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살면서 한 번쯤 '인구 절벽 시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거리 곳곳마다 사람이 넘치는 풍경과 대비하여 '인구 절벽 시대'라는 표현은 전혀 와닿지 않는 조합일 것이다. 그러나 책과 기사에서는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넘쳐난다. 인구 감소는 '사람의 수가 적어진다'에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는 경제적, 사회적 타격을 입힌다. 심하게는 한 국가의 침체기를 가져올 수 있는 사회의 중요한 변수다.
인구 감소의 원인은 다양하다. 최근 겪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사회 갈등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UN에서는 세계 인구가 앞으로 60년 뒤인 2084년에 정점을 찍고 이후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11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UN이 2084년 세계 인구가 102억 9000만 명으로 최대치를 이른 후 2100년이 되면 101억 8000만 명으로 내림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측한 격년제 인구 추정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Unsplash)
지난해 7월 기준 전 세계 인구는 80억 9000만 명이다. WSJ은 UN의 인구 예상 수치에 대해 세계 인구 증가 속도가 기존 추정치보다 느리며, 정점에 도달했을 때 인구도 당초 예상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결과는 현재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인구 절벽 시대가 도달했다는 사실에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감소세는 여전하기 때문에 도래되었다. 유럽이나 아메리카의 상황도 아시아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과 오랫동안 인구수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중국 등 60여 개 국의 경우 인구 규모가 이미 정점에 도달한 뒤 인구 감소 그래프가 내리막길로 전환된 상태다. 지난해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 2000만 명으로 집계돼 인구 14억 4000만 명인 인도에 최대 인구 국가의 자리를 빼앗겼다. UN은 아시아의 인구 감소,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더딘 인구 증가세의 영향으로 2100년까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앙골라, 중앙아시아공화국 등 9개국은 향후 30년 동안 인구가 현재 규모의 2배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추산치가 3억 4천 350만 명인 미국의 경우 상승 그래프가 무뎌지긴 하겠지만 금세기 말까지 계속 인구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의 인구 증가의 원동력이 '이민 인구의 증가'라고 전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저출산이 얽힌 현상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한 세대의 포화와 다른 세대의 인구수가 부족함으로 인한 문제는 연금 문제부터 시작하여 직장 문제와도 긴밀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데에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고령화와 청소년 수의 감소 영향이 크다.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 비율이 현재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세월이 지나면 해당 세대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 생기는 청소년, 유아층이 감소하며, 인구가 더욱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영향을 끼친다. 경제적 타격은 연금 문제부터 시작한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 영향이 큰 현상으로 분석된다.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는 세월이 지나면 은퇴하고 연금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연금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내야 할 새로운 세대(유아, 청소년)의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가 짊어지는 금액 부담이 커진다.

(사진=Unsplash)
실제 1955년의 경우, 2016년 노령 연금 신규 수령을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베이비부머 노령 연금 신규 수급자는 계속 증가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감소하지만 임금 상승 등의 원인으로 보험료 수입은 2024년에는 60조 7856억 6900만 원, 2025년에 62조 220억 8800만 원, 2026년에 63조 2092억 5600만 원, 2027년에 64조 3535억 4300만 원, 2028년에는 64조 3638억 6400만 원으로 증가한다. 3년 사이 약 3조가량이 증가하게 된다.
전 세계 출산율은 지난해 2.25명을 기록했다. UN은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나라들에서 이 수치가 선진국의 대체 출산율로 인식되는 2.1명에 못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고, 대체 출산율은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의 출산율이다. UN은 많은 인구를 보유한 국가들의 출산율이 잇따라 급속히 감소함을 보이자 210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10년 전 전망치보다 7억 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구 감소가 위기 상황으로 인식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며 자연스레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인구의 자연 감소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0년에 출생아 수가 27만 2천 3백 명이었다면 2022년에는 연간 출생아 수가 24만 9000명으로 감소했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전문대를 포함하여 약 25만 명 수준에 그쳤다. 지방대 입시에서 대량의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저출산이 심각해진 것은 2002년부터다. 2001년 출생아 수 60만 명 선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다음 해인 2002년에는 약 49만 7000명으로 50만 명 선이 깨지고 말았다. 이때 출생한 사람들은 현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 대학 정원 부족 문제와 마찬가지로 지방 기업에 취직하려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지방의 젊은 인재들은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게 되며 지방에서는 고령화, 경제적으로 쇠퇴하는 슬럼화 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인구 절벽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 세대가 인지하지 못하고 사회문제를 방치한다면 인구 절벽 시대가 도래한 후에야 체감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경제를 이끌어 나갈 청소년들에게 '인구 절벽 시대'라는 짐을 안겨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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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살면서 한 번쯤 '인구 절벽 시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거리 곳곳마다 사람이 넘치는 풍경과 대비하여 '인구 절벽 시대'라는 표현은 전혀 와닿지 않는 조합일 것이다. 그러나 책과 기사에서는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넘쳐난다. 인구 감소는 '사람의 수가 적어진다'에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는 경제적, 사회적 타격을 입힌다. 심하게는 한 국가의 침체기를 가져올 수 있는 사회의 중요한 변수다.
