은 실제 북극 온도 영하 35~40도 사이인 서식지에서 살아야 하지만, 많은 동물원에서는 여름철 35도까지 오르는 더위 속에서 북극곰을 관리해야 한다.
아르헨티나의 멘도자 동물원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라 불리던 북극곰이 세상을 떠났다. 캘리포니아의 더운 날씨가 원인이었으며, 북극곰의 몸은 항상 녹조로 덮여있었다. 이 녹조는 북극곰을 덮고 있는 보호털이 투명한 유리관 구조를 통하여 덥고 습한 공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북극곰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더위와 싸워야 했다.
결국, 북극곰은 2012년 더운 날씨에서 기력이 쇠해져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르헨티나의 날씨가 40도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북극곰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환경이었다. 실제로 더위로 인해 폐사한 전 세계 농장 동물의 수는 424만 마리에 이르러, 적지 않은 수의 동물이 더위 때문에 죽고 있다.
동물원은 동물을 관람하고 체험하는 등 사람들에게 유익한 학습 장소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처럼 동물 또한 자신의 서식지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기는 현상인 정형행동은 최근 들어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다.
(출처:istck)
또한 아르헨티나에서는 실제 북극곰이 더위와 싸우며 암으로 죽는 사례까지 있었다. 동물들을 동물원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서식지의 환경을 완벽히 재현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리해야할 필요가 있다.
동물원의 긍정적 역할과 변화
동물원의 역할과 동물복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동물원은 여전히 멸종위기 종의 보전, 연구, 교육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야생에서 멸종된 종의 복원에 기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동물원들이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넓은 방사장을 조성하고, 자연 서식지를 최대한 재현하며,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통해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본연의 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동물원 관련 법규도 강화되고 있다. 2023년 12월부터 동물원 설립이 허가제로 전환되었고, 동물 체험 프로그램도 제한되었다. 이는 동물복지 수준이 낮은 시설의 난립을 막고 전시 동물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일부에서는 기존의 동물원 개념에서 벗어나 ‘언주(Unzoo)’와 같은 새로운 형태를 제안하기도 한다. 이는 동물의 자연 서식지를 보존하면서 인간이 관찰하는 방식으로, 동물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접근이다. 이러한 대안적 접근은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유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동물원의 미래
동물원의 미래는 동물복지와 보전, 교육적 가치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에 달려 있다. 지속적인 연구와 논의를 통해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유익한 공간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동물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문제점을 발견하면 관련 기관이나 국회의원들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사람과 동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도 많은 토의와 의견들이 모아지고 있다.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동물보호와 보전, 교육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관리와 지속적인 법 제도 개선, 새로운 형태의 동물원 모델 도입이 필요하다. 사람과 동물 모두가 행복한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밸류체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진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진 칼럼니스트] 동물원은 각종 동물들을 한 장소에 모아 사람들이 구경하거나 동물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실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종의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최근 동물원이 논란의 중점에 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동물원의 문제점
동물원 폐지를 찬성하는 이들은 동물원이 동물들의 기본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에게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듯, 동물들도 자신의 서식지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 갇혀 불안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스라소니가 전시용 유리에 딱 붙어 걸어다니는 행동을 보였다. 관람객들은 스라소니가 앞에서 잘 움직인다며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이 행동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발생되는 정형행동이었다. 정형행동은 목적없이 이상행동을 반복하는 행위로, 반달사슴곰이나 판다 푸바오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형행동의 주된 원인이 비좁은 사육 시설에 갇혀 정상적인 사회 관계를 맺지 못하는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동물원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 동물이 되어야 한다”라며, 동물원은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식지 재현의 한계
동물원은 동물들의 서식지를 재현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시설이 결코 실제 동물들의 서식지와 완벽히 일치하기는 어렵다. 동물원의 북극곰은 실제 북극 온도 영하 35~40도 사이인 서식지에서 살아야 하지만, 많은 동물원에서는 여름철 35도까지 오르는 더위 속에서 북극곰을 관리해야 한다.
아르헨티나의 멘도자 동물원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라 불리던 북극곰이 세상을 떠났다. 캘리포니아의 더운 날씨가 원인이었으며, 북극곰의 몸은 항상 녹조로 덮여있었다. 이 녹조는 북극곰을 덮고 있는 보호털이 투명한 유리관 구조를 통하여 덥고 습한 공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북극곰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더위와 싸워야 했다.
결국, 북극곰은 2012년 더운 날씨에서 기력이 쇠해져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르헨티나의 날씨가 40도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북극곰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환경이었다. 실제로 더위로 인해 폐사한 전 세계 농장 동물의 수는 424만 마리에 이르러, 적지 않은 수의 동물이 더위 때문에 죽고 있다.
동물원은 동물을 관람하고 체험하는 등 사람들에게 유익한 학습 장소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처럼 동물 또한 자신의 서식지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기는 현상인 정형행동은 최근 들어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다.
(출처:istck)
또한 아르헨티나에서는 실제 북극곰이 더위와 싸우며 암으로 죽는 사례까지 있었다. 동물들을 동물원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서식지의 환경을 완벽히 재현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리해야할 필요가 있다.
동물원의 긍정적 역할과 변화
동물원의 역할과 동물복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동물원은 여전히 멸종위기 종의 보전, 연구, 교육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야생에서 멸종된 종의 복원에 기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동물원들이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넓은 방사장을 조성하고, 자연 서식지를 최대한 재현하며,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통해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본연의 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동물원 관련 법규도 강화되고 있다. 2023년 12월부터 동물원 설립이 허가제로 전환되었고, 동물 체험 프로그램도 제한되었다. 이는 동물복지 수준이 낮은 시설의 난립을 막고 전시 동물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일부에서는 기존의 동물원 개념에서 벗어나 ‘언주(Unzoo)’와 같은 새로운 형태를 제안하기도 한다. 이는 동물의 자연 서식지를 보존하면서 인간이 관찰하는 방식으로, 동물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접근이다. 이러한 대안적 접근은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유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동물원의 미래
동물원의 미래는 동물복지와 보전, 교육적 가치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에 달려 있다. 지속적인 연구와 논의를 통해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유익한 공간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동물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문제점을 발견하면 관련 기관이나 국회의원들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사람과 동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도 많은 토의와 의견들이 모아지고 있다.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동물보호와 보전, 교육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관리와 지속적인 법 제도 개선, 새로운 형태의 동물원 모델 도입이 필요하다. 사람과 동물 모두가 행복한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밸류체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