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로 소통하는 사회ㅣ밸류체인타임스

이지유 칼럼니스트
202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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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이지유 칼럼니스트] 요즘은 이름보다 MBTI를 먼저 묻는 시대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E예요, I예요?’라는 질문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관계를 더 잘 맺고 싶다는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된 네 글자의 심리유형 지표는, 어느새 사람을 빠르게 분류하고, 이해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편리한 도구가 되었다. MBTI는 정말 사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열쇠였을까, 아니면 우리 각자의 고유함을 네 개의 문자로 단순화한 또 다른 틀이었을까.



MBTI, 이해의 시작점인가, 단순화의 덫인가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20세기 중반,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와 그녀의 어머니 캐서린 쿡 브릭스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들은 칼 융의 심리 유형 이론을 기반으로 개인의 선호 경향을 네 가지 차원(에너지 방향, 인식 방식, 판단 기준, 생활양식)으로 나누고, 이를 조합하여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정리했다. 


처음 의도는 ‘사람을 이해하고 차이를 존중하자’는 데 있었다. 실제로 MBTI는 낯선 사람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E'형은 외향적이고 'I'형은 내향적이라는 특성을 참고하면, 상대방의 소통 스타일이나 에너지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도구는 성급한 일반화의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F'형을 만나면 감정적일 것이라 단정하거나, ‘T’형은 차갑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며, MBTI로 모든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MBTI는 사람을 단정짓는 ‘결론’이 아니라,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출처=wikimedia commons)


MBTI의 한계와 위험성


MBTI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행동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 성격은 단순한 고정물이 아니라, 경험, 환경, 성장 과정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너는 ENFP라서 항상 외향적일 거야"라는 식의 고정관념은 오히려 개인의 다층적 특성을 가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MBTI는 사람들이 성격을 정의하거나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를 지나치게 의존하면 개인의 성장 가능성이나 다양한 면모를 간과하게 된다. 성격은 한 가지 유형에 국한되지 않으며, 상호작용, 환경, 개인의 경험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따라서 MBTI는 사람을 이해하는 유용한 참고자료일 수 있지만, 관계나 갈등의 모든 해답을 제공하는 도구는 아니다.


특히, MBTI는 특정 상황에서의 스트레스 반응이나 인간관계의 미묘한 역동성까지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문화적 배경, 개인적 경험, 교육 수준 같은 외부 변수는 MBTI 유형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또한, 심리학계에서도 MBTI에 대한 비판은 존재한다. 신뢰도(consistent results over time)와 타당도(does it measure what it claims to measure) 측면에서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있으며, 이를 맹신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출처=unsplash)

MBTI는 사람을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해 이해하려는 도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행동을 단지 16개의 유형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MBTI는 특정 상황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 반응, 급격한 감정 변화, 인간관계의 미묘한 역동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F'형은 감정적이라는 일반화가 따르지만, 실제로는 강한 자기통제력을 가진 'F'형도 많다. 이처럼 사람은 고정된 성격 유형에 갇혀 있는 존재가 아니라, 경험과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성장한다. MBTI는 이러한 복잡성과 다면성을 포괄하기보다는, 성격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따라서 MBTI만으로는 사람의 모든 행동을 예측하거나 해석하려 하기보다는, 다양한 심리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심도 깊은 접근이 필요하다.


MBTI는 사람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유용한 도구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서 공통점을 찾고, 성격 차이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며, 때로는 관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네 글자가 사람을 단정짓는 기준이 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는 MBTI 유형에 익숙해질수록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정해진 틀에 맞추어 해석하려는 경향에 빠지기 쉽다. 유형을 외우고 적용하는 것은 간편하지만, 한 사람의 성격을 단지 네 가지 성향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인간의 복합성을 지나치게 축소하는 접근이다.


성격은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경험과 관계, 감정과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복합적인 것이다. MBTI는 그 복잡함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출발점일 뿐, 결론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를 얼마나 잘 분류하느냐가 아니라, 서로를 오해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다. MBTI를 활용하되, 그 너머의 개인적 맥락과 변화 가능성을 함께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유형이 아닌 사람 자체를 보는 태도, 그것이 진짜 이해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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