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와 관람객의 평점이 왜 서로 다를까? | 밸류체인타임스

김민찬 칼럼니스트
2024-07-07
조회수 1429



[밸류체인타임스=김민찬 칼럼니스트] 영화를 볼 때 영화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서 평점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간혹 관람객과 평론가의 평점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경우가 있다. 관람객은 재밌다고 평가하는 영화에 평론가의 혹평이 달리는가 하면, 관람객은 난해하다고 하는 영화에 평론가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어째서 같은 영화에도 서로의 평이 다른 것일까?


평론가 평과 관람객 평의 차이


대중적인 영화는 대중에게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화려한 CG,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로 인해 대중은 영화를 평가할 때 ‘액션이 화려했는가’, ‘CG의 퀄리티가 높았는가’ 등을 두고 평점을 남긴다. 관람객의 평점을 통해 영화가 취향을 타는 영화인지, 두루두루 즐길 수 있는 영화인지 등을 알 수 있다. 관람객의 평이 좋으면 좋을수록 그 영화는 대중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예외인 영화가 종종 있다. 일부 영화는 관람객들이 평점을 고의로 높여 ‘나만 당할순 없다’는 식의 장난을 치기도 한다. 그리고 팬층이 높은 아이돌과 관련된 영화들은 아이돌 팬덤으로 인해 평점이 높은 경우가 많다.


(사진=고의로 좋은 평가를 남겨 사람들을 속이는 평점으로 유명한 영화, 클레멘타인)


평론가는 평점을 남길 때 영화의 깊숙한 곳 까지 파헤친다. 물론 평론가도 액션이나 CG, 연기력 등을 칭찬한다. 하지만 평론가의 평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촬영 구도, 소품 배치 등 소소한 디테일도 분석하고 파악하여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평론가의 의견도 결국은 개인의 의견이기 때문에 평론가마다 영화에 대한 평이 다르다.


관람객 중에서도 평론가처럼 영화를 깊게 파고드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론사, 블로그 등에서 활동하는 평론가들은 평론가라는 이름의 무게가 있어서 관람객의 평보다는 평론가의 평이 더욱 주목받는 편이다.


팬층이 높은 영화와 평점


팬층이 높은 영화는 평론가의 평가에 의구심이 들게 만들 때가 있다. 특히 영화의 팬이라면 더욱 그렇다. 평론가는 혹평을 남겨도 영화 자체는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23년 4월 6일에 개봉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개봉 후에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혹평을 내렸다. 영화의 스토리가 빈약하고, 빈약한 부분을 이스터에그 등에 과도하게 기댄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스토리는 진부하고 유치하다며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온 부모는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혹평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만족했고 영화도 흥행에 성공했다. 혹평을 남긴 평론가들도 영화적으론 문제가 많지만 가족영화답게 만들어졌다며 흥행 성공을 예측했다. 이와 비슷한 영화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게임 원작 공포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경비실에서 CCTV를 보며 살인 로봇들을 막는 게임이다. 당시 신박한 방식의 게임성으로 인해 주목을 받았고, 인기에 힘입어 게임 시리즈와 소설 등이 출시됐다. 그 뒤를 이어 영화까지 개봉했다.


그러나 <프레디의 피자가게>도 평론가들에게는 외면 받았다. 혹평을 받은 이유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동일하게 스토리의 빈약함을 이스터에그로 메우려 했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프레디의 피자가게>라는 이름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서 공포적인 요소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프레디의 피자가게>를 잘 알고 있던 팬들은 소설 속 장면을 패러디 한 것, 게임 속 모습을 패러디한 장면 등을 보며 즐거워했고, 이에 힘입어 후속편 제작을 확정지었다.


이처럼 평론가들의 평이 좋지 않더라도 팬들의 평이 좋으면 대중적인 요소가 가득한 경우가 많다. 다만 <프레디의 피자가게>처럼 사전 정보가 없으면 힘든 영화도 있다. <마블>이나 <스타워즈> 같은 거대한 프랜차이즈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거대한 세계관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작품을 관람할 때 사전 정보가 필요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팬에 따라 평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기 있는 캐릭터가 나오면 평이 평균치를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 


