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김시우 칼럼니스트] 한국영양학과 보건복지부가 함께 발간한 ‘한국인을 위한 영양 가이드라인’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과 그 사이의 간식 및 후식을 포함해 매일 6번의 식사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매 끼니를 거르지 않고 3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며 중간에 간식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이라고 배워왔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일정한 식사 간격과 단식을 반복하는 간헐적 단식이 신체에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간헐적 단식이 단순한 다이어트 방법을 넘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

오토파지란?

오토파지(Autophagy)는 세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불필요한 단백질을 스스로 분해하고 다시 재활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과정은 세포의 건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에 대응하며,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Yoshinori Ohsumi)는 오토파지의 메커니즘을 밝혀냈으며, 이는 세포 재생과 노화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토파지는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수행하는 청소 메커니즘으로, 세포가 손상되거나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여 세포 기능을 최적화하고,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 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서는 오토파지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이상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오토파지는 간헐적 단식과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토파지가 비활성화되는 요소

대표적으로 오토파지를 비활성화시키는 인자는 인슐린과 아미노산이다. 인슐린은 우리가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만들어진 포도당을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만들어진 호르몬이다. 하루 세 끼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한국인들에게 오토파지가 활성화되기 어렵다.

인슐린이 오토파지 활성화를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인슐린으로부터 신호가 엠토르(mTOR)라는 단백질로 전달되고, 신호를 받은 엠토르가 오토파지를 비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엠토르는 단백질 복합체로, '분해'를 담당하는 오토파지와는 반대의 역할인 '합성'과 동화' 작용을 한다. 또한 아미노산 덩어리인 단백질을 섭취하게 되면 이미 충분한 아미노산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몸 안에 있는 단백질을 분해할 필요가 없어져오토파지를 비활성화시킨다.

오토파지 활성화의 열쇠 '단식'

그렇다면 오토파지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단식'이다. 단식을 하게 되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포도당과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게 되고, 단백질과 같은 아미노산이 외부에서 공급되지 않는다. 우리 몸 속 세포들이 이를 인지하고 내부 에너지를 이용하게 된다. '간헐적 단식'은 오토파지 활성화를 위해 생겨난 식단이다. 공복을 최소 12시간 유지해야 오토파지가 활성화되며, 공복 시 가벼운 운동을 해주면 오토파지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된다.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는 방법

간헐적 단식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16:8 방법, 5:2 방법, Eat-Stop-Eat 방법 등이 있다. 16:8 방법은 하루 중 16시간은 단식하고, 8시간 동안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저녁 8시에 마지막 식사를 하고 다음 날 정오까지 단식을 하면 된다. 5:2 방법은 주5일은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고, 2일은 하루 500-600칼로리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Eat-Stop-Eat 방법은 주 1-2회, 24시간 동안 단식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그동안 하루 세 끼에 간식까지 챙겨 먹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해왔지만, 사실 이는 오토파지 활성화를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오토파지가 활성화되면 우리 몸은 젊음을 유지하고,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나 파킨슨병까지 예방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한 번 단식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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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김시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