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다르다고 배제하지 말아요, 자폐스펙트럼을 향한 사회의 시선ㅣ밸류체인타임스

이소율 인재기자
2025-11-01
조회수 494

(출처: Catawba Valley Healthcare)

[밸류체인타임스=이소율 인재기자] 자폐스펙트럼(ASD, Autism Spectrum Disorder)은 타인과의 의사소통, 사회적 상호작용, 감각 처리 등에 어려움을 보이는 신경발달장애다. 그러나 자폐스펙트럼을 진단받은 이들에게 더 큰 어려움은 증상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가 그들을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자폐를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 혹은 “특이한 사람들”로 단정 짓는다. 하지만 그들은 단지 세상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표현할 뿐,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다.


보이지 않는 장벽, 이해의 부족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자폐스펙트럼 진단 인구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약 8,000명이던 등록 인원이 2024년 기준 약 4만 명을 넘어섰다. 진단과 지원 제도는 확대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한 발 뒤처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폐를 ‘소통이 불가능한 장애’로 오해하거나, 영화나 드라마 속 ‘천재형 자폐 캐릭터’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편적인 인식이 과잉 낙인과 비현실적 기대를 동시에 낳는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자폐스펙트럼은 사람마다 증상과 특성이 매우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언어적 표현이 서툴지만 시각적 사고에 강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정서적 공감은 어려워도 논리적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처럼 정도와 양상에 차이가 있을 뿐, 그 누구도 동일하지 않다. 그럼에도 사회는 여전히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경계선 안에서 그들을 구분하고 있다.


학교·직장에서의 현실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자폐 학생들이 감각 과민이나 반복 행동 때문에 ‘문제아’로 오해받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소음에 민감해 귀를 막거나 자리를 자주 이동하는 행동은 단순한 ‘산만함’이 아니라, 감각 과부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교사나 또래의 이해 부족으로 인해 이들은 종종 따돌림을 당하거나, 지원받지 못한 채 학교생활을 힘겹게 이어가야 한다.

직장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구직자들은 사회성 부족이나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이유로 채용 과정에서 배제되기 쉽다. 설사 채용되더라도, 동료의 무지나 배려 부족으로 인해 직장 내에서 고립되거나 차별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2023년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의 취업 유지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기업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IT, 디자인,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는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세밀함, 집중력, 규칙적인 사고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나 삼성전자, 국내 공공기관에서도 ‘자폐인 맞춤형 고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회적 포용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Skill Point Therapy)

포용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전문가들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단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사람들이며, 그 차이는 부족함이 아니라 다양성이다. 자폐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과 인식 개선 프로그램이 학교, 직장, 지역사회 전반에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진단 이후의 지원 체계뿐 아니라 성인 자폐인의 자립 지원, 직업 훈련, 주거 복지 등의 장기적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단순한 복지 대상이 아닌,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같이 살아가는 사회, 그것이 진짜 배려

자폐스펙트럼은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공존의 대상이다. 그들은 다를 뿐, 틀린 존재가 아니다. 사회가 그들을 배려할 때, 우리는 비로소 ‘정상’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게 된다.


조금 다를 뿐,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꿈을 꾸고, 사랑하며, 성장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가 그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다름’은 결코 장애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 될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발전된 사회이며, 그 시작은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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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이소율 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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