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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이 작용하는 뇌 시스템
욕망 회로 vs 통제 회로
[밸류체인타임스 = 김시현 칼럼니스트]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도파민 중독'이라는 용어가 일상어처럼 널리 사용되고 있다. 도파민 중독은 '뇌에서 과도한 도파민이 분비되어 중독된 상태'를 의미한다. '도파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파민 중독', '도파민 디톡스', '도파민네이션' 등 관련 용어들이 함께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파민 = 쾌락 호르몬'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도파민은 쾌락뿐 아니라 어떤 뇌 회로에 투사되느냐에 따라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도파민이 활성화되는 회로는 세 가지가 있다. 흔히 욕망의 회로라고 불리는 '중변연계(mesolimbic)'는 쾌락과 보상에 관여하는 회로다. 중변연계는 인간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게 되어 강렬한 욕구를 느끼며, 삶에 활력과 열정을 주는 기제로 작동한다. 도파민이 이 회로에서 활성화되면, 즉각적인 보상 추구 행동이 촉진된다.
뇌에서 도파민을 투사하는 또 다른 회로 중 하나는 '중피질(mesocortical)' 경로다. 이 회로 역시 도파민을 분비시키지만, 욕망 회로와는 정반대로 욕구 절제와 통제에 관여한다. 추상적 사고와 진취적 전략 사고를 담당하며 인간이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래를 상상하고 계획하여 현재의 지향적 감정을 억제함으로써 이성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인내력을 관여하는 뇌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흑질선조체(nigrostriatal)는 운동과 감각 기능 조절과 관련된 회로로 움직임에 관여한다. 도파민은 무조건 나쁘고 절제해야 하는 호르몬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활력과 에너지를 주며, 의지와 끈기를 주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도파민 결핍은 성취감 저하, 집중력 저하 등을 일으키며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든다. 심할 경우 운동 조절 능력이 상실되고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낸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신경전달 물질이다. 우리는 도파민을 어느 회로에 작동시킬지 선택할 수 있다. 당장의 욕구 충족을 위해 욕망 회로를 활성화할지, 좀 더 합리적이고 유익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통제 회로를 활성화할지, 자신의 결정에 따라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4~6세 아동들을 가혹한 딜레마에 빠뜨린 실험, 마시멜로 실험
만족지연(delayed gratification)이란?
인내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타내는 연구, 마시멜로 실험이 있다. 이 실험은 1960대 후반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 교수인 윌터 미셸(Walter Mischel)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심리학·교육학 분야의 고전 실험이다. 마시멜로 실험은 4~6세 아동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주겠다고 설명한 후, 해당 아동이 얼마나 참아내는지 관찰하는 실험이다.
실험방 안에는 마시멜로 외에 다른 관심을 끌 만한 물건이 없었고, 아동들은 오로지 빈 방에서 마시멜로를 즉시 먹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과 싸워야 했다. 이는 미래의 더 큰 결과를 위해 즉각적인 보상과 욕구를 억제하고 통제하는 '만족지연(delayed gratification)’에 관한 아동의 행동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었다.
실험 참여자들을 추적해 10년 간격으로 다양한 척도로 평가한 결과, 더 오래 인내했던 아동들이 청소년기 사회적 관례를 잘 형성했고, 나아가 대입 시험 성적도 좋았다. 더 오래 인내했던 아동들이 스물일곱 살에서 서른두 살이 됐을 때 더 낮은 체질량 지수와 더 나은 자아 존중감을 나타냈고,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추구했으며, 조절과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했다.
자제력이 각각 아동의 특성 말고도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밝혀냈다. 기존 마시멜로 실험에서 더 나아가 아동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쫀득하다, 달콤하다' 등의 표현으로 마시멜로에 대한 식욕을 자극했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둥글다, 구름 같다' 등의 단순한 형태적 묘사를 제시했다.
