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역사 칼럼 (1)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 밸류체인타임스

차시현 칼럼니스트
2024-08-03
조회수 2097

(사진=차시현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차시현 칼럼니스트] 성심당은 대전에 위치한 제과점이다. 현재 5개의 지점이 있으며 프랜차이즈가 아닌 빵집이지만 거대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트, 뚜레쥬르보다 매출이 높다. 매출은 2023년 기준 1243억이며, 영업이익은 315억으로 파리크라상과 비교했을 때 약 116억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성심당의 역사는 어땠을까? 김태훈의 책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의 내용을 빌려 글을 적어본다.


성심당의 창업과 성장

성심당은 1956년, 임길순 창업주가 흥남철수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내려와 대전 대흥동 성당에서 받은 밀가루 두 포대로 대전역 앞에서 팻말을 걸고 찐빵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성심당'이라고 쓰인 간판에 대해 말이 많았다. '성심'은 예수님의 마음을 가리킨다는 뜻인데 가게 행색이 더할 나위 없이 초라했기 때문이었다.


광고 효과도 볼 수 없는 간판이었으나 임길순 창업주는 상표를 바꾸지 않았다. '성심당'이라 적힌 간판은 손님을 불러들이기 위한 광고판이 아닌, 흥남에서 대전으로 내려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라는 다짐을 실천하기 위한 임 창업주의 신앙고백이었기 때문이다.


임 창업주는 첫날 장사를 마치자마자 역 주변의 배고픈 이들에게 남은 빵들을 나누어 주었다. 그는 장사보다 장사가 끝난 후 빵을 나누어주는 시간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조금씩 장사가 잘돼 단골손님이 차츰 늘어도 그의 관심은 온종일 '빵 나누기'에 쏠려있었다.


돈이 모이면 밀가루를 더 구매해 더 많이 빵을 만들어 나눠주었다. 단순히 남는 빵만 나눠주었던 것이 아닌 하루에 300개의 빵을 만들면 100개를 나누어 주려고 했었다. 종종 무리해서 밀가루를 구매하는 바람에 장사에 차질이 생기는 일도 잦았다. 그러나 임길순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에게 장사는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임길순 창업주가 '나눔'을 담당했다면 부인인 한순덕은 남편 대신 알뜰하게 가게 살림을 하며 성심당을 키워나갔다. 그렇게 창업 2년 후, 성심당은 당시 왕생백화점 옆 작은 가게를 월세로 얻었다. 새로 가게를 열며 업종을 제과점으로 바꿔 사업을 키워나갔다. 장사는 꾸준히 잘 되었다. 미국의 밀가루 무상 원조가 계속 이어진 것과 빵이 서양 고급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덧붙여져 고급 선물 등으로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임길순 창업주는 가게가 잘 된 후에도 선행을 멈추지 않았다. 빵 나눔도 체계를 갖춰 나누어주기 시작했으며, 성당에서 치러지는 장례도 매일 빠지지 않고 도왔다. 그렇게 매일 앞장서서 봉사한 것이 뜻하지 않은 보답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1980년, 임영진 현 대표가 옥상에 설치된 제빵공장을 구청의 허가 없이 일부 증축했다. 그 때문에 구청에서는 철거반원을 보내 해체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성심당은 멀쩡했다. 당시 철거반장이 철수명령을 내린 탓이었다. 그는 가난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을 때 찾아와 대신 장례를 치러준 임길순 창업주를 기억해 '빚을 갚고 싶다'라며 구청장에게 선처를 부탁했고, 구청장이 이를 받아들여 무사히 넘어갔기 때문이다.


성심당의 현재

그렇게 시간이 흘러 성심당은 현 성심당 케익부띠끄 위치인 은행동 153번지로 이전했다. 이유는 딱 하나, 성당 종소리 때문이었다. 자녀들의 신앙심을 위해 임 창업주는 아예 성심당을 성당 근처로 옮겨 미사 시간에 참여하게 했다. 여기서 임 창업주의 신념을 알 수 있다. 그는 믿음이라는 본질만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고, 그 외의 어떤 가치도 품으려 하지 않았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평생 이웃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살다가 1997년, 세상을 떠났다. 성심당을 창업한지 41년째 되는 해였다.


성심당의 이야기는 단순히 빵집의 성공담을 넘어, 나눔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의 이야기다. 임길순 창업주의 신념은 현재 성심당을 이끄는 임영진 대표에게도 이어져, 성심당은 여전히 이웃과 함께하는 가게로 남아 있다. 이러한 정신은 성심당 직원들에게도 전해져,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성심당은 단순히 대전의 명소가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명소가 되었다. 성심당의 빵과 케이크는 맛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따듯한 이야기와 가치를 함께 전달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성심당의 미래는 더욱 밝다. 임영진 대표와 직원들은 창업주의 신념을 이어받아 지속 가능한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그들은 앞으로 이웃과 함께 성장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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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차시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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