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자 매리언 울프, “디지털 매체가 글을 읽지 못하게 한다" | 밸류체인타임스

권예원 칼럼니스트
2024-03-25
조회수 3028

[밸류체인타임스=권예원 칼럼니스트] 어린 시절 우리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들어왔다. 초등학교를 다닐 땐 아침 시간 독서가 필수였고, 중고등학교는 학생부에는 한 학기 동안 읽은 책을 적는 칸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에 대해 익히 들었지만 그 누구도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준 기억은 없다.


소수의 사람들은 디지털 시대에 독서는 구시대적인 행동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독서는 선택일 뿐 우리 삶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인지과학자인 매리언 울프는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독서는 필수적인 행동’이라고 말한다. 울프 박사는 “디지털 매체로 읽는 행위가 뇌의 읽기 방식을 바꾸어 글을 읽기 어렵게 한다”라고 말한다.

사진출처:unsplash


미디어 매체 속 빠르고 간결한 글 읽기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길고 어려운 글을 읽기 싫어한다. 싫어할뿐더러 긴 글을 읽지 못한다. 취업포탈 인크루트에서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문해력과 어휘력에 대해 조사했다.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문해력과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답한 사람들에게 “학창 시절보다 글을 읽는 수준이 낮아졌는가?”는 물음에 89.9%가 그렇다고 답했다.


문해력이 낮아진 이유에 대한 답변으로 메신저, SNS 활용으로 단조로워진 언어생활이 95.4%로 가장 많았다. 우리는 쉽게 검색할 수 있는 미디어의 등장으로 더 멍청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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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언 울프 박사의 저서 <다시,책으로>에서는 울프 박사가 뇌과학 연구를 통해 현대인들의 뇌 읽기 회로가 사라져 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연구 결과에 충격을 받은 울프 박사는 자신의 글읽기 회로를 확인하기 위해 좋아했던 소설을 읽어보게 된다. 


하지만 울프 박사는 전처럼 소설을 읽지 못했다. 자신 또한 미디어를 통해 받은 영향으로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이었다. <다시,책으로>는 울프박사가 다시 읽기 회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책에서는 집중력과 문해력, 어휘력이 낮아진 사람들에게 ‘깊이 읽기 훈련’을 권장한다. 울프 박사가 말하는 깊이 읽기 훈련은 겉핥기 식으로 읽는 것이 아닌 문장을 곱씹고 긴 문장을 끝까지 읽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자주 사용할수록 말랑말랑해진다. 학습을 통해 뇌를 진화시킬 수 있다. 새로운 자극은 뇌의 뉴런의 새로운 연결망을 늘릴 수 있다. 반대로 자주 쓰지 않는 연결망은 차단시킨다. 전문가들은 뇌를 계속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원시인처럼 변해 본능적인 행동을 추구하게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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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문가들은 독서가 우리의 뇌를 ‘집중’의 상태로 전환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꾸준히 책을 읽는다면 ‘집중’의 연결망이 늘어나고, 책을 읽지 않는다면 뇌는 다시 산만해진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 의대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대 등 국제 연구팀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독서를 하는 동안 전두엽과 측두엽 간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독서가 이해력과 언어 능력 등 뇌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이유는 여러 뇌신경 회로가 짧은 시간 동안 상호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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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뇌는 글을 읽는 동안 문장의 맥락을 파악하고, 맥락을 파악한 동시에 각 단어 하나의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활성화된다. 책을 읽고 글을 읽을수록 뇌의 활성화가 빨라지는 이유다.


어린 시절 강제로 책을 읽은 기억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독서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어 짧은 글 읽기에 중독되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짧은 글이 아닌 긴 글을 읽을 수 있는 집중력과 문해력이다. 독서를 통해 문해력과 집중력을 길러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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