그 결과, 마시멜로 형태를 단순히 떠올린 아동이 2배 이상의 시간 동안 인내하는 모습을 보였고, 기다리지 못하는 아동도 쉽게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보상체계에 진입하기 위한 도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제력을 발휘하거나 무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통제 회로와 달리 욕망 회로는 본능적인 욕구와 관련되어 있으며,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계속 이 회로를 사용한다면 즉각적인 보상과 자극에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욕망 회로와 통제 회로는 상호작용하며, 하나가 강화되면 다른 하나는 약화될 수 있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삶, 나를 통제할 수 있는 삶, 더 나아가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삶을 살기 위해선 통제 회로를 강화시키고, 욕망 회로를 약화시키는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욕망 회로의 스위치를 끄는 방법
통제 회로를 활성화하는 방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유튜브 구독자 64만 명 '양브로의 정신세계'를 운영하고 있는 '양재웅' 의사는 전두엽을 강화시키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전두엽은 자제력과 이성적 사고 즉, 통제 회로에 해당하는 뇌 영역이다. 첫 번째 방법은 ▲욕구 지연 시키기다. 어린 아동들은 부모님의 지시와 통제를 받으며 자제력을 키우지만, 성인이 되면 통제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통제해야 한다. 미래를 예상하여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즉각적 욕구를 지연시킨다.
두 번째 방법은 ▲내가 스스로 약속하고 지키기다. '5분 운동하기'처럼 아주 작은 목표부터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나와 약속을 지키는 과정과 외부의 강렬한 자극과 맞서 싸우는 과정은 뇌에서 동일하게 작용하여 통제 회로를 강화시킨다. 성취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으며 나에 대한 신뢰를 쌓고 자제력을 훈련시킨다.
전두엽을 강화시키는 세 번째 방법은 ▲스스로 선택하기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선택할 때의 뇌는 통제 회로를 활성화시킨다. 같은 강도의 행동이라고 해도 더욱 인내할 수 있도록 작용된다. 어릴 때부터 누가 시키는 대로만 해왔던 사람들은 통제 회로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하는 능력과 힘든 것을 참고 인내하는 힘이 부족해진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 주도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전두엽을 강화하는 세 번째 방법은 ▲주도적으로 움직이기다. 세 번째 방법인 '스스로 선택하기'와 비슷한 맥락의 훈련법으로 스스로 자신에게 미칠 결과를 생각하고 판단하여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외부의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이성적인 사고를 거쳐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통제 회로를 강화시킬 수 있다.
살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내 욕구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자극에 끌려가는 뇌가 아닌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뇌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선택으로 인해 미래의 결과가 달라진다. 욕망 회로의 스위치를 끄고, 통제 회로를 활성화시켜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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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이 작용하는 뇌 시스템
욕망 회로 vs 통제 회로
[밸류체인타임스 = 김시현 칼럼니스트]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도파민 중독'이라는 용어가 일상어처럼 널리 사용되고 있다. 도파민 중독은 '뇌에서 과도한 도파민이 분비되어 중독된 상태'를 의미한다. '도파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파민 중독', '도파민 디톡스', '도파민네이션' 등 관련 용어들이 함께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파민 = 쾌락 호르몬'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도파민은 쾌락뿐 아니라 어떤 뇌 회로에 투사되느냐에 따라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도파민이 활성화되는 회로는 세 가지가 있다. 흔히 욕망의 회로라고 불리는 '중변연계(mesolimbic)'는 쾌락과 보상에 관여하는 회로다. 중변연계는 인간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게 되어 강렬한 욕구를 느끼며, 삶에 활력과 열정을 주는 기제로 작동한다. 도파민이 이 회로에서 활성화되면, 즉각적인 보상 추구 행동이 촉진된다.
뇌에서 도파민을 투사하는 또 다른 회로 중 하나는 '중피질(mesocortical)' 경로다. 이 회로 역시 도파민을 분비시키지만, 욕망 회로와는 정반대로 욕구 절제와 통제에 관여한다. 추상적 사고와 진취적 전략 사고를 담당하며 인간이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래를 상상하고 계획하여 현재의 지향적 감정을 억제함으로써 이성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인내력을 관여하는 뇌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흑질선조체(nigrostriatal)는 운동과 감각 기능 조절과 관련된 회로로 움직임에 관여한다. 도파민은 무조건 나쁘고 절제해야 하는 호르몬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활력과 에너지를 주며, 의지와 끈기를 주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도파민 결핍은 성취감 저하, 집중력 저하 등을 일으키며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든다. 심할 경우 운동 조절 능력이 상실되고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낸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신경전달 물질이다. 우리는 도파민을 어느 회로에 작동시킬지 선택할 수 있다. 당장의 욕구 충족을 위해 욕망 회로를 활성화할지, 좀 더 합리적이고 유익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통제 회로를 활성화할지, 자신의 결정에 따라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4~6세 아동들을 가혹한 딜레마에 빠뜨린 실험, 마시멜로 실험
만족지연(delayed gratification)이란?
