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AI 시장, 버블일까 | 밸류체인타임스

권예진 칼럼니스트
2026-07-05
조회수 134

[밸류체인타임스=권예진 칼럼니스트] 과거의 챗봇이 질문에 단답형으로 응답하는 수준이었다면, 오늘날의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검색하고, 계획을 세우며, 결과를 수정하는 다단계 작업 수행 능력을 갖추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능적 도약은 필연적으로 엄청난 컴퓨팅 자원을 요구한다. AI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GPU와 서버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전 세계가 AI의 비약적 발전에 환호하고 있지만, 급격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동반한다. 현재 AI 인프라 확충 속도는 폭발적인 AI 사용량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AI를 돌릴 컴퓨터는 넘쳐나는데, 이를 수용할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은 부족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AI 버블'의 징후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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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철도 버블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AI 버블 논쟁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자주 소환되는 사례는 19세기 '철도 버블'이다. 당시 철도는 물류와 이동의 혁신을 이끌 '돈이 되는 인프라'로 인식되어 중산층까지 투자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였다. 당시 철도 산업은 엔지니어들의 기술적 권위와 의회·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결합해 낙관적인 내러티브가 재생산되었고, 실제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계획들도 무분별하게 양산되었다.


결국 중복·비수익 노선의 난립, 비용 과소평가, 금리 인상이라는 암초를 만나 거품은 붕괴했다. 그러나 이 역사가 남긴 교훈은 명확하다. '기술이 유망하다'는 사실과 '개별 기업의 주가가 항상 유망하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철도 버블은 붕괴했지만,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노선들은 오늘날 영국 간선철도망의 근간이 되었고, 안전과 서비스 기준 등 제도적 유산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AI 산업 역시 이와 유사한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버블이 붕괴하더라도 AI라는 기술 자체는 진화하겠지만, 과열된 관련 주식 시장은 조정기를 거칠 수 있다는 의미다.



AI는 정말 ‘사고’ 하는 것이 맞을까?


AI 시장의 버블 우려와 더불어 인공지능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논쟁도 뜨겁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주 언급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이 중심에 있다.


현재의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맥상 다음에 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어를 예측하는 '통계적 조합'의 산물이다. 따라서 이를 두고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듯한 답을 생성할 뿐, 인간처럼 사고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기존 데이터의 패턴을 따를 뿐 인류 역사에 없던 창조적 도약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반면, 이에 반박하는 이들은 "그렇다면 인간의 사고는 본질적으로 무엇인가?"라고 되묻는다. 인간의 사고 역시 무수한 경험과 학습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통계적 확률에 기반한 AI의 작동 방식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술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

현시점에서 AI가 인간처럼 생각하는지, 아니면 단순한 기계적 조합에 불과한지 단정 짓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다.


기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는, 현재의 과열된 투자 열풍을 냉철히 바라보고 AI가 가진 실질적인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 역사가 증명하듯 기술 혁신은 버블이라는 성장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AI가 만들어갈 미래 인프라와 그 사회적 변화를 차분히 관조하며, 이 새로운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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