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눈이 마른 사회, 안구 건조증은 현대인의 병ㅣ밸류체인타임스

이소율 칼럼니스트
2025-10-11
조회수 13710

27567d650824f.png(출처: Noydeen Medical)


[밸류체인타임스=이소율 인재기자] 한국인 세 명 중 한 명이 겪고 있는 안구 건조증은 이제 단순한 눈의 피로를 넘어 대표적인 현대인의 질환으로 자리잡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안구 건조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약 40% 가까이 증가했으며, 특히 20~40대 젊은층에서의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간의 증가, 냉난방기 사용으로 인한 실내 습도 저하, 장시간의 콘택트렌즈 착용 같은 일상적 습관들이 눈물의 자연 분비를 방해하며 눈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 자체가 눈을 마르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단순한 피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

눈이 뻑뻑하고 오후가 되면 이물감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운 증상은 많은 이들이 흔히 겪는 불편함이다. 직장인 김 모 씨도 몇 달 동안 이어진 증상 끝에 병원을 찾았고, 진단 결과는 중등도 안구 건조증이었다. 인공눈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업무 특성상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안구 건조증을 ‘눈이 잠깐 마른 상태’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국내 안구 건조증 환자의 절반 이상은 이미 만성 염증 단계에 접어들어 있으며, 이 경우 각막 손상이나 시력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오랜 시간 화면을 주시하는 습관은 눈 깜빡임 횟수를 줄여 눈물막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그 결과 눈 표면이 쉽게 손상된다.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코로나 이후 더 심각해진 눈의 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안구 건조증은 더 빠르게 확산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급격히 늘어났고, 국내에서도 하루 평균 화면 노출 시간이 7시간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냉난방기 사용으로 인한 실내 습도 저하가 겹치면서 눈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또한 ‘마스크 관련 안구 건조증’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마스크 착용도 눈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마스크 위쪽 틈으로 새어 나오는 호흡 공기가 눈으로 올라오며 눈물의 증발을 가속화시키는 것이다. 팬데믹이 불러온 새로운 환경 변화가 안구 건조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1069df7dd1bc5.png(출처: Wikimedia Commons)




생활습관이 곧 치료의 시작


안구 건조증의 치료는 단순히 인공눈물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생활습관 개선에서 시작된다. 모니터와의 적절한 거리 유지, 의식적인 눈 깜빡이기, 주기적인 휴식, 그리고 실내 습도 유지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카페인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고, 콘택트렌즈 착용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눈물 외에도 자가혈청 점안액, 오메가3 지방산 보충, IPL(강렬한 빛) 치료, 눈꺼풀 청소와 같은 다양한 맞춤형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이다. 안구 건조증은 대부분 증상이 심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이미 눈 표면에 손상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가 시작되는 일이 적지 않다. 초기부터 적절한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개인의 문제 아닌 사회의 과제


안구 건조증은 단지 개인의 눈 관리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과도한 업무 강도, 장시간의 디지털 노동, 실내 공기 질 저하와 같은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터에서의 휴식 부족, 열악한 조명 환경, 무분별한 콘택트렌즈 착용 권장 역시 눈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안구 건조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큼이나 사회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직장 내 눈 건강 관리 지침 마련, 디지털 근로 환경에 대한 기준 강화, 공공기관과 기업의 실내 환경 조성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눈은 단순한 감각기관을 넘어, 현대인의 노동과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다. 안구 건조증은 더 이상 개인의 건강 문제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눈이 마른 사회에서, 이제는 사회가 먼저 눈을 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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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이소율 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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