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칼럼] 새 일본 역사교과서, 위안부와 강제 징병에 대해 왜곡하다 | 밸류체인타임스

이아림 칼럼니스트
2024-03-23
조회수 2281

[밸류체인타임스=이아림 칼럼니스트] 역사란 무엇일까? 역사란 실제로 일어났던 일, 인류가 남긴 물질문명과 정신적 유산을 아우른다. 또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역사적 정체성과 역사 속 업적을 계승하여 부끄러운 과거를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역사'라는 이름을 달고 정부의 이익을 위한 '거짓말'을 그들의 정체성과 계승해야 할 역사로 인식시킨다면 외교 간의 상호미래가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일본이 22일, 내년부터 쓰일 중학교 교과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역사'라는 정의와 다르게 독도 영유권, 위안부, 강제 연행 등에 대해 일본은 숨기기 급급했다. 교과서에는 '처리 마친 오염수'를 '오염수를 처리한 물'로 변경되고,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내용이 포함된다.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는 타율적이고 정체적인 역사로서 한국사를 식민사관으로 정의 내렸다. 식민사관의 부활은 고대사 왜곡의 심화, 식민지 근대화론을 노골적으로 서술한 것이 큰 특징이다.


일본 국기 국가 무료 사진

(사진=Needpix.com)


또한 일본의 침략전쟁이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에 대항한 것이며, 아시아 국가들의 독립을 지향했고, 이로 인해 독립의식을 고취시켰다는 뉘앙스로 서술되어 있다. 교과서에는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은 눈을 씻어도 찾을 수 없을뿐더러 수많은 이들의 목숨과 아픔만을 남긴 끔찍한 전쟁을 미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982년, 일본 교과서 검정 결과가 한국과 중국에 전해지며, 외교 분쟁으로 번진 사례가 있었다. 이 파동은 '근린제국조항'이라는 검정기준을 신설하며 잠잠해졌다. '근린제국조항'은 일본의 '터무니없는'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한 조항으로 이웃 아시아 국가 간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데 있어 국제이해와 국제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를 할 것을 명시한 검정기준 중 하나다.

그러나 올해 검정 통과된 사회과 교과서에서는 '근린제국조항'이 사문화되었다. 역사적 사실은 있는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다지만, 교과서의 역사적 사실을 기술함에 있어 중일전쟁의 발발 원인을 중국에게 책임 전가하는가 하면,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의 공동연구 결과로 폐기됐던 '임나일본부설'을 부활시키는 등 자국 중심 역사 서술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때 임나일본부설이란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 백제·신라에 의해 독립을 위협받던 가야국과 일본계 체류자들이 야마토국에 보호를 청했고, 일본의 야마토 정권이 한반도 남부의 임나 지역에 통치기구인 임나일본부를 세워 지배했다"라는 학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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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ikimedia Commons)


교과서에서는 독도의 억지 영유권 주장을 사실화시키며, 식민 지배의 가해 역사는 노골적으로 은폐했다. 교과서에는 '시마네현의 독도를 대한민국이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어, 일본이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 '1905년 메이지 정부가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이름 붙여 시마네현에 편입했으며, 일본이 외교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1952년, 한국 정부가 독도를 편입했다'라는 등의 내용을 실었다. 독도의 영유권이 일본에 있다는 억지 주장을 자기합리화시키고 있다.

10년 전 교과서에는 일본이 강제로 끌고 가 수모를 당한 위안부와 강제징병에 대한 표현을 “끌려왔다”, “강요 당했다”라고 명백히 서술되어 있었다. 그러나 새 교과서에는 “일부 조선인과 대만인이 고된 환경에서 일했다”라고만 서술되어 있다. 심지어 종군 위안부에 대해 ‘일본이 조선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간 적이 없으며, 위안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받고 일한 것’이라는 등 왜곡된 내용을 서술했다. 이에 대해 최종 검정이 통과된다면, 외교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진정한 사과는 글로 덮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일본 정부는 어쩌면 그 역사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시간이 흘러 상처로 인한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 부끄러운 과거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양국 간에 더 나은 관계를 도모하며, 진실한 역사를 후세에게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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