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운 영화 관람료, 그리고 새로운 선택지 OTT | 밸류체인타임스

김민찬 칼럼니스트
2024-07-14
조회수 2271

[밸류체인타임스=김민찬 칼럼니스트] 과거 극장은 가족, 연인, 친구, 혹은 혼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장소였다. 하지만 현재 극장의 영화 관람료는 14,000원대에 이르러,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즐기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었다. 심지어 OTT라는 신흥 강자가 등장하면서,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영화 관람료 인상 문제


코로나 팬데믹은 영화계의 재앙 그 자체였다. 배우나 감독도 코로나로 인해 촬영이 어려웠으며, 촬영을 마치고 영화를 공개하더라도 극장에 와서 영화를 보려는 관객은 적었다. 2020년 당시 국내에서는 하루 25,000명 정도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2004년 이후 역대 최저 수치를 보였다. 이로 인해 많은 극장이 문을 닫고 인사 정리를 단행했다.


극장가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영화 관람료 인상을 선택했다. 2020년 4월부터 CGV를 비롯한 극장들이 영화 관람료를 1,000원가량 인상했고, 이후 극장의 영화 관람료는 3년간 지속적으로 올랐다. 현재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일반석의 가격은 평일 14,000원, 주말 15,000원 정도다.


(사진=CGV의 야구 중계 안내)


영화 관람료 인상은 코로나로 지쳐있던 소비자에게 역효과를 가져왔다. 관객 수는 늘지 않았고 오히려 감소했다. 또한 신작 영화들도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며 영화계는 위기에 처했다. 흥미 있는 작품은 등장하지 않고 영화 관람료가 비싸서 고민에 빠져있던 소비자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등장했다. 바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는 OTT였다.


새로운 선택지, OTT


OTT는 한 달 동안 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가격으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극장에서는 일반석이 14,000원대 가격인 것을 비교하면 OTT의 가격은 소비자에게 매우 합리적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스포츠 중계, TV 방송 VOD 등을 즐길 수 있어 OTT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동안 자가 격리로 인해 극장보다 OTT를 통해 영화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OTT는 최신 영화가 올라오는 속도도 빠르다. 조금만 기다리면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으니 극장은 OTT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조용한 영화를 볼 때 극장에서처럼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바스락거리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가족과 수다를 나누며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편의성도 있다.


OTT는 극장은 물론이고 TV 정규방송까지 위협했다. 놓친 방송도 OTT에서 VOD로 돌려보고, 내가 보지 못한 장면만 찾아볼 수도 있다. OTT는 알고리즘을 통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OTT 시장은 점차 커져 갔다.


위기의 극장 영화, OTT에 대한 극장의 대응 방안


극장은 OTT에 의해 명백한 위기에 처했다. 일부 영화나 드라마는 OTT 오리지널 시리즈로서 OTT에서만 공개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극장가에는 OTT를 대응할 방안이 필요했다. 


문화가 있는 날 확대


문화가 있는 날은 2014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5시에서 오후 9시에 해당한다. 이 시간에는 영화 관람료, 공연 관람료 등을 할인받아 즐길 수 있다. 문화가 있는 날에 영화 관람료는 기존 가격의 반값인 7,000원이다. 이를 매주 수요일로 정하면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문화의 날 확대에 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단편 영화와 스포츠 중계


CGV에서는 단편 영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손석구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밤낚시>는 13분의 러닝 타임을 가진 단편 영화로, 단돈 1,000원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방식으로 홍보되었다. 영화의 평도 “짧은 시간에 깊게 몰입시킨다”라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극장에서 야구와 같은 스포츠 중계를 매주 토요일마다 지원해 주는 등의 방식도 도전해 보고 있다. 극장에서의 야구 중계는 경기 예매를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진=영화 밤낚시의 스틸 컷)


좌석 차등 요금제


좌석 차등 요금제가 부활한다는 소문도 있다. 좌석 차등 요금제는 영화관의 좌석을 이코노미, 스탠다드, 프라임이라는 세 구역으로 나누어 각기 좌석마다 가격을 다르게 측정하는 것이다. 다만 과거의 좌석 차등 요금제를 악의적으로 이용한 사례가 있어 좌석 차등 요금제 부활 여부는 미지수다.


좌석 차등 요금제가 적용됐던 당시, 이코노미와 그보다 비싼 좌석을 예매한 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비싼 좌석을 취소하고 비싼 좌석에 앉는 ‘메뚜기 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영화 시작 전 예매를 한 사람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싼값에 비싼 좌석을 노리는 사람들로 인해 좌석 차등 요금제는 2020년 1월 폐지됐다.


관람료 상승과 소비자 선택 변화


영화 관람료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영화를 선택할 때 평가가 좋거나 유명 배우가 등장하는 작품, 유명 감독이나 각본가가 연출한 작품 등 대중에게 입증된 작품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영화 관람료가 낮을 때에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영화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영화 관람료가 높아지며 OTT나 유튜브를 통한 다른 사람의 후기 등을 보고 만족하는 경우가 늘었다.


현재 상황을 비춰봤을 때 극장이 OTT를 이기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극장이 최소한의 욕심도 남기지 않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갖춰준다 하더라도 OTT의 편의성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마음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CGV에서 선보인 단편영화 <밤낚시>와 야구 중계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극장만의 영역인 3D, 4D 영화는 OTT가 침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극장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극장 고유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극장에서는 OTT가 줄 수 없는 분위기와 사운드, 관객에게 전해지는 몰입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소리에 관해서는 집에서 보는 OTT보다 극장에서의 몰입감이 우세한 편이다. 극장이 극장만의 특성을 살리고 소비자들을 위해 낮은 가격으로 운영된다면, 극장 문화는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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