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스스로 만들어가는 작품, 행복 l 밸류체인타임스

김혜선 기자
2024-04-12
조회수 3012

[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행복’은 삶의 질과 연결되며 잘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다. ‘행복’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만족과 기쁨은 철저히 주관적이기에 각자의 기준이 다르며 내면의 목소리를 따른다.

 

경제학에서는 가진 것을 욕망으로 나눈 식으로 행복을 나타낸다. 따라서 행복해지기 위해 분자인 가진 것을 늘리거나 분모인 욕망을 줄여야한다. 많은 이들이 행복을 위해 먼저 소유를 늘리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사람의 욕망은 소유보다 더 빨리, 더 크게 확장되므로 가진 것을 늘려도 욕망의 수위가 조절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수많은 철학가들은 말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욕망의 수위를 조절하고 과정에 몰입함으로써 기쁨을 추구하라고 말이다.

 

과정의 몰입은 현재성과 연결되고 현재를 기반으로 한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에만 빠져있거나 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은 행복이 아니다. 살아가야 할 이 세계가 흡족하지 않더라도 내가 발 딛고 있는 곳이기에 ‘지금 여기’를 무시할 수 없다. ‘지금 여기’는 시작점이며 기반이다.





[사진출처 unsplash]



중국 당나라의 고승 조주선사는 “조사(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뜰 앞의 잣나무다.”라고 답했다. 뜻을 이해하지 못한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진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내 앞에 있는 것이란 걸 말이다. 『파랑새』, 『오즈의 마법사』, 『연금술사』에서도 같은 주제를 이야기한다. 지금 누리는 일상과 시간이 행복이며 진리라는 것을 말이다. 행복은 이론이나 체계나 관념, 개념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숨 쉬며 사는 일상이다.

 

일상은 반복되며 반복됨은 지루함을 불러온다.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그의 책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에서 행복과 불행의 가늠자가 ‘지루함’이라고 이야기한다. 덧붙여 ‘시간이 흘러도 식상하지 않고 영구적인 가치로 존재할 수 있는 것(필연성)만이 행복의 대상’이며 필연적 행복의 대상은 결국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알려준다.

 

행복은 기성품이 아닌 수제품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작품이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자기’가 없어서다. 집단의 기준과 이상 혹은 옆집 엄마의 잣대는 내 것이 아니다. 책 또한 마찬가지다. 책은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기에 나의 답이 아니다. 무조건적인 수용대신 저자의 생각을 참고하여 정제하고 나만의 언어로 표출하는 연습을 해보자. 다른 이의 행복은 내 것이 아니며 배우자의 성공이나 자녀의 성적으로 대치될 수 없다. 행복은 주어가 ‘나’이며 현재진행형의 시제로 발로 뛰며 만드는 동사다.

 

김지수 저자의 책 『자존가들』에는 ‘행복은 신기루’라고 이야기한 정신의학자 이근후 선생님의 문장이 있다. ‘잠시 떠올랐다 사라지는 신기루를 좇느라 목마름의 지옥에 살지 말고, 내가 만들 수 있는 작은 즐거움으로 큰 슬픔을 덮고 살라고.’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은가?’에 매달려 자신을 나무라는 대신 지루하지 않은 대상을 찾아 그 안에서 기쁨을 누려보자. 행복은 동사이기에 만들어가는 것이다. 봄날이 피어나는 요즘, 계절의 변화를 알고 느끼며 음미해보자. 일상에서 변화를 알아보고 변화로 인한 낯설음과 예쁨을 즐길 수 있다면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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