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이번해 7월 서울에는 '첫 말라리아 경보'가 내려졌다. 말라리아는 주로 열대기후와 같이 덥고 습한 지역을 위주로 서식한다. 한국 토종 모기 마저 쥐죽은 듯 잠재운 폭염이 물러선 현재. 가을을 앞두고 모기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제 여름 모기보다는 '가을 모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릴 정도다.
더위가 물러가는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옛 속담이 있다. 이제는 말 그대로 '옛 속담'이다. 들쑥날쑥 변한 계절의 기후변화로 인해 한여름의 모기는 이상 고온으로 모기가 힘을 쓰지 못하고 가을이 시작되자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사진=Unspalsh)
7일 질병 관리청 감염병 포털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달간 전국 11개 시도, 13개 지점의 축사에서 채집된 전체 모기 개체수는 총 4,990마리다. 평년(2020~2022년까지 같은 기간) 평균치가 5,972마리였던 것과 비교해 20%가량이 대폭 줄었다. 이렇게 된 배경으로는 모기도 견디기 힘들었던 올여름 기나긴 폭염과 열대야가 꼽힌다.
이상고온으로 모기의 생애 주기도 최대 4주에서 2주로 줄어들고, 비까지 적게 내려 물웅덩이가 생기지 않아 알을 낳을 장소도 줄었다. 고신대학교의 이동규 교수는 "폭염이 지속되다 보니 7월보다 수치가 줄어들었다. 발생률도 저조하고 수명도 짧아지기 때문에 8월 모기 개체수가 줄었고, 9월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폭염 일수는 22일로, 2018년과 1994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다. 변온 동물인 모기는 스스로 체온 조절을 할 수 없어 높은 기온이 지속되면 대사 작용이 지나치게 빨라져 수명이 감소한다. 특히 올여름 기승을 부린 무더위는 장기간 지속되며 지열이 크게 올라 땅에 생긴 물웅덩이나 개울도 금세 말라붙어 산란체가 더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모기의 번식 속도가 빨라지며 국민 보건을 위협하고 있지만, 국내 모기 동향을 감시하는 정부 사업 예산은 오히려 대폭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계는 “예산 삭감으로 인해 모기 조사 빈도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며 새롭게 유입되는 모기종이나 감염병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진=Unsplash)
기후변화로 생태계와 계절이 뒤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와 비례한 만큼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분석하고 막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언제나 환경으로 인한 문제를 다루면 같은 결말로 끝난다. 뉴스나 방송, 심지어 교육에서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다루고 있다.
최근 기후 위기에 관해 나오는 여러 시나리오를 확인해보면, 지금부터 여러 환경오염 물질의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이미 너무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기 때문에 2050년 정도까지는 기온 상승세를 멈출 수 없다. 즉, 이번 해에 겪은 '뜨거운 여름'이 향후 25년내 '가장 시원했던 여름'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극의 얼음이 녹고 남극의 빙하가 녹는 현상도 당분간 계속된다.
그 다음부터가 미지수다. 이번 세기말로 조금 더 길게 본다면, 지금부터라도 탄소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이고, 탄소 중립 목표에 도달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그러나 가망이 없어 일찍이 포기하며 탄소 배출을 늘린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더운 지구'의 수준을 넘어서 '끓는 지구'를 만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더욱 경제적인 선택이다.
저작권자 © 밸류체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이번해 7월 서울에는 '첫 말라리아 경보'가 내려졌다. 말라리아는 주로 열대기후와 같이 덥고 습한 지역을 위주로 서식한다. 한국 토종 모기 마저 쥐죽은 듯 잠재운 폭염이 물러선 현재. 가을을 앞두고 모기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제 여름 모기보다는 '가을 모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릴 정도다.
더위가 물러가는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옛 속담이 있다. 이제는 말 그대로 '옛 속담'이다. 들쑥날쑥 변한 계절의 기후변화로 인해 한여름의 모기는 이상 고온으로 모기가 힘을 쓰지 못하고 가을이 시작되자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사진=Unspalsh)
7일 질병 관리청 감염병 포털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달간 전국 11개 시도, 13개 지점의 축사에서 채집된 전체 모기 개체수는 총 4,990마리다. 평년(2020~2022년까지 같은 기간) 평균치가 5,972마리였던 것과 비교해 20%가량이 대폭 줄었다. 이렇게 된 배경으로는 모기도 견디기 힘들었던 올여름 기나긴 폭염과 열대야가 꼽힌다.
이상고온으로 모기의 생애 주기도 최대 4주에서 2주로 줄어들고, 비까지 적게 내려 물웅덩이가 생기지 않아 알을 낳을 장소도 줄었다. 고신대학교의 이동규 교수는 "폭염이 지속되다 보니 7월보다 수치가 줄어들었다. 발생률도 저조하고 수명도 짧아지기 때문에 8월 모기 개체수가 줄었고, 9월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폭염 일수는 22일로, 2018년과 1994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다. 변온 동물인 모기는 스스로 체온 조절을 할 수 없어 높은 기온이 지속되면 대사 작용이 지나치게 빨라져 수명이 감소한다. 특히 올여름 기승을 부린 무더위는 장기간 지속되며 지열이 크게 올라 땅에 생긴 물웅덩이나 개울도 금세 말라붙어 산란체가 더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모기의 번식 속도가 빨라지며 국민 보건을 위협하고 있지만, 국내 모기 동향을 감시하는 정부 사업 예산은 오히려 대폭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계는 “예산 삭감으로 인해 모기 조사 빈도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며 새롭게 유입되는 모기종이나 감염병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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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생태계와 계절이 뒤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와 비례한 만큼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분석하고 막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언제나 환경으로 인한 문제를 다루면 같은 결말로 끝난다. 뉴스나 방송, 심지어 교육에서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다루고 있다.
최근 기후 위기에 관해 나오는 여러 시나리오를 확인해보면, 지금부터 여러 환경오염 물질의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이미 너무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기 때문에 2050년 정도까지는 기온 상승세를 멈출 수 없다. 즉, 이번 해에 겪은 '뜨거운 여름'이 향후 25년내 '가장 시원했던 여름'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극의 얼음이 녹고 남극의 빙하가 녹는 현상도 당분간 계속된다.
그 다음부터가 미지수다. 이번 세기말로 조금 더 길게 본다면, 지금부터라도 탄소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이고, 탄소 중립 목표에 도달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그러나 가망이 없어 일찍이 포기하며 탄소 배출을 늘린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더운 지구'의 수준을 넘어서 '끓는 지구'를 만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더욱 경제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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