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저속노화로 관심을 돌린 이유는? | 밸류체인타임스

김시현 기자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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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약업신문)



MZ세대가 저속노화로 관심을 돌린 이유는?


[밸류체인타임스 = 김시현 칼럼니스트] 맵고 짠 마라탕, 달고 바삭한 탕후루. 혀의 강렬한 자극을 주는 고자극 음식을 추구했던 MZ세대가 '저속노화'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저속노화식단이 인기를 끌고 있다. SNS를 통해 자신의 저속노화식단 구성과 레시피를 인증하는 것이 트렌드처럼 떠올랐다.


저속노화식단은 단순당과 정제탄수화물, 초가공식품, 육류, 알코올 등 노화를 가속화하는 음식 섭취를 줄이고, 혈당지수(GI)가 낮은 잡곡밥, 녹황채소, 흰살생선, 콩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핵심이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건강에 대한 적신호가 켜졌다. 당뇨병, 고혈압, 대사질환,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에 노출된 젊은 층이 늘고 있다. 가속노화의 결과로 만성질환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데, 만성질환의 씨앗이 되는 비만은 사회 전반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2021년,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30대 남성의 비만율은 58.2%로 2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밝혀졌다. 40대 남성 비만율 또한 50.7%로 매우 높은 수치다. 40대 남성의 고혈압 유병률은 31.5%로 1998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3040세대의 건강상태가 6070 부모세대의 30~40대보다 좋지 않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만성질환을 앓는 2030세대가 급격히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당뇨병 환자는 12만 1568명으로 4년 전보다 25.5% 증가했으며, 20대 당뇨병 유병률은 무려 47%나 상승했다. 또한 2022년 통계청 통계개발원의 '국민 삶의 질 지표로 살펴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일상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 2030세대의 비만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사람들의 외부 활동은 줄고 실내활동이 급격히 증가했다. 외식은 가급적 자제하고 배달 음식을 먹는 빈도수가 늘었다. 가까운 거리도 대중교통 대신 택시를 이용하는 등 사람들의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배달 음식과 같은 고자극 음식에 익숙해지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젊은 세대의 건강 문제가 심각해졌다.


(사진=코메디닷컴)



가속노화의 원인은?


건강 관리는 장기 투자로 미래의 연금과도 같다. 노화는 갑자기 툭 떨어지는 재앙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작은 생활 습관 하나하나가 몇십 년간 쌓이며 나의 노화 속도를 결정짓는다. '가속노화'는 숫자 나이보다 생물학적인 나이가 많은 현상을 뜻한다. 실제 나이는 1년이 지났는데, 몸의 나이는 1.2년, 1.5년, 혹은 2년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개최한 '노인 건강 관리 정책 방향' 원탁 회의에서는 "실제 숫자 나이와 생물학적 신체 나이는 일치하지 않으며, 무엇을 먹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노화 속도가 달라진다"라고 가속노화의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노화를 앞당기는 생물학적 조건에는 '만성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 만성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가속화시키는 생활 습관으로는 불균형한 식사, 부족한 신체 활동, 높은 스트레스, 초가공식품 섭취, 미디어 중독 등이 있다. 정희원 교수는 자본주의의 편안함을 3040세대의 가속노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몸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쾌락에 중독된 환경이 노화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많은 현대인들이 도파민 중독에 노출되었다.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필사적으로 쾌락을 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자극을 좇을수록 뇌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축소된다.


가속노화가 진행되면 콜라겐이나 엘르사틴 단백질 섬유를 변형시켜 깊은 주름과 안색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포화지방, 오메가6 지방산 함유량이 높은 육류, 유제품, 버터, 옥수수기름, 콩기름, 소시지, 햄, 시리얼, 과자, 라면, 통조림, 탄산음료, 레토르트 식품 등 초가공식품을 피해야 한다. 단순당과 정제곡물을 피하고, 신선한 녹색 잎채소와 달지 않은 과일과 치즈와 붉은 고기를 섭취해야 하며, 올리브 오일로 바꾸어야 한다. 이로 인해 인슐린 체계가 교란되지 않으며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혈중 활성산소를 감소시켜 만성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구텐탁 코리아)



도파민 중독의 악순환


자극적인 음식 섭취와 강렬한 숏폼 콘텐츠 소비는 빠른 시간 내에 강렬한 자극과 쾌락을 주지만, 그만큼 중독에 쉽게 빠지게 한다. 뇌는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져 사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도파민은 뇌세포에 쾌락이나 즐거움 등의 신호를 전달하여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데, 도파민 중독은 쾌락을 주는 도파민을 지나치게 갈구하는 현상을 말한다. 뇌에 일정량의 도파민은 필요하지만, 도파민이 과다 분비될 경우,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기능이 퇴화되고, 뇌의 끊임없는 자극들로 인해 강박증, 우울증,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에 취약해진다.


정희원 교수는 "쾌락을 좇을수록 노화의 지름길로 빠져들며 중독에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고자극 요소를 택했지만 반대급부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다음 날 스트레스 호르몬을 더욱 증가시킨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높을수록 전두엽 기능은 감소하고, 편도체가 활성화되어 자극적인 것들을 갈망하게 되는데, 전두엽 기능이 떨어진 뇌는 충동 조절이 어려워 절제하지 못하고 더 강렬한 자극들을 쫓게 된다. 결국 도파민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드는 것이다.


(사진=KB Think)


정희원 교수는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적인 습관의 선순환을 만들 것을 권고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저속노화 식단을 지키고, 조금씩 운동을 함으로써 스트레스 호르몬 레벨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 날 스트레스 호르몬 레벨은 더욱 낮아지고 기름지고 단것도 덜 당기게 된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레벨이 낮아지고, 뇌가 맑아진다. 또한 전두엽 기능이 좋아지며 편도체가 가라앉기 때문에 생활 습관도 더욱 좋아진다"라고 말했다.


MZ세대의 가속노화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저속노화로 균형 잡힌 식단, 활발한 신체 활동, 낮은 스트레스, 채소와 원재료 식품 섭취, 미디어 최소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건강한 족쇄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노화를 늦추며 뇌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결론적으로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선순환의 시작이 될 것이다. 


(사진=메디칼업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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