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언스플래쉬
[밸류체인타임스=이서인 인재기자]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은 신체의 한 부위에 외상이나 수술 이후 비정상적으로 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희귀 난치병이다. ‘반사 교감신경 이영양증’이라고도 불리며, 주로 팔과 다리 등 사지에서 발생한다. 문제는 이 질환이 단순히 신체적 손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상의 정도와 관계없이, 환자들은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을 호소하며, 통증이 장기간 지속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끝나지 않는 통증, CRPS의 주요 증상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증상은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1단계에서는 손상 부위에 통증, 붓기, 발적, 발열이 나타나며, 피부가 따뜻해지고 극심한 과민감각이나 근육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CRPS를 의심해야 한다. 일부는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조기 치료를 놓치면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2단계에서는 통증의 강도와 범위가 확산되고, 관절이 굳거나 피부가 자줏빛으로 변한다. 손가락과 발가락의 움직임이 제한되며, 피부 온도가 오히려 낮아지기도 한다.
3단계로 진행되면, 통증은 마약성 진통제에도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심해지고, 근육이 위축되며 신체 전반에 통증이 번진다. 이 단계에 이르면 통증으로 인한 불면,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적 고통이 병행되기도 한다.
원인은 복합적… 신경계의 ‘오작동’이 불러온 고통
CRPS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 골절·수술·타박상 등의 외상 이후 발생한다. 그러나 동일한 손상을 입어도 일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이유는 신경계의 복합적 이상 때문이다. 손상 부위의 말초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뇌가 통증 신호를 잘못 기억해 지속적으로 고통을 재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염증 반응,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전문가들은 “CRPS는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신경계가 고장난 상태”라며 “심리적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도 통증을 증폭시킨다”고 말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어려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초기 진단이 어렵다. 엑스레이나 일반 혈액검사로는 이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자율신경계 검사, 전기진단검사, 삼상 골 스캔 등이 활용된다. 자율신경계 검사는 땀 분비, 혈압, 심박수의 변화를 통해 교감신경 기능 이상을 확인하며, 전기진단검사는 말초신경의 전도 속도와 반응성을 측정한다. 삼상 골 스캔은 뼈의 염증이나 혈류 변화를 영상으로 확인해 CRPS를 간접적으로 진단하는 핵의학 검사다.
치료는 단일 요법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며, 약물치료·신경차단요법·물리치료·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약물치료에는 항우울제, 항경련제, 스테로이드, 골다공증 예방제 등이 사용된다. 경피적 전기신경자극(TENS)은 통증 억제 회로를 자극해 증상을 완화하며, 통증이 극심할 경우 척수신경자극기나 약물주입기를 이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거울치료(Mirror Therapy), 인지행동치료(CBT) 같은 재활적 접근이 병행되며, 통증과 함께 수반되는 정신적 고통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적 인식 부족과 제도적 사각지대
CRPS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육체적 고통에만 그치지 않는다.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이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진다. 외상이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꾀병 아니냐”, “정신적인 문제다”라는 오해를 받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CRPS의 통증 강도는 출산·화상·절단 통증보다 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RPS는 국내에서 아직 명확한 장애 등급 판정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환자들이 재정적 지원을 받기 어렵다. 일부 환자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고통 속에 사회로부터 고립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CRPS는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어야 하며, 장기 치료비 지원과 심리 상담 체계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조기 진단과 사회적 공감이 해답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조기 진단이 이루어질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 작은 외상이라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치료와 함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이해와 공감이다. 환자의 보이지 않는 고통을 인정하고, 국가와 의료기관이 협력해 제도적 보호망을 마련해야 한다.
이 질환은 단지 신체의 통증을 넘어, ‘공감 부재 사회’의 단면을 비추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이라 해서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CRPS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실 속 질병이며, 환자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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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이서인 인재기자]
출처: 언스플래쉬
[밸류체인타임스=이서인 인재기자]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은 신체의 한 부위에 외상이나 수술 이후 비정상적으로 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희귀 난치병이다. ‘반사 교감신경 이영양증’이라고도 불리며, 주로 팔과 다리 등 사지에서 발생한다. 문제는 이 질환이 단순히 신체적 손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상의 정도와 관계없이, 환자들은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을 호소하며, 통증이 장기간 지속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끝나지 않는 통증, CRPS의 주요 증상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증상은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1단계에서는 손상 부위에 통증, 붓기, 발적, 발열이 나타나며, 피부가 따뜻해지고 극심한 과민감각이나 근육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CRPS를 의심해야 한다. 일부는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조기 치료를 놓치면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2단계에서는 통증의 강도와 범위가 확산되고, 관절이 굳거나 피부가 자줏빛으로 변한다. 손가락과 발가락의 움직임이 제한되며, 피부 온도가 오히려 낮아지기도 한다.
3단계로 진행되면, 통증은 마약성 진통제에도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심해지고, 근육이 위축되며 신체 전반에 통증이 번진다. 이 단계에 이르면 통증으로 인한 불면,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적 고통이 병행되기도 한다.
원인은 복합적… 신경계의 ‘오작동’이 불러온 고통
CRPS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 골절·수술·타박상 등의 외상 이후 발생한다. 그러나 동일한 손상을 입어도 일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이유는 신경계의 복합적 이상 때문이다. 손상 부위의 말초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뇌가 통증 신호를 잘못 기억해 지속적으로 고통을 재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염증 반응,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전문가들은 “CRPS는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신경계가 고장난 상태”라며 “심리적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도 통증을 증폭시킨다”고 말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어려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초기 진단이 어렵다. 엑스레이나 일반 혈액검사로는 이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자율신경계 검사, 전기진단검사, 삼상 골 스캔 등이 활용된다. 자율신경계 검사는 땀 분비, 혈압, 심박수의 변화를 통해 교감신경 기능 이상을 확인하며, 전기진단검사는 말초신경의 전도 속도와 반응성을 측정한다. 삼상 골 스캔은 뼈의 염증이나 혈류 변화를 영상으로 확인해 CRPS를 간접적으로 진단하는 핵의학 검사다.
치료는 단일 요법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며, 약물치료·신경차단요법·물리치료·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약물치료에는 항우울제, 항경련제, 스테로이드, 골다공증 예방제 등이 사용된다. 경피적 전기신경자극(TENS)은 통증 억제 회로를 자극해 증상을 완화하며, 통증이 극심할 경우 척수신경자극기나 약물주입기를 이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거울치료(Mirror Therapy), 인지행동치료(CBT) 같은 재활적 접근이 병행되며, 통증과 함께 수반되는 정신적 고통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적 인식 부족과 제도적 사각지대
CRPS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육체적 고통에만 그치지 않는다.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이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진다. 외상이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꾀병 아니냐”, “정신적인 문제다”라는 오해를 받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CRPS의 통증 강도는 출산·화상·절단 통증보다 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RPS는 국내에서 아직 명확한 장애 등급 판정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환자들이 재정적 지원을 받기 어렵다. 일부 환자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고통 속에 사회로부터 고립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CRPS는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어야 하며, 장기 치료비 지원과 심리 상담 체계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조기 진단과 사회적 공감이 해답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조기 진단이 이루어질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 작은 외상이라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치료와 함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이해와 공감이다. 환자의 보이지 않는 고통을 인정하고, 국가와 의료기관이 협력해 제도적 보호망을 마련해야 한다.
이 질환은 단지 신체의 통증을 넘어, ‘공감 부재 사회’의 단면을 비추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이라 해서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CRPS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실 속 질병이며, 환자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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