인내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타내는 연구, 마시멜로 실험이 있다. 이 실험은 1960대 후반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 교수인 윌터 미셸(Walter Mischel)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심리학·교육학 분야의 고전 실험이다. 마시멜로 실험은 4~6세 아동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주겠다고 설명한 후, 해당 아동이 얼마나 참아내는지 관찰하는 실험이다.
실험방 안에는 마시멜로 외에 다른 관심을 끌 만한 물건이 없었고, 아동들은 오로지 빈 방에서 마시멜로를 즉시 먹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과 싸워야 했다. 이는 미래의 더 큰 결과를 위해 즉각적인 보상과 욕구를 억제하고 통제하는 '만족지연(delayed gratification)’에 관한 아동의 행동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었다.
실험 참여자들을 추적해 10년 간격으로 다양한 척도로 평가한 결과, 더 오래 인내했던 아동들이 청소년기 사회적 관례를 잘 형성했고, 나아가 대입 시험 성적도 좋았다. 더 오래 인내했던 아동들이 스물일곱 살에서 서른두 살이 됐을 때 더 낮은 체질량 지수와 더 나은 자아 존중감을 나타냈고,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추구했으며, 조절과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했다.
자제력이 각각 아동의 특성 말고도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밝혀냈다. 기존 마시멜로 실험에서 더 나아가 아동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쫀득하다, 달콤하다' 등의 표현으로 마시멜로에 대한 식욕을 자극했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둥글다, 구름 같다' 등의 단순한 형태적 묘사를 제시했다.
그 결과, 마시멜로 형태를 단순히 떠올린 아동이 2배 이상의 시간 동안 인내하는 모습을 보였고, 기다리지 못하는 아동도 쉽게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보상체계에 진입하기 위한 도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제력을 발휘하거나 무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통제 회로와 달리 욕망 회로는 본능적인 욕구와 관련되어 있으며,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계속 이 회로를 사용한다면 즉각적인 보상과 자극에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욕망 회로와 통제 회로는 상호작용하며, 하나가 강화되면 다른 하나는 약화될 수 있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삶, 나를 통제할 수 있는 삶, 더 나아가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삶을 살기 위해선 통제 회로를 강화시키고, 욕망 회로를 약화시키는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욕망 회로의 스위치를 끄는 방법
통제 회로를 활성화하는 방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유튜브 구독자 64만 명 '양브로의 정신세계'를 운영하고 있는 '양재웅' 의사는 전두엽을 강화시키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전두엽은 자제력과 이성적 사고 즉, 통제 회로에 해당하는 뇌 영역이다. 첫 번째 방법은 ▲욕구 지연 시키기다. 어린 아동들은 부모님의 지시와 통제를 받으며 자제력을 키우지만, 성인이 되면 통제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통제해야 한다. 미래를 예상하여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즉각적 욕구를 지연시킨다.
두 번째 방법은 ▲내가 스스로 약속하고 지키기다. '5분 운동하기'처럼 아주 작은 목표부터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나와 약속을 지키는 과정과 외부의 강렬한 자극과 맞서 싸우는 과정은 뇌에서 동일하게 작용하여 통제 회로를 강화시킨다. 성취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으며 나에 대한 신뢰를 쌓고 자제력을 훈련시킨다.
전두엽을 강화시키는 세 번째 방법은 ▲스스로 선택하기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선택할 때의 뇌는 통제 회로를 활성화시킨다. 같은 강도의 행동이라고 해도 더욱 인내할 수 있도록 작용된다. 어릴 때부터 누가 시키는 대로만 해왔던 사람들은 통제 회로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하는 능력과 힘든 것을 참고 인내하는 힘이 부족해진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 주도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전두엽을 강화하는 세 번째 방법은 ▲주도적으로 움직이기다. 세 번째 방법인 '스스로 선택하기'와 비슷한 맥락의 훈련법으로 스스로 자신에게 미칠 결과를 생각하고 판단하여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외부의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이성적인 사고를 거쳐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통제 회로를 강화시킬 수 있다.
살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내 욕구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자극에 끌려가는 뇌가 아닌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뇌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선택으로 인해 미래의 결과가 달라진다. 욕망 회로의 스위치를 끄고, 통제 회로를 활성화시켜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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