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BOA 창립자 아마데오 지아니니, 서민을 위한 금융을 펼치다 | 밸류체인타임스

이아림 칼럼니스트
2025-01-19
조회수 1877

[밸류체인타임스 = 이아림 칼럼니스트] 사회의 피라미드 구조에는 두 부류가 있다. 현재에 머무르기 원하는 자와 구조적인 알을 깨고 나오려는 자다. 그들은 자신들이 속했던 피라미드의 계급을 벗어난다. 그 중에는 훌륭한 리더이자 금융계에서 역사적으로 자리매김한 인물도 더러 있다.


'Bank Of America(BOA)'의 창립자인 아마데오 지아니니(Amadeo Giannini)의 생애와 그의 경영철학은 그 예다. 지아니니는 현대 은행 산업의 혁신가로 평가받으며, 은행의 대중화와 확장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를 설계한 인물이다. 그의 뛰어난 리더십과 비전은 오늘날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진=Unsplash)


아마데오 지아니니는 1870년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다. 가정환경은 녹록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농장일과 모친이 운영하는 작은 상점에서 경제 구조와 사회적 책임감을 배웠다.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 후에 그가 중소기업들을 위해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비전을 확립하고, 은행 구조 개혁 성공을 이끈 핵심 배경이 되었다.


1904년, 지아니니는 비전과 꿈을 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Bank of Italy'를 설립했다. 당시 대부분의 은행들은 부유층, 흔히 대형 자본가들을 고객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서민들과 중소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지아니니의 은행과 그 당시 '일반 은행'의 차이점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어린 시절부터 지아니니는 서민, 중소기업, 이민자가 겪는 '경제적 차별'을 목격했다. 이는 다른 은행들은 간과하며 사소하다고 여겨졌지만 핵심적인 문제였다. 지아니니가 꿈꾸던 은행은 서민들에게도 높은 문턱이 아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은행이었다. 'Bank of Italy'는 서민들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설립되었다.


"위대한 기업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성공한다"는 그의 경영 철칙은 'Bank of Italy'가 많은 서민들과 중소기업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사회에 뿌리내리게 했다. 부유층만을 고객으로 취급하던 기존의 은행들과 달리, 사회 전체를 고객으로 대하던 따뜻한 혁신이 서민들의 신뢰를 얻은 것이다. 1930년에는 더 넓은 야망이 반영된 현재의 'Bank Of America(BOA)'가 탄생했다.


(사진=Unsplash)


물론,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니다. 간혹 잔잔한 일상을 뒤흔드는 변수가 나타나곤 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람들을 돕는 것이 은행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당시 그의 대응은 그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지진으로 인해 보험사들이 추정한 재산 피해액은 당시 환율로 자그마치 약 2억 3,500만 달러에 달했다. 대규모 지진 후 막대한 재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영국의 로이드 보험이 내준 보험금만 해도 당시 5,000만 달러였으며 유럽과 미국 보험사들이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상금이 증가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자율이 상승행진을 내달렸고, 결국 1907년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당시 지방은행을 운영하던 지아니니는 은행들이 6개월간 영업정지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하자 신속히 대응했다. 그는 드럼통에 널빤지를 얹어 책상을 만들고 복구 자금 대출에 나서며 BOA가 최고 은행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당시 구조 작업에 동원된 군대와 자동차 200여 대가 활약을 펼치며 차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여주었다. 대지진 이후 미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1900년 8,000여 대에서 1912년 90만 2,000여 대로 급증했다. 대지진 복구에 참여한 브랜드의 신뢰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고객의 신뢰와 신용을 바탕으로 BOA의 규모도 함께 성장했다. 


BOA에 대한 아마데오 지아니니의 가치관은 '신뢰'였다. 지방은행으로 시작할 당시, 공동체 구성원들 중에는 반신반의하며 자리를 지킨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은행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혁신적인 지아니니의 비전은 구성원들의 모호한 믿음을 확신으로 바꾸어 놓았다. 구성원들의 지지와 사회의 신뢰가 뒷받침된 BOA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사진=Unsplash)


주위를 둘러보면 신뢰를 얻기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나 단체들이 종종 비난을 받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들이 간과한 것은 무엇일까? 이익을 얻기 위한 기업과 단체의  원천은 고객의 신뢰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좋은 기업, 성숙한 단체, 성장한 공동체일수록 사회와 구성원의 신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지아니니의 리더십은 단순히 은행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할리우드 영화 산업과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영화 제작자들에게 혁신적인 대출 모델을 제공하여 영화 산업의 성장을 촉진했다. 이는 그의 비전이 단순히 금융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와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지아니니의 철학 중 주목할 만한 것은 그의 겸손함과 부에 대한 태도다. 그는 “나는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 실제로 어떤 사람도 재산을 소유하지 않는다. 재산이 그 사람을 소유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그가 개인의 부보다는 사회적 가치와 공동체의 발전을 더 중요하게 여겼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철학은 그의 은행이 지역 사회와 깊은 유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아니니의 리더십 스타일은 현대의 많은 기업 리더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그의 고객 중심적 접근 방식, 혁신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사회적 책임감은 오늘날의 기업 환경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여겨진다. 특히, 그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은 현대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이다. 


아마데오 지아니니의 삶과 리더십은 단순히 성공적인 은행가의 이야기를 넘어선다. 이는 비전, 혁신, 사회적 책임이 어떻게 결합하여 지속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다. 성공한 리더들은 정해진 공식이 아닌 자신의 스타일과 철학을 기반으로 독특한 방식의 리더십을 선사한다.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과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닌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당신은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 성공한 리더들의 업적과 리더십을 보고 배우며 당신만의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간다면, 훗날 다른 이들이 보고 배우는 리더가 될 것이다. 오늘날의 리더들은 지아니니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독특한 리더십 스타일을 개발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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