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물리적 시간을 얼마나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바꾸고 있는가 l 밸류체인타임스

김혜선 기자
2024-04-23
조회수 4709

[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니체가 이야기하는 ‘어린아이’의 정신은 ‘낙타’와 ‘사자’의 단계를 거쳐서 만나는 최상의 단계다. 의무와 복종의 낙타, 자신의 의지와 결정을 발휘하는 사자를 지나 자유로운 어린아이의 단계. 여기에서 말하는 어린아이는 틀을 넘어서는 자유로움과 호기심을 뜻한다. 누구나 어린아이의 단계를 꿈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분명해지는 생각이 한 가지 있는데, 그건 바로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사는 것도 괜찮다는 걸세.” [보도 섀퍼 저, 『나는 해낼 수 있다』 p. 24중에서]

 

 

누군가의 성공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아는 사람의 성공은 왠지 모르게 불편하다. 나와 별반 다를 것 없었던 그가 차원이 다르고 범접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변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도전과 시도를 막는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진정 나를 위한 조언인가? 그렇지 않다. 다른 세계로 도약하고 성장하는 내가 불편하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수준인 지금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unsplash]



그랜드 카논의 책 『집착의 법칙』에는 “당신이 있는 방에서 당신이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면 잘못된 방에 있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나온다. 자주 만나는 5명의 평균이 나의 수준이라 할 때 만나는 사람과 환경을 업그레이드해야 성장한다. 익숙함이라는 달콤함을 물리치고 평균과 ‘이 정도면 괜찮아.’라는 생각을 넘어서야 한다. 익숙한 과거의 나와의 분리는 어렵지만 필수적이며 사자로서의 자유의지와 적극성이 발휘되어야 한다.

 

 

흘러가는 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인 ‘카이로스’로 바꾸는 과정은 의지와 노력으로 빚어진다. 나의 시간을 주인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 ‘카이로스’다. 어떤 분야든 정상에 오른 사람이나 천재들은 설렁설렁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지금 이 시간을 오롯하게 전력을 다해 지루할 정도로 반복하여 치열하게 채워갔다. 어느 순간 천재로 나타난 것처럼 보이지만 당사자의 하루하루는 치열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날들이었다.

 

 

카이로스의 시간이 많아질수록 삶은 밀도 있고 충만해진다. 잘 사는 건 얼마나 많은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채워졌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카르페 디엠은 현재만 즐기는 ‘욜로(You only live once)’의 삶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울러 노력과 치열함을 쏟아부어가며 만들어가는 진행형의 현재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죽음은 역설적으로 현재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도록 한다.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과연 현재의 즐거움만 추구하는 욜로의 삶에 만족할까? 아닐 것이다. 남은 시간을 보다 열심을 다해 살아갈 것이다.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치열하고 충실하게 살아왔다면 충만함과 기쁨을 누린 삶이다. 남들의 기대에 맞춰 살았다면 진정한 나의 삶의 아니다.

 

 

얼마 전 예쁘고 해맑은 후배 간호사가 삼십 대 중반에 하늘로 갔다. 죽음을 마주하면 겸허해진다. 짧은 시간만을 보내고 돌아가는 죽음은 더욱 그렇다. 후배의 부고 소식을 들으며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을 생각했다. ‘지금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가?’, ‘어린아이의 경지에 올라 나의 길을 가고 있는가?’ 지금도 시간은 가고 있다. 후배는 말해준다. 충실하고 치열하게 흘러가는 물리적 시간을 카이로스로 살아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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