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회사를 사들이는 이유, M&A | 밸류체인타임스

권예원 칼럼니스트
2026-07-05
조회수 174


[밸류체인타임스 = 권예원 칼럼니스트] 경제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키워드가 있다. 바로 인수합병, M&A다. 인수합병이란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두 개 이상의 기업이 법적으로 합쳐지는 경영 전략이다.


단순한 기업 간의 거래를 넘어 현재의 경제 상황을 읽는 지표이자 미래 시장의 판도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신호로 꼽히는 M&A. 기업들은 왜 막대한 자금을 들여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것일까? 그 이면에는 크게 5가지의 전략적·재무적 동기가 숨어 있다.



시너지 효과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너지 효과'다. 시너지란 두 기업이 합쳐졌을 때 각각 존재할 때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M&A의 가장 전통적인 명분이기도 하다.


시너지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비용 시너지다. 중복된 기능을 통합해 운영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인사팀·회계팀·법무팀을 하나로 합치고, 공장과 물류망을 공유하면 고정비가 낮아진다. 생산 규모가 커질수록 제품 하나당 생산 비용이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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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unsplash


둘째는 매출 시너지다. A기업의 제품을 B기업의 유통망으로 판매하면, B기업의 고객에게 A기업의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다. 이를 교차판매라고 한다. 은행이 증권사를 인수해 예금 고객에게 주식과 펀드를 판매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셋째는 기술 시너지다. A기업의 기술력과 B기업의 데이터, 혹은 A기업의 하드웨어와 B기업의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 새로운 기술 개발이 훨씬 수월해진다.



기술과 인재 확보


두 번째 이유는 기술과 인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술을 처음부터 개발하고 연구하려면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을 사들이면 검증된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한꺼번에 흡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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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unsplash


IT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의 제품이나 매출보다 팀 자체를 데려오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인수 후 기존 서비스를 종료하고 핵심 인력만 흡수해 새로운 부서를 꾸리는 방식이다. 이를 '어크하이어(Acqui-hire)'라고 부른다. 새 팀을 처음부터 구성하고 전문성을 키우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시장 지배력 확보


세 번째 이유는 시장 지배력 확보다. 경쟁자와 싸워 이기는 대신, 경쟁 기업 자체를 사들여 경쟁 구도를 없애는 전략이다. 경쟁사와 맞붙으려면 마케팅비, 가격 인하, R&D 투자 등 다방면에 자원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경쟁사를 인수하면 이러한 소모전이 사라진다. 경쟁사가 줄어들수록 시장 내 영향력과 브랜드 파워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시장 지배력을 위한 인수합병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수평적 M&A는 같은 업종의 경쟁사를 인수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는 방식이다. 다만 독점 우려가 크기 때문에 규제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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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unsplash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병 시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무산된 것도 두 플랫폼의 합산 점유율이 90%를 넘기 때문이었다. 킬러 인수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쟁 스타트업이 위협적인 존재로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사들이는 전략이다. 기존 사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신사업 진출


기존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성장률은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하는데, 성장이 멈추면 주가도 함께 내려앉는다. 이때 기업들은 새로운 산업으로 눈을 돌린다. 하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 처음부터 뛰어드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 이미 해당 시장에서 경험과 기술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면 새로운 산업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스타트업을 적극 인수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5c64c03507128.jpg사진출처:unsplash


이처럼 여러 산업에 걸쳐 사업을 펼치는 대기업을 콘글로머릿(Conglomerate)이라고 부른다. 삼성·현대·LG가 대표적이다. 전자·건설·금융·보험·유통 등 다양한 분야가 하나의 그룹 안에 묶여 있는 구조다. 한 산업이 불황에 빠져도 다른 산업이 버텨주는 분산 효과가 있다. 다만 핵심 역량 없이 지나치게 많은 분야에 퍼지면 산업 경쟁력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재무적 동기


마지막 이유는 재무적 동기다. 경영 전략과 별개로, 순수하게 재무적 목적에서 M&A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차입매수(LBO, Leveraged Buyout)는 사모펀드가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인수 대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해 기업을 사들인 뒤, 경영 효율화로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전략이다.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패하면 부채 부담이 커져 기업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세금 절감도 재무적 동기 중 하나다. 적자 기업을 인수하면 이월결손금을 활용해 과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익을 귀속시키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최적화하기도 한다.


0f0068ea34ebf.jpg사진출처:unsplash


현금 활용 목적도 있다. 현금이 지나치게 많이 쌓이면 주주들로부터 자본 효율성을 높이라는 압박을 받는다. M&A는 유휴 현금을 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M&A는 기업 문화 충돌이나 통합 실패로 오히려 큰 손실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M&A의 약 70%가 당초 기대한 시너지를 실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회사를 사들이는 결정 자체가 아니라, 인수 이후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느냐다. M&A는 단순한 기업 거래가 아니다. 기술 경쟁과 시장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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