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간호사에 대한 이미지 ㅣ 밸류체인타임스

김혜선 기자
2022-02-10
조회수 5724

[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2020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다. 몰아치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힘든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들에 대한 수고로움과 고마움을 전국민 차원에서 표현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과 맞지 않게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는 간호사 성적 대상화로 논란이 됐다. 뮤직비디오에서 해당 그룹의 가수는 밀착되는 간호사 유니폼과 헤어 캡, 빨간 하이힐을 신고 등장한다. 또한 넷플릭스 상영작 '새콤달콤'의 여주인공 '다솜'이 간호사로 나오면서 병원 내 흡연, ‘오빠’라는 부적절한 환자 호칭 사용, 환자와 병실 침대에 같이 누워있는 장면 등에서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됐다.




  [간호사의 단상 : 간호사에 대한 이미지 / 밸류체인타임스 / 사진출처 : Unsplash]



영화의 간호사 이미지 실추 부분에 대해 대한간호협회에서는 해당 매체에 공문 조치했다. 병원 현장에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며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멈출 것을 요구했다. 미디어에서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가 반복될수록 상황은 악화된다. 최고의 인기그룹인 블랙핑크였기에 파장은 컸다.



대한간호협회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조사하여 2018년 2월 발표한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직장에서 성희롱 또는 성폭력을 당했다는 대답이 18.9%였다. (기간 : 2017.12.18.-2018.01.23, 참여인원 : 7275명) 4년이 흐른 지금도 간호사들에 대한 성희롱은 진행 중이다. 간호사는 전문 의료인임에도 여성이 많다는 이유로 성적 대상화 노출, 전문성 의심 및 보조 역할에 불과하다는 부당함을 겪었다.



때문에 ‘간호사의 이미지‘에 대한 논의와 개선을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진행됐다. 2015년 2월, 병원간호사회 주관으로 「간호사 이미지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2014년에 시행한 '간호사의 이미지에 대한 조사연구' 결과를 확산시키고 간호사에 대한 이미지 파악과 개선을 위한 대안 모색의 자리였다.



발표자인 중앙대 간호대학 염영희 교수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일반인들은 간호사에 대해 책임감은 있지만 약하며 순종적이고 전문직인 이미지는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 당시 미디어에서 간호사가 드라마의 보조 인물, 주변 역할, 성적인 대상으로 묘사되는 비율이 높았고 그로 인해 일반인들의 이미지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조사 내용에 따르면 2000-2013년 동안 총 16개 방영 드라마에서 간호사는 극 중에서 93.8%가 보조 인물, 혹은 주변 역할로 묘사됐고 전문직으로 나온 경우는 25%에 불과한 걸로 나타났다.



대중매체에서 그려지는 이미지는 간호사에 대한 인식에 깊은 영향을 준다. 논란이 된 의상과 간호사의 전문직에 맞지 않는 태도 등이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해당 직종 종사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로 사회적으로 ‘덕분입니다’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간호사에 대한 고마움을 알렸지만 현실에서는 아직도 간호사를 ‘아가씨’, ‘저기요’, ‘아줌마’, ‘야’라고 부르거나 반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에서 간호사를 성적 대상으로 비추면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실망감과 씁쓸함은 회복되기 어렵다.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는 바꾸기 어렵다. 코로나19이후 많은 매체에서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간호사를 지켜봐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디어로 간호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환자를 현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처음부터 관계 형성이 쉽지 않다. 전문인으로 간호사를 대하는 것이 아닌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기에 신뢰 있는 관계 형성 자체가 어렵고 치료 과정도 순탄치 않다. 단순히 간호사만을 위한 것이 아닌 치료를 받는 환자를 위해서도 간호사의 전문성과 역할 중요성에 대한 홍보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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