인구 감소의 원인은 다양하다. 최근 겪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사회 갈등 문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UN에서는 세계 인구가 앞으로 60년 뒤인 2084년에 정점을 찍고 이후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11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UN이 2084년 세계 인구가 102억 9000만 명으로 최대치를 이른 후 2100년이 되면 101억 8000만 명으로 내림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측한 격년제 인구 추정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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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기준 전 세계 인구는 80억 9000만 명이다. WSJ은 UN의 인구 예상 수치에 대해 세계 인구 증가 속도가 기존 추정치보다 느리며, 정점에 도달했을 때 인구도 당초 예상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결과는 현재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인구 절벽 시대가 도달했다는 사실에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감소세는 여전하기 때문에 도래되었다. 유럽이나 아메리카의 상황도 아시아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과 오랫동안 인구수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중국 등 60여 개 국의 경우 인구 규모가 이미 정점에 도달한 뒤 인구 감소 그래프가 내리막길로 전환된 상태다. 지난해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 2000만 명으로 집계돼 인구 14억 4000만 명인 인도에 최대 인구 국가의 자리를 빼앗겼다. UN은 아시아의 인구 감소,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더딘 인구 증가세의 영향으로 2100년까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앙골라, 중앙아시아공화국 등 9개국은 향후 30년 동안 인구가 현재 규모의 2배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추산치가 3억 4천 350만 명인 미국의 경우 상승 그래프가 무뎌지긴 하겠지만 금세기 말까지 계속 인구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의 인구 증가의 원동력이 '이민 인구의 증가'라고 전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저출산이 얽힌 현상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한 세대의 포화와 다른 세대의 인구수가 부족함으로 인한 문제는 연금 문제부터 시작하여 직장 문제와도 긴밀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데에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고령화와 청소년 수의 감소 영향이 크다.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 비율이 현재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세월이 지나면 해당 세대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 생기는 청소년, 유아층이 감소하며, 인구가 더욱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영향을 끼친다. 경제적 타격은 연금 문제부터 시작한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 영향이 큰 현상으로 분석된다.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는 세월이 지나면 은퇴하고 연금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연금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내야 할 새로운 세대(유아, 청소년)의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가 짊어지는 금액 부담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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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1955년의 경우, 2016년 노령 연금 신규 수령을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베이비부머 노령 연금 신규 수급자는 계속 증가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감소하지만 임금 상승 등의 원인으로 보험료 수입은 2024년에는 60조 7856억 6900만 원, 2025년에 62조 220억 8800만 원, 2026년에 63조 2092억 5600만 원, 2027년에 64조 3535억 4300만 원, 2028년에는 64조 3638억 6400만 원으로 증가한다. 3년 사이 약 3조가량이 증가하게 된다.
전 세계 출산율은 지난해 2.25명을 기록했다. UN은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나라들에서 이 수치가 선진국의 대체 출산율로 인식되는 2.1명에 못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고, 대체 출산율은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의 출산율이다. UN은 많은 인구를 보유한 국가들의 출산율이 잇따라 급속히 감소함을 보이자 210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10년 전 전망치보다 7억 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구 감소가 위기 상황으로 인식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며 자연스레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인구의 자연 감소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0년에 출생아 수가 27만 2천 3백 명이었다면 2022년에는 연간 출생아 수가 24만 9000명으로 감소했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전문대를 포함하여 약 25만 명 수준에 그쳤다. 지방대 입시에서 대량의 정원 미달 사태가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저출산이 심각해진 것은 2002년부터다. 2001년 출생아 수 60만 명 선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다음 해인 2002년에는 약 49만 7000명으로 50만 명 선이 깨지고 말았다. 이때 출생한 사람들은 현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 대학 정원 부족 문제와 마찬가지로 지방 기업에 취직하려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지방의 젊은 인재들은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게 되며 지방에서는 고령화, 경제적으로 쇠퇴하는 슬럼화 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인구 절벽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 세대가 인지하지 못하고 사회문제를 방치한다면 인구 절벽 시대가 도래한 후에야 체감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경제를 이끌어 나갈 청소년들에게 '인구 절벽 시대'라는 짐을 안겨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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