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오일'로 다음 세대 에너지 기술 개발의 시간을 번 미국 | 밸류체인타임스

이지유 칼럼니스트
2025-08-30
조회수 3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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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이지유 칼럼니스트] 미국 텍사스 사막 한복판, 예전엔 메마른 사막 같던 곳이 지금은 석유 채굴 장비들로 가득하다. 바로 ‘셰일 오일’ 때문이다. 셰일 오일은 쉽게 말해 단단한 바위 속에 숨어있는 석유다. 마치 스펀지 안의 물처럼 암석 틈새에 촘촘히 스며 있어서 예전 기술로는 뽑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2008년 무렵부터 수평으로 시추하고 고압의 물을 주입해 바위를 쪼개는 '프래킹(fracking)'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 기술 덕분에 미국은 하루 석유 500만 배럴을 생산하던 석유 중견국에서 1,300만 배럴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석유 대국으로 변신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미국이 석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2005년만 해도 미국은 필요한 석유의 60%를 수입하며 매년 막대한 자금이 중동으로 빠져나갔지만, 지금은 오히려 석유를 팔아서 수익을 내고 있다. 


무역수지가 연간 1,000억 달러 이상 개선됐고, 중동 의존도도 크게 줄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미국이 유럽에 에너지를 공급하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도 셰일 오일이 있었다.


셰일 오일은 ‘일자리 제조기’로 불릴 만하다. 석유·가스 산업에서만 60만 명이 종사하며, 평균 임금은 전국 평균보다 2~3배 높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연봉 8~10만 달러를 받는 일자리가 생겼다. 석유 시추 현장 주변에는 식당, 호텔, 운송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관련 서비스업까지 합하면 1,000만 명 이상이 셰일 오일 덕을 보고 있다.


노스다코타주는 그 대표적 사례다. 과거 농업 외에는 산업 기반이 없던 지역이 지금은 전국 최저 수준의 실업률(2%대)을 기록하고 있다. 텍사스 퍼미안 분지의 미드랜드 역시 인구가 급증하고 지방세 수입이 늘면서 도로·학교 등 사회 인프라가 확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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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제조업의 귀환

저렴한 에너지는 제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화학, 철강, 알루미늄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큰 혜택을 봤으며, 해외로 나갔던 공장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은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에탄을 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비가 크게 줄었다. 다우케미컬 같은 대기업이 텍사스 연안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과 소비자의 이익

셰일 혁명은 월스트리트도 움직였다. 2010년대에만 매년 1,500억 달러가 셰일 개발에 투자됐으며,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가 경쟁적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유가가 하락하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적 위험도 크다. 실제로 2020년 코로나19로 유가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다수의 셰일 업체가 파산했다.


한편, 일반 소비자들은 생활비 절감 효과를 누렸다.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고,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전기요금과 난방비가 줄었다. 트럭 운송비가 내려가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완화됐다.


남은 과제

그러나 문제점도 분명하다. 셰일 오일은 생산 단가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으로 유가 변동에 민감하다. 또 프래킹 과정에서 지하수 오염, 지진 위험, 메탄가스 누출 등 환경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다. 전기차 시대 도래와 함께 석유 수요 감소가 장기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셰일 오일은 미국에 ‘시간’을 벌어주었다. 에너지 독립을 이룬 덕분에 차세대 에너지 기술 개발에 집중할 여유가 생긴 것이다. 셰일 혁명은 미국 경제의 판도를 바꾼 게임 체인저였지만, 환경 문제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숙제도 함께 남겼다. 이제 미국의 과제는 이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미래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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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지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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