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역사, 인간의 욕망을 아우르는 존재의 일대기 | 밸류체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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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have a lot of fun during this ph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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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이아림 칼럼니스트] 사람들에게 “열심히 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장 흔히 돌아오는 대답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좋아하는 것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학생들조차 “돈 많은 백수”를 꿈꾼다. 취향도, 진로도, 심지어 삶의 방식조차 압도해 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 보이지 않는 손, 바로 ‘돈’이다. 수많은 삶을 흔들어 놓으며 선망의 대상이 된 돈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경제학을 떠올리면 흔히 차갑고 냉철하며 딱딱한 학문을 상상한다. 하지만 경제학만큼 인간적이고 감정적이며 본능과 욕망을 드러내는 학문도 없다. 경제학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욕망, 선택, 그리고 기회비용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류의 과거와 현재는 ‘돈을 둘러싼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돈이라는 거대한 설정 아래 인류는 소설 속 인물처럼 움직여 왔다. '집단’이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을 모두가 진짜라고 믿는 순간, 그 불완전한 시스템은 현실의 질서를 움직이는 힘으로 바뀌었다.
(사진=Unsplash)
인류와 돈의 여정은 물물교환에서 시작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만 가능한 교환 방식은 자연스럽게 ‘상품화폐’로 발전했다. 오늘날의 화폐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만, 고대의 화폐는 신뢰가 부족했다. 다양한 지역에서 동일하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수의 확고한 신뢰가 필수적이었다.
초기의 화폐는 그 자체의 내재가치가 곧 화폐가치였다. 흥미롭게도 수메르인의 ‘보리 화폐’는 글쓰기의 탄생과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나타났다. 행정 활동이 복잡해지며 문자가 필요해졌듯, 경제 활동이 커지며 보리를 가치 단위로 삼는 통화 체계가 등장한 것이다.
보리 화폐는 말 그대로 보리였다. 다만 많은 이들이 경제 활동의 기준으로 삼은 ‘척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후 금속이 등장하면서 화폐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뀌었다. 내재적 가치는 없지만 상류층의 사치품으로 널리 사용되던 은과 귀금속이 새로운 주인공이었다.
고대 로마와 그리스에서는 금속을 일정한 무게와 모양으로 주조한 동전을 사용했다. 수많은 사람의 신뢰가 뒷받침된 작은 원형의 금속은 스스로 ‘가치’를 지닌 존재가 되었다. 표준화된 무게와 형태는 신뢰의 또 다른 근거였고, 금속 화폐는 빠르게 보편화됐다.
(사진=Unsplash)
하지만 금속 화폐는 무겁고 이동이 불편하다는 치명적 한계를 가졌다. 이 불편함은 곧 종이지폐의 탄생을 불러왔다. 중국의 ‘교자’가 그 시작이었고, 이후 유럽으로 확산됐다.
초기 지폐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금과 은을 맡긴 사람에게 발급하는 ‘약속 증서’였다. 지폐 한 장 뒤에 금속의 가치가 존재했고, 시장에서는 두 가치를 동일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은 더 이상 지폐를 금으로 바꾸는 행위를 필수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가벼운 종이 자체가 경제 활동을 가능케 하는 충분한 신뢰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금본위제 붕괴와 법정화폐 시대의 시작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지폐를 금으로 바꾸는 것을 필수적으로 여기지 않았다. 금을 거래하는 대신 가벼운 지폐로 교환하면 그 가치를 인정받아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는 금본위제의 붕괴와 동시의 법정화폐 체제의 전환을 의미한다. 법정화폐란,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며 법적으로 가치를 보장받는 화폐다.
더 편리한 방식을 추구해 온 인류는 지갑 속 지폐를 카드 한 장으로 대체했고, 그다음 단계에서는 중앙의 통제를 벗어난 가상화폐를 선택했다. 오늘날 우리는 또 하나의 화폐 혁명 한가운데 서 있다. 화폐는 SNS 트렌드보다 더 빠르게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며 그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한다. 과거가 그랬듯, 화폐는 앞으로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역사를 이어갈 것이다.
(사진=Unsplash)
우리는 정교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금융 시스템이 사실은 평범한 사람들의 상상과 시대적 요구가 맞물린 결과라는 점을 거의 자각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신뢰와 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돈은 소비자의 태도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돈은 최고의 종이자 최악의 주인이다”라고 말했다. 돈은 원하는 것을 얻도록 돕는 훌륭한 도구지만, 그 돈을 쫓기 시작하는 순간 금세 우리 위에 군림하며 삶을 지배하는 존재가 된다.
만약 ‘돈을 우선하지 말라’는 가벼운 조언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면, 수많은 성현들이 왜 돈의 매혹과 잔혹함을 경계하는 말을 남겼겠는가. 빠져나오려 해도 다시 휘말리고,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인간의 성정이 그만큼 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컨설턴트 위르겐 힐러는 “돈은 순환된다. 부를 얻으려면 돈이라는 에너지의 흐름 속에서 ‘제대로’ 고리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제대로’라는 말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뛰어들면, 우리가 돈을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에게 ‘낚여버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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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