평론가 평과 관람객 평점이 비슷한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


평론가의 평과 관람객의 평점이 비슷한 영화는 대개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완성도가 높은 명작이거나 완성도가 매우 낮은 실패한 작품일 때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 나이트>는 관람객과 평론가에게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크 나이트>는 DC의 히어로 배트맨을 소재로 사용한 영화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악행을 저지르는 조커가 등장한다. 정신에 이상이 있는 빌런인 조커는 치밀한 함정을 파서 유능한 검사 하비 덴트를 빌런으로 만든다. 또한 대피선 두 척에 폭탄을 설치한 뒤 기폭장치를 각각 넘기며 먼저 버튼을 누르는 쪽은 터지지 않지만 반대쪽 배가 터질 것이라며 사람들을 갈등하게 만들기도 한다. 미치광이면서 지적인 조커를 배우 히스 레저가 맡아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영화계의 빌런 캐릭터 중 최상위로 평가 받는다.


이 외에도 조커로 인한 배트맨의 시련, 정의로운 검사였던 하비 덴트의 타락, 마지막에는 하비 덴트의 죄를 뒤집어쓰고 다크 나이트로 거듭나는 배트맨의 모습 등 히어로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동진 평론가는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완벽히 장악한 자의 눈부신 활공”이라며 10점 만점에 10점으로 평가했다. 높은 평점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박평식 평론가는 “시리즈의 결정판이나 동전 던지기는 진부해”라는 평을 남기며 7점을 주었다.


(사진=영화 다크나이트의 평론가 평점)


반대로 평론가와 관람객, 모두 혹평을 내린 영화도 있다. 영화 마담 웹은 스파이더맨과 밀접하게 관련된 캐릭터, 마담 웹의 탄생을 다룬 영화다. 마담 웹은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부터 우려가 많았다. 영화가 개봉되고 “영화의 편집이 덜 된 것 같다”는 반응과 더불어 “연출과 연기력 등 모든 것이 엉망이다”, “영화를 만들기 싫으면 때려 치워라”는 등의 관람객 평가가 쏟아졌다.


김경수 평론가는 “히어로 영화라기보단 CPR 캠페인. 차라리 〈캣츠〉를 재관람하고 싶은 기분”이라며 흥행에 실패한 영화 <캣츠>를 언급하기도 했다. <캣츠>는 최악의 영화, 감독, 각본 등을 뽑는 시상식,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작품상, 최악의 남우조연상, 최악의 여우조연상, 최악의 감독상, 최악의 각본상, 최악의 콤보상을 수상했다.


영화를 볼 때는 어떤 평점을 참고해야 좋을까?


한 영화에 여러 종류의 평점이 달리면 그 영화에 대한 평가를 확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영화를 볼 때 어떤 평점을 확인해야 자신에게 맞는 재미있는 영화를 찾을 수 있을까? 먼저 영화를 볼 때 보려는 영화가 특정 시리즈에 속한 작품인 경우 사전 정보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영화인 경우 관람객 평점에서 전작에 대해 언급되거나, 영화에 대한 정보를 설명하며 전작을 봐야하는 지에 대한 여부 등 관람객을 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시리즈에 속한 작품은 평론가 평보다는 관람객 평을 먼저 보는 것이 유용하다.


시리즈에 속하지 않은 단일 작품인 경우 평론가의 평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면 역시 팬들의 반응이 드러난 관람객 평점이 도움 된다. 만약 원작의 소재만 가져오고 다른 방식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영화라면 이에 관해서 더욱 깊게 파헤치는 영화 평론가들의 평가가 흥미를 돋울 수 있다.


또는 평론가의 평 중에 자신과 비슷한 평가를 내린 평론가를 기억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경우 그 평론가가 어떤 영화에 좋은 평가를 내렸을 때 자신과 맞는 취향인 영화임을 파악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대중에게 잘 알려진 평론가의 평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방법, 평점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이 어려운 경우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대중의 반응을 확인하는 방법 등이 있다. 


평점을 통해 영화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는 영화에 배우나 각본 등의 논란이 있어 평점 테러를 당한 영화, OTT에서 공개되어 평점을 남기기 어려운 작품, 아이돌이나 인기 배우들의 거대한 팬덤이 만들어낸 충성도 높은 평점 등을 말한다.


어떠한 평점이든 영화를 평가하는 일에는 직접 보고 평가하는 것만큼 정확한 평가는 없다. 관람객 평점이나 평론가들의 말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고 모두 개인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를 선택할 때는 평론가들이나 관람객들의 반응을 절대적으로 믿는 것이 아니라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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