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칼럼] 레트로 열풍,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마케팅 | 밸류체인타임스

서반석 칼럼니스트
2024-02-24
조회수 2898

출처=(unsplash)


[밸류체인타임스=서반석 인재기자]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로 레트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레트로 감성이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심리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레트로 감성에서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과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 대표적이다. 회고 절정은 노년기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을 때 초기 성인기(25세 이하)의 기억을 가장 많이 떠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무드셀라 증후군은 좋은 기억을 회상하고, 좋지 않은 기억을 서둘러 지워버리고 싶어하는 퇴행심리의 일종이다.


지금 유행하는 80~90년대 레트로 감성은 기성세대인 40~50대가 가장 많이 떠올리는 추억이다. 또 시간이 많이 지난 기억은 미화된다. 청년층은 유년 시절을, 중년층은 청년시절을 미화하고 그리워한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현실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현상은 어찌보면 당연치사다. 소셜 미디어의 발전, AI 기술의 등장과 함께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이 상황에 기름을 부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MZ세대는 청년실업률과 미래에 대한 불안도가 높은 시대에 살고 있다"며, "오히려 현실이 팍팍하면 노스탤지어에 대한 갈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가장 노스탤지어를 갈망하는 이들은 미래지향성이 낮은 MZ세대다"라고 덧붙였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MZ세대가 과거에 집착하도록 만들었다. 불안감이 조성한 유행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순 없다.


별다른 마케팅이 필요없는 레트로 감성

보통 한 브랜드를 대중에게 인식시키는데 드는 비용은 약 200억 원이다. 그러나 이전에 출시했던 제품들, 특히 과거에 인기를 끌었던 제품을 재출시하는 것은 이미 고객이 그 제품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 레트로 제품은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추억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한다. 레트로 제품을 통해 기업은 두텁고 충성스러운 소비자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2022년, SPC삼립은 16년 만에 포켓몬 빵을 재출시하며 레트로 유행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90년대 포켓몬 빵은 당시 초등학생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재출시된 포켓몬빵의 타깃은 초등학생부터 성인이 된 MZ세대까지 아울렀다. 어렸을 때와 달리 지갑이 두둑해진 20, 30대들의 향수를 일으키며, 1500만 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미 포켓몬 빵의 존재를 알고있던 20~30대를 중심으로 유행이 번졌으며, 포켓몬빵을 본 적이 없는 10대 소비자들에게도 유행처럼 퍼져나가 이런 매출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1986년 출시된 후지필름의 일회용 카메라 ‘우츠룬데스’는 2023년 7월 판매 대수가 전년 동월보다 50% 늘었다. 핸드폰, 디지털 카메라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불편한 부분이 많지만 색감과 화질이 재인기의 비결이었다. 의도치 않게 유행이 시작되자 후지필름은 재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카메라 전문점뿐만 아니라 편의점까지 우츠룬데스를 판매영역을 확대했다. 또 폴라로이드 카메라 체키의 판매량이 급증하자 후지필름은 20억 엔을 투입해 체키용 필름 생산을 늘렸다. 레트로 열풍이라는 돈벼락을 맞은 셈이다.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열쇠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세대 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나 21세기 스마트폰의 등장과 소셜미디어, 또 각종 첨단 시스템과 문화가 유입되면서 MZ세대는 전례없는 세대 차이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하다.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었고, 부모세대는 경제 부흥을 목격한 산증인이다. 풍요로운 시기에 태어난 MZ세대에게 기성세대는 거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레트로 제품을 MZ세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뉴트로'가 등장하며 이러한 세대차이가 극복될 기미가 보였다. 뉴트로 유행 중 '할매니엘'이 대표적이다. 할머니 취향의 음식과 제품들이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현상을 말한다. 인터파크쇼핑에 따르면 2023년 4월 1일부터 7월 25일까지 '레트로'류로 분류되는 간식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나 늘었다. 할머니 입맛의 한과와 엿, 떡 종류가 전체의 27%를 차지했다.


마찬가지로 할머니를 정면에 내세운 광고영상이나 콘텐츠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며 할매니엘 유행을 실감시켜 주었다. 대표적으로 알바몬이 선보인 ‘알바몬으로 알바가’ 영상이 있다. 영상 속 농촌 할머니들이 알바몬을 통해 쉽게 원하는 알바를 찾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상에서는 각각 ‘알바 가’를 ‘알박아’로 ‘알바여’를 ‘알빠여’로 오해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담아냈다. 알바몬의 할머니 광고 시리즈는 3편 도합 조회수 대략 1000만 회를 기록했다.


엉뚱하지만 솔직하고, 단순하지만 지혜로운 '할머니'라는 캐릭터는 MZ세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레트로 마케팅의 중점은 제품의 강점이 아닌 제품에 담긴 추억에 있다. 젊은 세대는 할매니얼 제품을 보며, 어린 시절 할머니의 정과 사랑을 회상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기성세대와 젊은세대는 공감대를 하나둘씩 형성하고 있다. 기업은 레트로 마케팅으로 매출을 올리고, 사회는 이를 통해 세대 간의 차이를 극복하는 이른바 '윈-윈(win-win)'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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