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전 세계는 최고 기온을 갱신 중이다. 지구는 한편에서 무덥고 건조한 날씨, 다른 한편에서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극한의 기상 이변을 앓고 있다.
과거에도 여름을 나타냈던 '사상 최고의 기온'이라는 표현은 올해에도 폭염과 더위를 나타내는 완벽한 수식어가 됐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한 주 앞당겨진 시기에 폭염주의보가 발표됐고, 중국은 이례적인 '불가마 더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브라질의 열대우림에는 거대한 화재가 덮치는 기상이변이 발생했다.
중국 북서부 지표면 온도 75°C를 기록...계란, 차, 애완용 새우까지 익어버려
중국 북서부 신장 지역 지표면의 온도는 75°C를 기록했고, 중부 지역 역시 일주일간 40°C를 넘는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구름이 감소해 태양 복사량이 늘며 기온이 급격히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달궈진 모래에 계란이 익고, 태양광을 활용해 차를 끓일 수 있을 정도다.
(사진=Unsplash)
허난성의 한 주택에서는 베란다에서 키우던 애완 새우가 손쓸 틈도 없이 빨갛게 익어버리기도 했다. 새우는 해가 비치는 방향에 놓여 있었다. 바닥에 온도계를 갖다 대자 순식간에 눈금이 치솟고 마당에서 맨발로 뛰어놀던 아기는 발바닥에 화상을 입었다.
에어컨이 없는 일부 학교에서는 동기들과의 '얼음 쟁탈 싸움'
일부 학교에서는 에어컨이 없어 얼음을 옆에 쌓아두고 공부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산둥과 허난의 일부 대학교에서는 폭염에 학생들이 그대로 노출되자 학생들의 열을 식히기 위해 학교 자체에서 얼음을 배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얼음을 차지하기 위해 급히 뛰어가거나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 학생이 얼음을 보여주며 "오늘의 전리품 얼음이에요. 몸에 상처 난 것 좀 보세요. 얼음 때문에 벌어진 미친 짓입니다"라며 동급생들과의 치열했던 '얼음 싸움'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며 울분을 터뜨렸다.
같은 중국, 극과 극의 기후
반면, 같은 중국이지만 헤이룽장 하얼빈에서는 거대한 비구름이 도시를 삼켰다. 2시간 만에 최대 80mm 넘게 쏟아진 폭우에 의해 도로는 강이 되었고, 버스는 강 위에 떠다니는 보트가 된 듯 수심이 바퀴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었다.
이 상황에서 버스가 물을 뚫고 달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중국 기상 당국은 많게 100mm가 넘는 비가 추후에 더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에 분노한 학부모, 학교 상대로 소송 걸기도 해
허베이의 한 초등학교는 교실에 에어컨 대신 얼음통을 배치했고, 에어컨 하나 없는 열악한 교육 환경에 분노한 학부모가 학교를 상대로 고소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상승하던 기온은 결국 70°C 선을 넘어 가뭄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었던 흙은 먼지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황폐한 땅으로 변해있다.
폭염, 건조한 날씨로 인한 잇따른 피해 속출
"그저께 심은 옥수수에서 마른 연기가 나요. 우물도 나오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됩니다."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잇따른 피해가 속출하자 지방 정부는 해결책으로 인공강우를 고려했지만, 구름과 수분이 매우 적은 이 시점에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사진=Unsplash)
한편, 현재 매체 G1 등에 따르면 브라질은 본격적인 건기에 앞서 시작된 판타나우의 산불이 2주 넘게 지속되고 있다. 판타나우는 세계 최대 담수 습지로, 전체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하다. 만약 불이 진압되지 않는다면 건기가 시작되면서 엄청난 크기의 습지가 황폐한 땅으로 변할 것이다. 지금도 피해 면적은 커지는 중이다.
건기는 일반적으로 7월에 시작하여 8, 9월에 최고조에 이른다. 그러나 올해는 강우량이 적어 산불 시기가 평소보다 이른 시기에 찾아왔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엘니뇨 등의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발화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폭염, 2016년 폭염과 닮은 꼴
세계기상기구는 올해 세계 기후가 2016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극한의 기상현상이 나타난 해는 엘니뇨가 정착되고 2년 이내였다. 2016년은 2015년에 생겼던 슈퍼 엘니뇨가 정착한 지 2년째가 되던 해였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폭염은 엘니뇨와 온난화의 결합으로 인한 더위였다. 그해 지구의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1.28°C나 상승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무더운 더위로 인해 한낮에 거리와 도로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풍경이 곳곳에 펼쳐졌다. 한반도에서 2016년이란, 2018년과 더불어 매우 무더웠던 해의 대명사다. 하루 최고 기온이 33°C를 넘겼으며 관측 이래 역대 3위(22일의 폭염일수)에 이르렀던 매우 더웠던 해다. 다수의 학자들은 2015~2016년에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구를 가열하는 온실가스가 2016년 이후 꾸준히 대기에 쌓이고 있음을 고려하면 올해의 슈퍼 엘니뇨의 파괴력은 8년 전보다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재앙은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이 겹친 우연이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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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전 세계는 최고 기온을 갱신 중이다. 지구는 한편에서 무덥고 건조한 날씨, 다른 한편에서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극한의 기상 이변을 앓고 있다.
