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증거, 과학으로 말하다 - 국과수 | 밸류체인타임스

황지민 인재기자
2025-04-16
조회수 520

(출처: 사진: Unsplash의César Badilla Miranda)


[밸류체인타임스=황지민 인재기자] 현장은 말이 없다.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만, 그 흔적은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누가, 왜,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가? 그 모든 질문은 침묵 속에 잠겨 있다. 이 침묵을 과학의 눈과 정밀한 분석으로 해석하는 곳이 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NFS)이다.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는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다. 범죄 수사의 최전선에서 과학적 증거로 진실을 밝혀내는 전문가들의 집단이다. 혈흔의 방향, 불길의 흔적, 유전자 조각 하나하나가 국과수에서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이 기사는 ‘침묵하는 증거’를 과학으로 말하게 만드는 국과수의 역할과 그 이면의 사람들을 조명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National Forensic Service)은 어떤 곳인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National Forensic Service), 즉 국과수는 범죄 사건, 강력 사건 등의 진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수사를 지원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 기관이다. 전통적인 수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과학적 분석을 통해 증거를 해석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양한 전문 부서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는 다양한 전문 부서들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국과수라 하면 흔히 시신 부검과 같은 업무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사건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분야별로 특화된 여러 세부 부서들이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망 원인을 밝히는 법의학 부서, DNA와 생물학적 흔적을 분석하는 법유전학 부서, 약물·독극물 감정을 담당하는 법독물학 부서, 화재나 폭발의 원인을 분석하는 화재·폭발 감정 부서, 교통사고 상황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하는 교통사고 분석 부서, 디지털 기기를 분석하는 디지털포렌식 부서, 위조문서나 지폐 등을 감정하는 문서·영상 분석 부서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국과수는 단순한 감정기관을 넘어, 다학제적 전문 인력들이 과학으로 진실을 밝히는 국가 종합 과학수사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검시과


검시과는 법의부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법의병리, 법의유전학, PMCT, 법인류학, 법치의학 등 손상기전 분석 및 감정기법 개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또한 세월호 사건과 같은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현장에 출동해 검안을 실시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전공 분야에 따라 병리조직실험, 의료영상 및 CT영상 분석 감정, 부유미생물 감정, 임상화학검사, 법치의학검사 등 다양한 감정 업무를 수행한다. 


검시과, 즉 법의관으로 입사하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2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연구 또는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관련 분야로는 법의학, 병리학, 해부학, 임상의학이 있으며,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 과학적으로 조사하는 법의조사관으로 입사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련분야의 석사학위를 소지하고 있거나 유사한 분야에서의 일정한 경력을 필요로 한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4000000002017082110.jsp


법의검사과


법의검사과는 법의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영상 분석, 병리 검사, 진단 검사 등을 수행하며, 사법 시스템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심리학적 원리를 적용해 범죄 정보 수집과 범죄 예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법의검사과로 입사하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2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연구 또는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관련 분야로는 법의학, 병리학, 해부학, 임상의학이 있다. 그리고 법의조사관으로 입사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련 분야의 석사학위를 소지하고 있거나 유사한 분야에서의 일정한 경력을 필요로 하며 검시과와 똑같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4010000002017082110.jsp


검시과와 법의검사과는 같은 부서일까?


검시과와 법의검사과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역할과 목적이 명확히 구분되는 별개의 부서다. 


검시과는 제도적·행정적 측면에서 검시 체계를 관리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변사 사건 발생 시 검안 및 검시 제도의 적용, 사망자의 신원 확인 등 국가 차원의 검시 행정을 담당하며, 대규모 재난 시에는 현장에 출동해 검안과 신원 확인 업무를 진행한다. 


(출처: https://www.nfs.go.kr/site/nfs/05/10504000000002017082110.jsp/ 검시과)


법의검사과는 제 사망자의 시신을 부검하여 의학적 사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부서다. 영상 분석, 조직병리학, 미생물 감정, 법의유전학 등 다양한 감정 기법을 활용해 범죄 또는 의심 사망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둔다.


(출처: https://www.nfs.go.kr/site/nfs/05/10504010000002017082110.jsp / 법의검사과)


즉, 검시과는 검시 제도의 ‘운영과 관리’를, 법의검사과는 시신에 대한 ‘실질적 부검과 의학적 분석’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두 부서는 긴밀히 협력하면서도, 각각의 전문성과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유전자과


유전자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과학부에 소속된 부서로, 다양한 사건 현장에서 수집된 생물학적 증거물의 DNA를 분석하여 개인을 식별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업무로는 변사자 신원확인, 실종아동관련 업무, DNA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이 있으며, 사람뿐 아니라 동물, 식물, 미생물, 식품 등에서 DNA 분석을 통한 종식별과 개체식별 업무를 수행한다. 주요 강력사건에 대한 긴급감정을 통해 수사기관을 적극 지원하며, 사건 해결에 있어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2010000002017083103.jsp


독성학과


독성학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과학부에 소속된 부서로, 생체시료 및 기타 범죄와 관련된 압수물에서 생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 마약류 및 농약류 등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감정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변사자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부검시료에서의 약독물 분석, 범죄와 관련된 압수물에서의 약물 및 농약류 등의 유해물질 분석, 소변 및 모발에서의 아약류 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독성학과를 입사하기 위해서는 약학대학을 졸업해서 약사면허를 소지하고 있어야 하며, 관련 분야에서의 석사 이상의 학위 또는 관련 경력이 있는 경우 우대된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2020000002017083103.jsp 


마약과


마약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과학부에 소속된 부서로, 마약류 및 환각성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감정을 수행한다. 생체시료(혈액, 소변, 모발 등)와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물에 대해 규제물질 존재 여부를 분석하고, 범죄 수사에 필요한 과학적 증거를 제공한다.


