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 양자칩을 주축으로 벌어질, 제2차 러다이트 운동의 서막 | 밸류체인타임스

이아림 칼럼니스트
2024-12-15
조회수 2227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러다이트 운동, 기술 발전으로 생긴 환상의 균열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최근 시장은 AI 화두로 시작해 인류 문명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양자 칩에 대한 열풍에 휩싸였다. "눈을 깜빡하면 세상이 바뀌어있다"는 우스갯소리 같으면서도 날카로운 농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진=Unsplash)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19세기에 발생한 러다이트 운동의 21세기 재현이 재조명받고 있다. 21세기의 '제2차 러다이트 운동'의 서막은 사소하면서 급진적으로 열린다. 러다이트 운동이란 19세기의 등장한 방직기·방적기의 도입으로 인해 일자리의 위협을 느낀 직조공들의 불안감으로 시작해 공장과 기계를 파괴하며 시작된 역사적 사건이다.


로봇, 자율주행, AI와 같은 새로운 산업 키워드의 탄생 이후, 고용 시장에서는 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외식업이나 카페를 방문해보면, 키오스크가 식당 직원을 대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아이스크림을 구매할  때도 CCTV와 키오스크만으로 운영되는 무인 매장이 길가에 흔히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단순노동 직업부터 차례대로 AI에 대체되기 시작하면서,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감과 불편함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자율주행 택시(로보 택시) 운행이 전면 허용되면서 시민단체인 '세이프 스트리트 레벨'이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는 차량 앞부분에 달린 자율주행 센서에 고깔 모양의 주황색 '러버콘(Rubber Cone)'을 얹으며 운행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항의했다.


(사진=TESLA)


'세이프 스트리트 레벨'은 자율주행 기술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우버 등 승차 공유 업체 운전자들은 "로보 택시가 우리의 생계를 위협한다"며 시위에 가세했다. 올해 2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인근에서 성난 군중이 로보택시에 불을 지르는 '화형식'도 있었다. '세이프 스트리트 레벨' 관계자는 BBC에 "우리의 시위는 AI에 대한 최초의 물리적 항의"라며 "러다이트의 21세기판"이라고 밝혔다.


AI의 본격적인 등장 이전에도 로봇에 대한 물리적 공격이 종종 발생했다. 전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인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올해 초, 급진적인 AI 기술의 발달로 인한 노동시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전망을 내놓았었다. 급진적인 기술의 변화는 사회 갈등을 야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삶의 질을 제공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 발전의 결과와 새로운 기술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짧은 시간 내에 등장한 AI라는 거대한 변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열광과 증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양자 기술, 고용시장도 빨간 불


최근 구글이 양자 컴퓨터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인 양자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기술을 크게 향상한 최신 초전도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공개하자, 국내 주식 시장에서 양자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 외 매매에서 코위버의 주가는 종가보다 2.79% 오른 5160원의 거래를 마쳤다. 코위버의 시간외 거래량은 7만 3773주다. 


구글은 양자 컴퓨터 정보 단위인 큐비트를 추가할수록 오류율을 기하급수적으로 감소시키는 수준에 처음으로 도달한 양자 칩 윌로우를 발표하고, 연구 결과를 9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공개했다. 


(사진=Google)


구글은 윌로우가 슈퍼컴퓨터 '프론티어(Frontier)'로 10 셉틸리언(10의 24제곱) 연산을 수행하는 데  5분 만에 완료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셉틸리언은 우주의 나이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는 시간으로, 5년 전 구글이 1만 년 걸리는 문제를 몇 분 안에 풀 수 있다고 발표한 성능보다 빠른 속도다.


구글은 윌로우가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를 가로막았던 업계의 '고질적 난제'로 불린 '오류정정' 문제를 30년 만에 처음으로 해결했으며, 큐비트(양자정보처리 단위)를 늘리면서 '임곗값 이하'의 오류율을 달성할 수 있는 첫 양자 칩이라고 강조했다. 


(사진=Google Quantum AI, Youtube Channel)


양자 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되려면 큐비트 수를 늘려야 하지만, 큐비트 수가 증가할수록 계산 오류도 잦아진다는 모순이 있었다. 윌로우는 큐비트를 사각형 격자 구조인 표면 코드로 배열하여 서로 오류를 보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난제'를 해결했다. 즉, 큐비트의 수가 증가할수록 오류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도록 설계된 것이다.


IBM도 지난달 최신 양자 칩 '퀀텀 헤론'을 공개했다. 이 칩은 2021년에 처음 공개된 이후, 최근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에 도입된 127큐비트급 양자 컴퓨터와 비교해 동일한 연산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112시간에서 2.2시간으로 50배 단축시킨 성능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사진=IBM 홈페이지)


구글의 ‘윌로우’ 공개일, 중국에서는 양자 컴퓨터를 의학 연구와 접목하여 자국 내 최초의 연구소 '허페이 양자 컴퓨팅·데이터 의학연구소'가 출범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연구소는 양자 컴퓨터 기업 '오리진퀀텀컴퓨팅'과 병원 부속 의과대학이 공동 설립해 의학 분야의 양자 컴퓨터 실용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12월과 1월을 비교해 보면, 우리의 일상은 그대로지만 기술만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간의 뇌를 뛰어넘는 양자 기술의 발전으로 노동시장의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단순노동만을 대체하던 AI가 어느새 전문직과 예술 분야에도 진출하면서 사람들의 긴장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양자 컴퓨팅의 발전은 AI의 성능을 극대화시키며, 이는 고용 시장에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LLM이 주도하는 광고, 마케팅 시장의 새로운 별로 부상


SK텔레콤은 2024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 대상에서 디지털 영상과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금상을 포함해 총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12일 밝혔다.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 대상은 한국 디지털 광고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 광고 시상식이다.


(사진=SK텔레콤)


공식 유튜브를 통해 지난 9월 선보인 SK텔레콤 최초 단편 영화 '중독: 나한테만 보이는'은 디지털 영상 부문 금상을 차지했다. 해당 작품은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한 SK텔레콤이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도파민 중독의 심각성과 올바른 AI 사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영화의 시나리오 초안은 SK텔레콤의 LLM 'A.X'가 작성했다. AI가 생성한 초안은 올해 최고 흥행 영화인 '파묘' 장재현 감독의 자문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AI의 등장은 창작의 영역이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창작과 예술의 기준이 점점 허물어지고 있으며, 이는 19세기 산업혁명 당시의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며 고용시장의 긴장감은 팽팽해지고 있다.




급진적인 기술의 변화와 안정적인 삶의 충돌


산업의 발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LLM을 이용한 새로운 AI가 하루가 다르게 출시되고 있으며, 몇 자의 입력만으로 긴 글과 예술품을 짧은 시간 안에 생성해내는 AI의 등장은 놀라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Unsplash)


급진적인 기술 발전은 삶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지만, 반드시 더 나은 삶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은 충돌하며 갈등을 초래한다. 혁신으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에 비례하는 만큼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만 기존 노동자들은 그 과정에서 손해를 피할 수 없다.


KDI 경제교육·정보센터에 따르면 AI 출시 이후 국내 취업자 중 약 341만 명(전체 취업자 수 대비 12%)은 AI 기술에 의해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 분야와 달리 고소득·고학력 근로자가 AI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데, 이는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우리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이러한 발전이 ‘성난 노동자’들에게는 생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안정적인 삶 사이의 충돌은 갈등을 초래하며, 이러한 갈등은 언젠가 새로운 형태의 ‘러다이트 운동’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영향 사이에서 우리는 균형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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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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