과거에도 여름을 나타냈던 '사상 최고의 기온'이라는 표현은 올해에도 폭염과 더위를 나타내는 완벽한 수식어가 됐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한 주 앞당겨진 시기에 폭염주의보가 발표됐고, 중국은 이례적인 '불가마 더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브라질의 열대우림에는 거대한 화재가 덮치는 기상이변이 발생했다.
중국 북서부 지표면 온도 75°C를 기록...계란, 차, 애완용 새우까지 익어버려
중국 북서부 신장 지역 지표면의 온도는 75°C를 기록했고, 중부 지역 역시 일주일간 40°C를 넘는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구름이 감소해 태양 복사량이 늘며 기온이 급격히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달궈진 모래에 계란이 익고, 태양광을 활용해 차를 끓일 수 있을 정도다.
(사진=Unsplash)
허난성의 한 주택에서는 베란다에서 키우던 애완 새우가 손쓸 틈도 없이 빨갛게 익어버리기도 했다. 새우는 해가 비치는 방향에 놓여 있었다. 바닥에 온도계를 갖다 대자 순식간에 눈금이 치솟고 마당에서 맨발로 뛰어놀던 아기는 발바닥에 화상을 입었다.
에어컨이 없는 일부 학교에서는 동기들과의 '얼음 쟁탈 싸움'
일부 학교에서는 에어컨이 없어 얼음을 옆에 쌓아두고 공부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산둥과 허난의 일부 대학교에서는 폭염에 학생들이 그대로 노출되자 학생들의 열을 식히기 위해 학교 자체에서 얼음을 배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얼음을 차지하기 위해 급히 뛰어가거나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 학생이 얼음을 보여주며 "오늘의 전리품 얼음이에요. 몸에 상처 난 것 좀 보세요. 얼음 때문에 벌어진 미친 짓입니다"라며 동급생들과의 치열했던 '얼음 싸움'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며 울분을 터뜨렸다.
같은 중국, 극과 극의 기후
반면, 같은 중국이지만 헤이룽장 하얼빈에서는 거대한 비구름이 도시를 삼켰다. 2시간 만에 최대 80mm 넘게 쏟아진 폭우에 의해 도로는 강이 되었고, 버스는 강 위에 떠다니는 보트가 된 듯 수심이 바퀴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었다.
이 상황에서 버스가 물을 뚫고 달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중국 기상 당국은 많게 100mm가 넘는 비가 추후에 더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에 분노한 학부모, 학교 상대로 소송 걸기도 해
허베이의 한 초등학교는 교실에 에어컨 대신 얼음통을 배치했고, 에어컨 하나 없는 열악한 교육 환경에 분노한 학부모가 학교를 상대로 고소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상승하던 기온은 결국 70°C 선을 넘어 가뭄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었던 흙은 먼지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황폐한 땅으로 변해있다.
폭염, 건조한 날씨로 인한 잇따른 피해 속출
"그저께 심은 옥수수에서 마른 연기가 나요. 우물도 나오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됩니다."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잇따른 피해가 속출하자 지방 정부는 해결책으로 인공강우를 고려했지만, 구름과 수분이 매우 적은 이 시점에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사진=Unsplash)
한편, 현재 매체 G1 등에 따르면 브라질은 본격적인 건기에 앞서 시작된 판타나우의 산불이 2주 넘게 지속되고 있다. 판타나우는 세계 최대 담수 습지로, 전체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하다. 만약 불이 진압되지 않는다면 건기가 시작되면서 엄청난 크기의 습지가 황폐한 땅으로 변할 것이다. 지금도 피해 면적은 커지는 중이다.
건기는 일반적으로 7월에 시작하여 8, 9월에 최고조에 이른다. 그러나 올해는 강우량이 적어 산불 시기가 평소보다 이른 시기에 찾아왔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엘니뇨 등의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발화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폭염, 2016년 폭염과 닮은 꼴
세계기상기구는 올해 세계 기후가 2016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극한의 기상현상이 나타난 해는 엘니뇨가 정착되고 2년 이내였다. 2016년은 2015년에 생겼던 슈퍼 엘니뇨가 정착한 지 2년째가 되던 해였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폭염은 엘니뇨와 온난화의 결합으로 인한 더위였다. 그해 지구의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1.28°C나 상승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무더운 더위로 인해 한낮에 거리와 도로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풍경이 곳곳에 펼쳐졌다. 한반도에서 2016년이란, 2018년과 더불어 매우 무더웠던 해의 대명사다. 하루 최고 기온이 33°C를 넘겼으며 관측 이래 역대 3위(22일의 폭염일수)에 이르렀던 매우 더웠던 해다. 다수의 학자들은 2015~2016년에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구를 가열하는 온실가스가 2016년 이후 꾸준히 대기에 쌓이고 있음을 고려하면 올해의 슈퍼 엘니뇨의 파괴력은 8년 전보다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재앙은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이 겹친 우연이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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