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토론]호주, 16세 미만 청소년 SNS 사용 금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밸류체인타임스

권예진 칼럼니스트
2025-04-29
조회수 885


[밸류체인타임스=권예진 칼럼니스트] 2024년 11월, 호주 의회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 등)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다. 이는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SNS 금지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시행 시기는 2025년 11월이다. 이 법을 어기는 플랫폼에는 최대 4950만 달러(한화 약 45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이 부과된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일부 주와 프랑스,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거나 규제하는 법안을 도입 및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선진국들의 빠른 움직임은 한국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청소년 SNS 사용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졌다.


(출처:unsplash)


찬성: SNS는 술과 담배처럼 중독을 일으킨다

대한민국 청소년의 SNS 중독 문제는 심각하다. 382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대 학생 중 무려 98.9%가 SNS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인스타그램 사용률은 2019년 61%에서 2022년 81.6%로 급증했다.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고 SNS에 중독되면, 이는 술과 담배처럼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SNS를 매일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불안과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2배 높다고 경고했다. 이는 SNS 사용이 디지털 범죄나 온라인 괴롭힘에 더욱 취약한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호주가 SNS 금지법을 시행한 배경에도 이런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SNS에서의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아동과 청소년이 연이어 목숨을 끊는 비극이 벌어졌고, 이에 따라 청소년 보호를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

청소년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에 스스로 절제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16세 미만 청소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들은 SNS에 빠지면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SNS를 하지 않으면 유행에서 뒤처지는 듯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SNS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나며, 판단력이 약한 청소년들은 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도박, 가출, 불법 영상 유포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될 위험에도 쉽게 노출된다.

실제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자녀들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며, 직접 대화와 토론을 통해 올바른 사고 방식을 길러주려고 노력했다. 과도한 인터넷 사용의 부정적 영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반대: 제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SNS 사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방법이다. 이미 SNS는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되어 있으며, 16세 미만은 물론 더 어린 아동들에게까지 깊숙이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SNS 사용을 금지하면 청소년들은 부모나 성인의 계정을 빌리거나 다른 우회 방법을 찾아내어 계속 SNS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SNS를 막으면 오히려 다크웹 등 더 위험한 경로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풍선 효과란 한 쪽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다른 쪽에서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현상을 뜻한다.

또한, 소수집단에 속하거나 외딴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은 SNS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으며 정서적 지지를 받기도 한다. SNS가 유일한 소통 창구인 청소년들에게 일괄적인 차단은 오히려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규제하더라도 이러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세심한 보완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해결방안, 전면 금지보다 ‘스마트한 지도’가 필요하다

SNS 폐해가 명확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통해 또래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긍정적인 측면 역시 존재한다. 단순한 전면 금지는 실효성이 낮을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SNS를 무조건 금지하는 대신, 청소년들에게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과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교육하고, 올바른 디지털 사용 문화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인스타그램은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에서 청소년 전용 계정 시스템을 도입해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고, 부모가 자녀의 사용 시간과 채팅 상대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의 인터넷 생활을 지도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확대, 청소년 보호 기능을 강화한 앱 개발 및 활용, 부모 대상의 디지털 지도법 교육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청소년 SNS 문제는 단순한 차단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맞는 똑똑한 규제와 세심한 지도가 함께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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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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