또한, 마약과는 국제공인 숙련도 시험 운영기관이자 표준물질 생산기관으로서, 국제 신뢰성 인증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마약류 프로파일링 및 신종 마약 탐지 기술 개발 등의 연구를 통해 급변하는 범죄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입사 요건은 독성학과와 동일하다.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 면허를 소지해야 하며, 관련 분야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 또는 실무 경력이 있을 경우 우대된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2040000002024040803.jsp


독성학과와 마약과는 같은 부서일까?


겉보기에는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독성학과와 마약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부서다. 두 부서 모두 화학물질 감정을 수행하지만, 분석의 목적과 초점이 다르다.


 (출처: https://www.nfs.go.kr/site/nfs/05/10502040000002024040803.jsp / 마약과)


마약과는 생체시료나 압수물 속에 특정 약물 성분이 마약류 또는 환각성 물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분석하는 부서다. 즉, 이 물질이 ‘마약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전문가들이다. 국내외 마약류 규제 기준에 따라 신종 물질 여부를 감정하고, 마약류 프로파일링 및 추적 등 수사 지원을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독성학과는 주로 사망 사건 등에서 사람이 약물이나 독성물질에 의해 사망했는지를 규명하는 부서다. 생체시료에서 독극물, 약물, 농약 등의 존재 여부를 분석하고, 사인의 과학적 원인을 밝히는 역할을 한다. 자살, 중독, 약물 과다 복용 등 복합적인 상황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다. 


마약과는 ‘이것이 마약인지’를 감정하고, 독성학과는 ‘이 물질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즉 사망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부서라고 할 수 있다. 두 부서는 서로 긴밀히 협력하지만, 업무 목적과 분석 초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전문 부서로 운영되고 있다.

 

(출처: https://www.nfs.go.kr/site/nfs/05/10502020000002017083103.jsp / 독성학과)


화학과


화학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과학부에 소속된 부서로, 다양한 증거물에 대한 화학적 성분 분석 및 동일성 판별을 수행한다. 이 부서는 안정동위원소비와 화학적 지문(성분 프로파일링)을 통한 유리, 토양, 잉크, 광물, 금속 등 다양한 물질의 기원을 추적하고, 서로 다른 증거물 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둔다. 


음주운전단속 시 혈중 알코올 농도 분석, 화재 현장에서 채취한 연소 잔류물 분석, 미세 증거물의 화학적 감정 등이 있으며, 이는 폭력, 방화, 자살, 산업재해, 식품 관련 사고 등 다양한 사건의 원인 규명과 범죄 수사에 핵심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화학과는 다학제적 분석 능력을 기반으로, 물질의 출처, 변형, 성질 등을 과학적으로 해석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는 부서라고 할 수 있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2030000002017083103.jsp


안전과


법공학부에 속한 안전과는 기계파손, 플랜트폭발, 추락사고 및 구조물 붕괴 등의 다양한 안전사고 원인규명에 대한 감정 업무를 수행한다. 사고 현장에서 수사한 증거물과 사고 당시 상황을 바탕으로, 물리학적·공학적 지식을 활용해 사고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주요 목표다.


특히 사고 유형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신규 감정 기법의 개발과 지속적인 학습 및 연구 활동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안전과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첨단 기술에 대응하고 있다. 안전과는 실험실 분석과 현장 조사를 병행하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3010000002017083103.jsp


디지털과


법공학부에 속한 디지털과는 휴대폰, 하드디스크, 메모리카드 등 각종 디지털 증거물에 대한 복원, 복구 및 분석을 수행하고 있으며, CCTV를 비롯한 사진, 비디오 등 각종 영상 및 음성의 복원, 판독 위변조 여부 확인, 영상 내 인물의 동일 여부 판독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필적 및 인영 등의 동일 여부, 위조문서 및 위조지폐의 위변조 여부, 문화재 및 미술품의 진위여부, 디지털 증거물 인증 등에 대한 감정도 수행한다. 디지털과는 전통적인 물리적 증거 분석을 넘어, 디지털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부서로, 고도의 기술력과 정밀한 분석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3020000002017083103.jsp


교통과


법공학부에 속한 교통과는 공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교통사고의 원인과 사실을 규명하며, 역학적 해석, 사고재현 시뮬레이션, 충격·역과 검사, 사고기록장치의 분석, 차량결함 원인 분석, 차량 안전장치 검사, 교통 보험사기 등 교통과 관련된 사건·사고에 대한 감정 및 연구를 수행한다.


교통과는 각종 차량 사고, 보행자와 차량 간 충돌, 뺑소니 사건 등에서 사고 상황을 정밀하게 재구성하여 진실을 밝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수사기관 및 법원의 과학적 판단을 돕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https://www.nfs.go.kr/site/nfs/05/10503030000002017083103.jsp


이처럼 국과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보이지 않는 진실을 과학으로 드러내고 침묵하는 증거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과학수사는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정의 실현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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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타임스 = 황지민 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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