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등에서 다각화된 제품을 거느린 제국으로, 1위 매출을 추월한 세기의 2인자 펩시 | 밸류체인타임스

서반석 칼럼니스트
2023-07-22
조회수 13940

출처=(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서반석 인재기자] 시장에서 업계 1위가 가지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많은 기업은 2위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혁신의 아이콘 애플에 밀려 항상 2등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삼성과 구글. 러닝화 열풍으로 스포츠 웨어 업계의 압도적 1위로 등극한 나이키에 밀린 업계 2위 아디다스. 가장 대표적인 2인자는 100년이 넘도록 코카콜라와 경쟁 중인 펩시콜라일 것이다.


후발주자 펩시는 1898년 설립 이후부터 만년 2등을 탈출하기 위해 줄곧 코카콜라의 뒤를 쫓았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사업 수완으로 탄산음료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요식업계의 이름난 큰손으로 자리 잡은 펩시콜라. 펩시의 마케팅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1893년 '브래드의 음료'를 발명한 캘럽 브래덤은 음료의 주원료 중 하나인 펩신에서 이름을 따와 1898년 '펩시콜라'로 이름을 바꿔 회사를 창립했다. 펩시콜라는 본거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브래드햄은 다른 청량음료회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료 쿠폰, 신문 광고, 또 '펩시콜라 오케스트라'라는 순회 서커스 쇼까지 동원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다.


마케팅 캠페인으로 인지도를 꽤 쌓아 올린 펩시콜라는 청량음료 시장의 선발주자로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던 코카콜라에 1922년과 1931년 매각을 제안했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코카콜라의 인수 거절로 두려울 게 없어진 펩시콜라. 1934년 12온스의 펩시콜라를 6온스의 코카콜라와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초강수를 두는가 하면, 5가지의 탄산음료를 만드는 최초의 탄산음료 분수기를 도입했다.


반값 작전과 새로운 혁신으로 단숨에 14%의 점유율을 보유하게 된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에 이어 확고한 2위의 자리를 다졌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매출을 급상승시켜 다시 한번 우뚝 솟아오른 코카콜라는 펩시의 추격을 따돌렸다. 브랜드 파워를 통해 점유율 격차를 계속 벌려 나가는 코카콜라. 이에 펩시콜라 또한 저렴한 음료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젊은 이미지의 브랜드로 탈피하고자 했던 펩시콜라는 펩시 자판기를 들어 올리는 헬기를 광고 영상에 출현시켰고, 젊은 세대(1950년대 기준)를 펩시 세대라 명명했다. 1950년대 흑백 갈등이 극심해지자 흑인들을 모델로 기용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 나갔다.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와의 세계 시장 점유율 차이를 5배에서 3배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코카콜라는 이를 계기로 펩시콜라를 라이벌로 의식하기 시작했다.


펩시는 마케팅 전략으로 성장을 지속했지만, 코카콜라와의 차이는 여전했다. 펩시콜라는 1973년 역사에 남을 '펩시 챌린지' 캠페인을 기획한다. 코카콜라 신봉자들을 모아 블라인드 테스트 형식으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비교하게 한 것이다. 52%의 참가자들이 펩시콜라가 더 맛있다고 답변했다. 이 광고로 펩시의 매출은 수직 상승했다. 코카콜라와 3배 이상 차이 나는 점유율은 1.5배로 대폭 줄었다.


다이어트 콜라의 실패와 펩시콜라의 압도적인 성장세로 불안을 느낀 코카콜라는 무리수를 두며 악재가 겹쳤다. 펩시 챌린지를 모방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출시한 '뉴 코크'가 약 50만 회의 항의를 받으며 실패한 것이다. 굳건했던 1일인자의 왕좌가 흔들리자, 펩시콜라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 웰빙이 유행하자 비만의 원인으로 탄산음료가 지목되었다. 탄산음료를 기피하는 소비자의 추세를 감안해 펩시콜라는 탄산음료의 비중을 낮추고 과일주스, 시리얼 등 건강식품에 투자하는 사업 전략을 고안했다. 2004년 펩시콜라의 전체 매출은 292억 달러로 코카콜라의 219억 달러를 처음 앞질렀다. 2005년부터는 시가총액과 순이익도 코카콜라를 앞질렀다.


펩시콜라는 상품 다각화를 통해 꿈에 그리던 음료 업계 1위에 올라섰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치열하게 경쟁해 온 펩시콜라. 차별을 두기 어려운 탄산음료 업계에서 차별화를 이뤄내는 혁신, 전통을 배척하고 젊음을 추구하는 마케팅, 맛과 상품의 다양성이 지금의 펩시콜라를 만들었다. 펩시콜라의 정열과 도전 정신이 음료업계 시장과 요식업, 그리고 코카콜라에 어떤 자극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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