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와 헤밍웨이 대담] 1장: 삶의 의미, 사랑과 야망 | 밸류체인타임스

서반석 칼럼니스트
202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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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lickr)


[밸류체인타임스 = 서반석 칼럼니스트] 

톨스토이: 상대방을 위해 살아갈 때 그 인생은 의미 있는 것입니다. 제가 쓴 단편소설 [세 가지 질문]에 그 이유가 있지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오. 그 곁에 있는 사람과 앞으로 어떤 관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오, 그렇기에 그 사람에게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오. 타인에게 선을 행하고 사랑을 주고받는 일이야 말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사랑이 없다면 삶의 의미 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요.


헤밍웨이: 사람에게 있어서 삶의 의미란 그 사람이 신념을 가질 때 생기는 것입니다. 마치 톨스토이 씨가 50대 때 참회하고 평생을 남에게 선을 행하며 살기 위해 다짐한 것처럼 말이죠. 톨스토이 씨의 '남에게 베푸는 사랑'의 신념 또한 허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톨스토이 씨의 삶의 의미가 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은 각자만의 뚜렷한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으로부터 오는 사명감과 책임감은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죠.


톨스토이: 인간이 자신의 지성으로 가질 수 있는 신념에는 한계가 존재해요. 내가 [바보 이반]에 야망과 명예, 그리고 돈에 집착한 이반의 두 형의 이야기를 담은 이유요. 어느 것에 따라 신념을 형성해 나가느냐가 중요하지요.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은 우리가 죽으면 다 사라질 뿐이오. 우리가 죽어서도 그 발자취를 남길 수 있는 사랑과 선행은 인간에게 비로소 진정한 삶의 의미를 줄 것이오. 가족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우정, 이웃과의 정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의미라 볼 수 있지요.


헤밍웨이: 톨스토이 씨의 말에도 일리는 있지만, 인간이 그리 나약한 존재는 아닙니다. 사랑과 선행 말고도, 수많은 동기부여가 존재합니다. 희망이나 의지와 같은 많은 감정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죠. 남을 위해 사는 것도 물론 도덕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러나 내가 뭘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 꿈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인간에게 궁극적인 목표를 줍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삶의 희로애락을 경험하고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이죠.


톨스토이: 개인적인 목표와 꿈이 있는 것은 우리 인생의 방향을 정해줄 순 있습니다. 인간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아도 때때론 공허함을 느끼죠. 헤밍웨이 씨도 젊은 시절부터 꿈을 위해 살고, 많은 쾌락과 부족함 없는 삶을 살았음에도 그 끝은 비극적이었잖소?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이오. 그 사랑을 받기 위해선 먼저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이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소. 서로를 지탱하고 그 유대감이 점점 단단해져야만 비로소 자신의 목표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것이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겠군요. "인간은 파멸할지언정 패배할 순 없다." 최선을 다한 삶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것입니다. 노인에게 남은 것은 앙상한 뼈만 남은 청새치였지만, 그럼에도 그는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잠에 들죠. 물질은 결국 우리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죠. 노인은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바닷가로 나갈 것입니다. 꿈이 물거품으로 변해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인생>입니다.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제목이 '사람은 왜 사는가?'가 아닌 이유는 결국 우리를 살게 만드는 '무엇'이 결국 삶의 원동력이자 의미로 자리 잡기 때문이오. 사람의 마음속엔 사랑이 있고,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오. 그렇기에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을 공유하며 살 수밖에 없소.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 노인 또한 소년 마놀린의 진심 어린 관심과 걱정 덕에 다시 바다로 나갈 용기를 얻지 않았소? 인간은 서로 사랑해주는 존재가 없으면 살 수 없소. 그렇기에 사랑은 삶의 이유이자 의미요.


헤밍웨이: 노인을 다시 바다로 이끈 것은 소년의 공도 크지만, 노인의 희망과 의지가 더욱 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사람을 이끄는 것은 꿈과 희망입니다. 사랑과 응원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연료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인간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지만,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야망입니다. 저는 사랑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왔지만, 위대한 인간으로 성장했습니다. 삶의 의미는 사랑이 아닌 인간이 직접 경험하며 이뤄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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