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한국 경제 ‘직격탄’ㅣ밸류체인타임스

이지유 칼럼니스트
2026-05-16
조회수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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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이지유 칼럼니스트] 중동에서 벌어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제 경제가 거대한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처럼 단기에 마무리되길 기대했지만, 이란의 강한 저항과 비대칭 전력 앞에 전황은 소모전으로 굳어지고 있다. 막대한 전비와 군사적 손실은 매몰 비용의 함정을 형성하며 미국의 외교·군사 정책 결정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쟁의 여파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 정치 리스크로도 직결된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표심과 직결되는 민감한 변수다. 전쟁 이전 배럴당 70달러 수준이던 국제 유가는 최근 100달러를 돌파하며 40% 이상 급등했다. 이란을 압박하려던 군사 행동이 오히려 미국 경제와 지지율을 갉아먹는 역풍을 낳은 셈이다. 고물가를 체감하는 유권자들의 불만은 트럼프 정부를 향한 정치적 압박으로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


종전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미국이 대선 전 명분 있는 퇴로를 마련해 협상을 타결하는 시나리오, 그리고 승패 없이 국지전이 지속되는 장기 휴전 시나리오다. 최악의 경우 전면전으로 확산돼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를 고물가·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몰아갈 것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이 불확실성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한국은 원유 도입량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한다. 유가 상승은 즉각 국내 제조 원가와 물가를 끌어올리는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순히 주유소 기름값이 오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물류비 상승이 식료품을 비롯한 생활 물가 전반을 자극하며 서민 가계의 실질 소득을 잠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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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산업계 타격도 심각하다. 석유화학·철강·물류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은 원가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나프타를 원재료로 쓰는 석유화학 업계는 수출 단가보다 원가 상승 폭이 더 커지자 가동률을 낮추는 비상 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이는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지고, 원화 가치 하락과 환율 상승이라는 금융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가계와 기업 모두를 옥죄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은 계속 밀리고 있으며, 고금리 환경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증시는 침체되고,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줄이는 보수적 경영으로 돌아서고 있다. 경제 전반의 활력이 꺼져가는 모습이다.


결국 이 전쟁이 언제 끝나느냐는 문제는 한국 경제의 안정과 직결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고물가·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구조적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과 유류세 인하 등 단기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중동 중심의 에너지 공급 구조를 다변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구조적 전환 없이는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에 반복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수가 된 시대, 정부와 기업은 최악을 가정한 대응 전략을 갖춰야 한다. 실제로 덴마크는 1970년대 오일쇼크를 계기로 에너지 정책을 전면 재편해 현재 전력 생산의 50% 이상을 풍력으로 충당하고 있다. 


일본 역시 후쿠시마 사태 이후 에너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국가 전략으로 삼아 LNG 수입선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병행해왔다. 한국도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원자력 등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 외부 분쟁 충격을 줄이는 핵심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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