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있어빌리티’를 대하는 방법 l 밸류체인타임스

김혜선 기자
2024-11-05
조회수 1530

[밸류체인타임스=김혜선기자] ‘나는 나에게 객관적인가?’라는 물음에 자신있게 “그렇다!” 라고 대답할 수 있는가? 어려운 질문이며 어려운 대답이다. 객관적이지 못하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같은 실수인 경우, 남이 하면 원래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하지만 자신이 실수하면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고 관대하게 생각한다.


『국부론』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을 먼저 썼다. 책에는 ‘공정한 관찰자’라는 개념이 나온다. ‘공정한 관찰자’는 마음 안에 있는 가상의 존재이며 옳음과 그릇됨을 알려주는 존재다. 아무도 없을 때 하는 행동이 본래 모습이다. 혼자일 때는 가면을 벗고 본연의 모습이 된다. 타인과 스스로가 보는 모습의 차이는 괴리감을 만든다.


약점이 많을수록 감추기 위해 강점을 부풀린다. 좋아 보이고, 있어 보이고 싶어서다.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어느 정도의 가면은 필요하지만 허세와 자만이 전부인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어떻게 사는 삶이 바른 삶이며 참된 삶인지. 자신의 일과 가정에 충실하고 맡은 일에 책임감을 지고, 약속을 지키고, 험담하지 않으며 예의를 지키고 사회질서를 준수하며 살아야 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다른 행동을 하곤 한다.




[사진출처 unsplash]

 


감정은 쉴 새 없이 요동치고 욕망은 차오른다. 눈을 들어 SNS나 주변을 바라보면 좋아 보이는 것들이 수두룩하고 유혹은 끊임없다. 좋아 보이는 것을 구매하지만 만족감은 금방 사그라진다. 이미 갖고 있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고 누군가가 가진 신상이 탐나며 다른 대상에 마음이 쏠리는 사이클이 반복된다. 경제학에서의 만족은 가진 것을 욕망으로 나눈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대이기 때문에 가진 것을 아무리 늘려도 만족되지 않는다.


있어 보이고 싶은 욕구는 원래 모습보다 자신을 과장하기 마련이다. 부풀린 학위와 경력 · 과다한 보정사진 · 명품으로 치장된 모습으로 채워진 SNS를 보면 과장하고 싶은 유혹이 거세진다. 유혹은 한번만 오지 않는다. SNS의 각종 자기과시가 끊임없이 업로드 되는 것처럼 계속해서 파도치며 밀려온다. ‘있어 보임’을 추구하는 문화는 ‘있어빌리티’(있어ability)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냈다. 네이버사전에 의하면 ‘있어빌리티’는 ‘주로 SNS 등에서, 그럴듯하게 꾸며진 사진을 통해 자신을 과시하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뿌리가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땅속으로 뻗어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장의 ‘있어 보임’을 추구하면 뿌리에게 가야할 영양분이 소진된다. 가장 밝게 빛나는 초신성은 사실 소멸 직전의 상태다. 빠른 시간에, 어린 나이에 반짝 스타가 된 이들은 초신성처럼 찬란한 빛을 내뿜고 소멸한다.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며 에너지는 뿌리다.


치장하고 있어보이게 만들고 싶은 유혹은 지금도 찾아와서 마음 문을 두드린다. ‘있어빌리티’의 유혹을 지혜롭게 승화시키는 방법은 밖으로의 발산이 아닌 아래로 뿌리가 깊어지는 시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세이렌의 감미로운 노랫소리를 이겨내기 위해 자신을 밧줄로 묶고 절대 풀지 말라고 했던 오디세우스처럼 유혹의 원인에서 자신을 차단하라. ‘있어빌러티’가 아닌 진짜 ‘있음’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나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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