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상당한(Fairly substantial)' 관세와 경기 침체의 위협 | 밸류체인타임스

이아림 칼럼니스트
2025-09-06
조회수 3182

[밸류체인타임스=이아림 칼럼니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개최한 IT 업계 CEO들과의 만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기업에 대해 조만간 꽤 상당한(Fairly substantial) 반도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에도 같은 맥락에서 “미국에 진출하지 않는 반도체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높지는 않지만 꽤 상당한 수준의 관세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이어 “미국 내 공장 건설 계획을 세우면 관세가 면제된다”며, 기업들이 미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도록 사실상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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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 전쟁과 이민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미국 내 경기 불안 심리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제를 위한다는 간판과 달리, 관세 부과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거듭된 전망은 미국 중산층의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여기에 이민자 추방 정책에 따라 노동력이 줄어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겹쳤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거 해고 행렬과 이민자 추방으로 고용 둔화 현상이 진행 중이다. 치솟는 물가와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까지 거론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통상적인 정책으로 진정시킬 수 있지만,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해법조차 불분명해 경제학계에서도 ‘난제’로 꼽힌다. 


이러한 '암울한' 소식이 이어지면 불안감을 느끼지 않기란 쉽지 않다. 불안감이 생성되면 응결핵 역할을 한 사건과 통계의 진위여부를 떠나 '꽤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지난 3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저소득층에 이어 중산층의 소비 심리까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산층은 8월 들어 경제 상황에 대해 뚜렷한 비관론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연 소득 5만 달러(약 7000만 원) 미만 가계는 올 초부터 경제 심리가 이미 악화된 상태다. 소득 연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 이상의 가계는 여전히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5만~10만 달러 구간의 가계의 소비 심리가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되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주요 지표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8.2로, 한 달 전보다 5.7포인트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모닝컨설턴트의 조사에서도 5만~10만 달러 구간 가계의 소비 심리지수가 4%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초부터 소비 심리가 하락하다가, 6~7월 무역 협상 진전과 증시 랠리에 힘입어 잠시 반등했던 흐름이 다시 꺾인 결과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며 시민들은 다시금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연 이러한 관세 정책이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선택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비 심리가 수축된다면 경기침체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섣불리 지갑을 열려하지는 않는다. 누구도 경제 불안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응책은 무엇일까? 핵심은 국민이 안심하고 지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책을 마련하고 불안감을 줄여야 한다. 지속되는 불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경제 시장 전반을 잠식하는 ‘보이지 않는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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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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