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팬데믹이 야기한 변화ㅣ 밸류체인타임스

김혜선 기자
2022-02-17
조회수 3097

[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후 뉴스에서 ‘팬데믹pandemic’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됐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팬데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우리말로는 '(감염병) 세계적 유행'이다. WHO의 팬데믹 선포 사례는 3번이었는데 1968년 홍콩 독감, 2009 신종플루, 2020 코로나19다.



코로나 19는 사회 곳곳을 변화시켰고 또 변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디지털화의 가속화다. 역사에서 반복되듯이 기술은 삶을 편안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동시에 경제적 양극화, 고용불안, 인간 소외 문제도 유발하고 있다. 허태욱교수의 「팬데믹 시대 디지털 전환과 지속 가능발전」 에 따르면 지금 우리는 ‘VUCA’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변동성(Volatility) 이 크고 불확실(Uncertainty)하며 복잡성(Complexity)과 모호성 (Ambiguity)이 극대화된’ 시대라고 설명한다.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각종 신조어들도 생성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언택트’,’온택트,‘,’뉴노멀‘등이다.



코로나19는 디지털화라는 역사적인 흐름의 방향은 그대로 유지했으나 속도의 급격한 가속화를 일으켰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더불어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원격진료 등이 보편화됐다. 이태수 명예교수의 「팬데믹의 충격파와 시대의 전환」에 따르면 ’재택근무의 선택지는 모든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 아직은 오직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꼬집는다. ’몸을 직접 노동 현장에 투입하여 일을 해야 하는 사회적 약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킬 수 없는 공사판, 택배회사의 창고, 콜센터와 같이 밀집된 환경에서 역병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인다. 즉 사회적 약자는 비대면 방역에서 밀려날 뿐 아니라 비대면 수업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장비 마련의 경제적 부담으로 온라인 세계에서 더욱더 소외된다.



코로나19는 사람과의 관계를 바꿨다. 관계는 사람과의 거리를 결정한다. 가장 가까운 사이는 45센티미터 이내에 들어오는 관계다. 연인이나 가족 등이 해당되는데 의료진은 치료의 필요시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존재다. 하지만 확진자가 되는 순간부터 거리의 관계는 깨진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했다면 검사뿐 아니라 격리까지 이어진다. 일상에서는 마스크로 무장하고 서로를 마주해야 하고, 확진자 치료를 하는 의료진은 보호복과 보호 장구로 모든 틈을 막고 확진자를 대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일상뿐 아니라 치료방식과 간호도 변화시켰다.



                                                                                              [간호사의 단상 : 팬데믹이 야기한 변화 / 밸류체인타임스 / 사진출처 : Unsplash]




인간은 신체를 가졌기에 온라인으로 충족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 즉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젊은 남녀는 서로 만나야 한다. 처음 시작은 온라인으로 시작됐다 하더라도 오프라인으로 이어져야 관계는 깊어진다. 안마 기계가 아무리 훌륭하게 발전했다고 해도 사람이 직접해주는 마사지숍이 유지되는 이유는 사람의 손맛을 느끼고 대화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확진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감염 확률의 감소와 자원관리에도 효율적이다. 격리병실에 한번 들어갈 때마다 착용해야 하는 보호복과 보호장구는 구비뿐 아니라 폐기에도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현재 모든 병원에서는 의료진의 입실을 최소화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초기에 무인 병원이 운영됐다. 격리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식사와 침구류, 약 등의 제공이 음식점에서 볼 수 있는 서빙 로봇에 의해 이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격리 환자들의 개인 택배 물품들을 배송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보호복을 입는다. 택배 물품을 정리하는 것이 코로나19와 더불어 간호사의 업무로 추가되었다. 환자의 사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입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나고 숨이 차는 보호복을 입어야 한다. 꼭 의료진이 입실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로봇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생활 전반에 비대면과 무인 시스템은 더욱더 확산될 것이다. 키오스크, 무인카페, 로봇 바리스타 등은 어느덧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다.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잠시 주변을 돌아보는 마음이 필요하다. 지금도 현금지급기 사용을 못 하거나 키오스크에서의 주문을 어려워하는 노인들이 많다. 때마다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것도 부담이 되기에 위축감이 심해진다. 변화의 흐름의 변방에 있는 이들을 돌아보고 소외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은 진정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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