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미국 정부가 150조 투자한 영재 교육 정서 교육의 비밀, <결국 해내는 아이는 정서 지능이 다릅니다> | 밸류체인타임스

최선혜 칼럼니스트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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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선혜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최선혜 칼럼니스트] 건강한 정서를 가진 아이가 학습과 삶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결국 해내는 아이는 정서 지능이 다릅니다>는 2023년 8월 31일, 웨일북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며, 저자 김소연은 워싱턴 주립대학교에서 초등 교육 석사를 마쳤다. 김소연은 “사회정서학습법이 꼭 필요하다. 공부 정서부터 또래 관계까지 아이의 긍정적인 학교생활을 이루는 요소들은 결국 내면의 힘과 직결되기 때문”라고 전했다.

사회정서학습의 다섯 가지 핵심 역량
CASEL은 사회정서학습의 핵심 역량으로 ‘자기 인식’, ‘자기 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 형성과 유지’, ‘책임감 있는 결정’을 제시했다. ‘자기 인식’은 흔히 메타인지라고 불리며,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이다. 이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 문화와 가치관 등을 파악하는 것이 포함된다. 자기 인식이 발달된 아이들은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자기 관리’는 다양한 상황 혹은 목적에 맞춰 감정과 생각, 가치관을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이다. 자신이 언제 스트레스를 받는지 잘 아는 아이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미리 마련한다. 예를 들어, 시간 약속에 늦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면, 알람을 여러 개 설정하는 방법이 있다. 어떠한 과제를 완료한 후에 자기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것도 포함된다.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상황을 현명하게 헤쳐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사회적 인식’은 다양한 환경과 문화, 경험을 가진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다. 사회적 인식이 높은 아이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 사람의 의도와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이 모인다’는 말처럼 사회적 인식이 높은 아이는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데 유리하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관계 형성과 유지’는 개인이나 집단의 일원들과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소통 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업무 뿐만 아니라 관계 효율성 또한 높다.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경험한 아이는 사회에서도 더 넓고, 깊은 세상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책임감 있는 결정’은 개인의 행동 뿐만 아니라 사회적 상호 작용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을 가진 아이는 윤리와 사회적 판단을 통해 자신이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는 특징이 있다. 또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온전히 책임지고, 실수에서 배움을 얻는다. 이처럼 자기 인식과 자기 관리가 잘 되는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존중하게 된다. 내 마음의 주인이 된 아이는 대인관계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특징을 보인다.


(출처 = unsplash)


미국 정부의 150조 투자, 그 이유는?
1960년대, 예일대학교의 ‘제임스 코머’ 박사는 학업 성취도가 낮은 두 학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과정에서 부정적인 언어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했다. 예를 들어, ‘뛰지 마’, ‘떠들지 마’를 ‘우리 천천히 걷자’, ‘조용히 하자’로 대체했다. 제임스 코머의 연구는 꽤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1980년대 초반, 제임스 코머 박사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 최하위권의 성적이었던 두 학교의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에서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작은 변화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출처 = unsplash)


선택권이 있는 아이는 책임감을 배운다
미국의 한 학부모 커뮤니티에 흥미로운 글이 게시되었다. 글쓴이의 아이가 방과 후, 연극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선생님이 매번 수업이 끝날 때마다 막대사탕을 나눠준다는 고민이었다. 이 글에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이 있었다. ‘지금 당장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사탕을 금지해도, 결국 아이는 사탕을 먹고 싶어할 거예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사 먹을 방법을 찾을 것이고요. 아이와 함께 왜 설탕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는지 대화를 나눠보면서, 스스로 책임감 있는 선택을 돕는 건 어떨까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경험은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필수 과정이다. 학습에서도 선택권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시켜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집중력이 부족하고, 책임감도 잘 형성되지 않는다. 책임감은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 형성된다. 선택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더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어렸을 때, 자기 결정권을 키우지 않은 아이는 커서 어떻게 될까?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의존하게 된다. 어느 대학을 가고, 어떤 전공을 선택하는지까지 모두 자신이 결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책임감도 점점 희미해지는 것이다. 책임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규칙 만들기’나 ‘체크리스트’, ‘루브릭’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출처 = <감정의 발견>)


내 감정을 알아보는 무드미터
미국의 영재 초등학교 교실 뒤편에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색으로 이루어진 포스터가 붙어있다. ‘무드 미터’라고 불리는 이것은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조절하기 위해 사용된다. 감정 코칭 전문가인 ‘존 가트맨’ 박사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마치 문에 손잡이를 다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요즘 아이들은 질투, 분노, 기쁨, 설렘 등 감정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표현하기보다 두루뭉술한 단어나 유행어로 대체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그것을 다루거나 해소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불편한 감정을 마음 한 켠에 밀어 넣기만 하면, 언젠가 쌓여 있던 감정이 ‘펑!’ 하고 터져 버릴 수밖에 없다. 무드 미터와 같은 도구를 활용해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이름을 붙이는 것은 감정을 조절하고 다루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를 잘 알수록 나를 돌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무드 미터의 x축으로는 감정의 쾌적도를, y축으로는 감정의 에너지 레벨을 나타낸다. 감정이 그래프의 상단에 있을수록, 높은 활력을 나타낸다. 또 그래프가 우측에 있을수록 쾌적한 마음을 뜻한다. 빨강은 화남, 짜증, 긴장 등을 나타내고, 노랑은 흥분, 기쁨, 희망을 의미한다. 파랑은 슬픔, 지루함, 피로감을 뜻하며, 초록은 평온, 만족, 안심을 의미한다. 무드 미터와 같은 시각적인 요소를 사용할 때는 색깔과 함께 정확한 감정의 명칭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 지난 주에 캠핑장에 갔을 때(상황) 정말 설레고 신났어(감정). 다음에 또다시 캠핑장에 가서 행복한 시간(감정), 노란색(무드미터 색상)을 마음껏 즐기고 싶어.”


(출처 = unsplash)


공감력, 모든 것의 시작
공감은 ‘억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억지 긍정’과 ‘억지 조언’은 무조건 피해야 할 영역이다. 예를 들어, 주식 투자로 큰 손실을 입은 친구에게 “적어도 너는 나만큼은 잃지 않았네”라고 말하거나, 키가 작아 고민인 자녀에게 “너 정도면 그렇게 작은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 등이 있다.

또 ‘억지 사과’를 시키는 경우도 피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등을 떠밀어 사과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일단 사과부터 하고 보자’라는 성의 없는 생각으로 ‘미안해’나 ‘죄송합니다’를 외치는데 급급하다. 자녀가 친구와 갈등을 겪을 때, 무작정 사과를 시키기보다 상대 아이의 몸짓이나 표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정으로 연결해 주어야 한다. 공감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결국, 아이들의 성공과 행복은 단순한 학업 성취를 넘어 정서적 지능에 크게 좌우된다. <결국 해내는 아이는 정서 지능이 다릅니다>는 이러한 정서 지능이 어떻게 아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부모와 교육자는 아이들에게 지식뿐만 아니라 내면의 힘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과 조화롭게 소통하며, 주체적인 삶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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